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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켓이슈] 군 행정사에서 브로커로, 고액 '입영 컨설팅'

송고시간2023-01-17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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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한 프로배구 선수가 허위 뇌전증으로 병역 면탈을 시도한 사실을 시인했습니다.

겉으로는 군 전문 행정사, 실제는 브로커 '병역의 신'.

최근 의뢰인들을 뇌전증으로 위장해 병역을 면제 또는 감면받게 한 브로커 구모 씨와 김모 씨가 구속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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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youtu.be/InK-YVBKYxs

(서울=연합뉴스) 최근 한 프로배구 선수가 허위 뇌전증으로 병역 면탈을 시도한 사실을 시인했습니다.

그는 사과문에서 '국군 국방 전문 행정사' 출신 브로커에게 온라인 상담을 받았다고 밝혔는데요.

겉으로는 군 전문 행정사, 실제는 브로커 '병역의 신'. 그들은 누구일까요?

최근 의뢰인들을 뇌전증으로 위장해 병역을 면제 또는 감면받게 한 브로커 구모 씨와 김모 씨가 구속됐습니다.

이들은 모두 군 전문 행정사 출신인데요.

군 전문 행정사는 병역등급 관련 이의 신청이나 행정심판 청구를 돕는 일을 합니다.

이들은 자신들이 군 행정사임을 내세워 병역 상담 서비스를 홍보했습니다.

구씨는 자신을 '병역의 신'이라 칭하며 의뢰인들의 군 면제 판정서 사진들을 올리기도 했죠.

상담료는 5급 군 면제를 조건으로 3천만 원에서 5천만 원. 조건이 까다로울 경우 1억여 원까지 요구했습니다.

이들의 주된 수법은 뇌전증 허위 진단입니다.

뇌전증은 흔히 '간질'이라 불리는데요. 뇌 손상으로 인해 발작이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만성 질환이죠.

주로 뇌파 검사와 MRI 검사 등을 통해 진단합니다.

이들은 의뢰인들에게 "이유 없이 쓰러져라", "뇌파 검사 시 허벅지를 꼬집으면 뇌파 변화가 생긴다"는 등 구체적인 면탈 요령을 알려주기도 했습니다.

김경민 대한뇌전증학회 총무이사는 "뇌전증은 전 연령에서 누구에게나 발생할 수 있는 드물지 않은 질환"이라며 "(뇌전증 환자가) 뇌파 검사와 영상 검사에서 이상이 없는 경우가 있고, 환자의 진술이나 목격자 진술이 (진단에) 중요하게 작용하기 때문에 면탈 행위에 악용된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혔습니다.

현재 서울남부지검과 병무청은 '병역 면탈 합동 수사팀'을 꾸려 관련 수사를 진행 중인데요.

수사 대상은 100여 명에 달하며, 스포츠 선수, 연예인, 고위공직자 자녀 등 그 범위도 다양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브로커까지 낀 불법 병역 면탈, 그저 병역 기피 심리로부터 비롯된 것일까요?

전문가들은 불법 병역 면탈자들에 대한 처벌 수위가 낮기 때문이라고 주장하기도 합니다.

병역법 86조에 따르면 병역 의무를 기피하거나 감면받을 목적으로 속임수를 쓸 경우 1년 이상 5년 이하의 징역에 처합니다.

하지만 최근 2년간 병역면탈자 처벌은 모두 기소유예 혹은 집행유예에 그쳤습니다.

군 판사 출신인 손광익 변호사는 "예전과 다르게 이제는 징역 1년 6개월(현역 최소 복무 기간) 이상의 형이 나오더라도 면제가 되는 것이 아니고 재복무하게 돼 있다. 그래서 재판 당시에 재복무 의사를 명확하게 표시하면 그 점을 고려해서 집행유예가 많이 나오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면탈에 대한 혐의 입증이 쉽지 않은 점도 또 다른 원인으로 꼽힙니다.

손 변호사는 "정신과 질환은 수치화되거나 객관적인 요소로 판단될 수 있는 게 아니어서 전문의의 독립적인 판단이라는 부분이 있기 때문에 인과관계를 입증하는 것이 수사기관에서도 어려운 면이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갈수록 교묘해지는 병역 비리, 대책이 필요해 보입니다.

[포켓이슈] 군 행정사에서 브로커로, 고액 '입영 컨설팅' - 2

임동근 기자 고혜림 인턴기자

dkl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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