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 업무보고…미래 팬데믹 대비해 진단검사기관 인증제 도입
100만명 규모 바이오 빅데이터 구축…글로벌 보건 의제 주도 목표
(서울=연합뉴스) 조민정 기자 = 정부가 코로나19 이후 미래 감염병 및 팬데믹에 대비해 위기 시 신속하게 가동할 수 있는 진단 검사 시스템을 만들기로 했다.
코로나19 등 감염병 대응 전략과 정책에 대한 과학적 근거 도출을 위해 관련 연구를 강화하는 한편 100만 명 규모의 통합 바이오 빅데이터 구축을 추진한다.
지영미 질병관리청장은 9일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코로나19를 안정적으로 통제해 건강한 일상을 회복하고, 선제적으로 공중보건 위협에 대비해 국민이 안심할 수 있는 사회를 구현하겠다고 밝혔다.
◇ 코로나19 '산발적 유행' 계속 전망…고위험군 관리 집중
질병청은 올해에도 코로나19의 산발적 유행이 계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중국의 코로나19 유행이 오는 3월 중 정점을 지날 것으로 예상돼 중국발 유행이 세계 각국으로 확산할 가능성도 있다고 봤다.
다만 국내 유행 규모는 점차 줄어들어 안정화 추세로 진입할 것이라는 게 질병청의 판단이다. 세계보건기구(WHO)가 위기 상황 해제를 선언할 경우 국내에서도 감염병 위기 단계 및 검역 등 방역 조치 조정에 대한 논의가 가속할 것으로 보인다.
질병청은 진단, 예방접종, 치료제 등 코로나19 대응 역량을 유지하면서 요양병원·시설 등 감염취약시설 및 고위험군 관리에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다.
질병청은 업무보고에서 실내마스크 의무화 조치 조정 시기를 이번 달에서 오는 3월 사이로 예상했다.
신규 변이 출현에 대비해 감시 체계를 고도화하고 호흡기 바이러스를 통합 감시하는 동시에 코로나19 방역 정책 수립에 활용할 수 있도록 백신 접종 효과 분석, 호흡기 바이러스 유행 양상 통합 분석, 항체 양성률 조사, 사회·경제지표 개발 등 연구를 추진한다.
코로나19의 치료와 관리대책 마련을 위한 장기추적 연구, 바이오마커 탐색 중개연구와 접종 이상 사례에 대한 연관성 분석, 백신 장단기 건강 영향 조사 등도 추진한다.

(영종도=연합뉴스) 김도훈 기자 = 8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티미널을 통해 입국한 중국발 입국자들이 방역 관계자의 안내를 받고 있다. 2023.1.8 superdoo82@yna.co.kr
◇ '다음번엔 더 빠르게, 정확하게' 감염병 대응체계 재정비
코로나19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신·변종 감염병(Disease X)이 나타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과학적이고 효율적인 대응 체계 구축에도 나선다. 진단검사기관 인증제를 도입해 진단검사 과정 전반에 대해 평상시 평가·관리를 하고 위기 시 이 인증기관들을 중심으로 검사법을 빠르게 보급한다는 목표다.
이와 함께 새로운 진단 시약이 개발됐을 때 상용화 가능성을 빠르게 평가할 수 있도록 민관합동 전문평가단을 구성하고 진단 시약을 신속하게 생산·공급할 수 있는 비상 생산체계도 구축하기로 했다.
유사 증상을 보이는 감염병을 동시에 검사 분석할 수 있는 '증상기반 다중검사 분석법' 개발·보급에도 속도를 낼 계획이다.
검역-신고·보고-병원체 검사-역학조사로 분절돼있는 감염병 대응 과정을 통합, 연계하는 한편 내년부터는 감염병 빅데이터 플랫폼을 구축한다.
해외유입 신종감염병에 대비한 정보분석 및 감시 체계를 고도화하고, 국내 유행을 조기에 인지하기 위해 생활하수 분석을 통한 하수 기반 감시 시스템을 전국으로 확대한다.
또 현재 공항검역소에서만 활용되는 검역정보사전입력시스템(Q-CODE)을 항만검역소까지 확대해 상시 검역이 가능한 인프라를 구축한다.
신속한 초기 대응을 위해 역학조사지원시스템(EISS)을 고도화하고 방역·역학조사 담당자에 대한 교육과정을 세분화해 전문성을 높일 예정이다.

(서울=연합뉴스) 박동주 기자 = 30일 오전 그랜드 하얏트 서울에서 열린 2022 글로벌보건안보구상(GHSA) 장관급 회의 개회식에서 참석자들이 발언을 듣고 있다. 2022.11.30 pdj6635@yna.co.kr
◇ 100만 명 바이오 빅데이터 구축…상시 감염병 예방·관리 강화
질병청은 또 WHO, 감염병혁신연합(CEPI)을 비롯한 국제기구와 미국, 유럽연합(EU) 등 선진국, 동남아시아 및 아프리카 국가 등 중저소득국과의 연구개발(R&D) 협력을 강화한다.
특히 정부와 산학연 협력을 통해 글로벌 '100일 미션'(글로벌 팬데믹 발생시 100일 이내 효과적인 백신·치료제·진단기기 개발을 목표로 투자·활동 독려)에 참여한다.
또 올해 안에 글로벌 보건안보(GHS) 조정사무소를 서울에 설치하는 등 미래 팬데믹 대비 거버넌스 개편, 다분야 원헬스 협력 등 핵심 글로벌 보건 의제를 주도한다는 계획이다.
이와 관련해 총 100만 명 규모(자발적 국민참여자 93만 명, 희귀질환자 7만 명)의 통합 바이오 빅데이터 구축을 추진한다. 국가바이오빅데이터에 모인 각종 바이오 정보는 주요 질환 극복 연구에 활용된다.
또 영유아기 장염을 유발하는 로타바이러스에 대응하는 로타바이러스 백신을 국가예방접종에 추가하고 신생아, 영유아 돌봄 종사자에 대한 잠복 결핵 감염 검진을 지원하기로 했다. C형 간염 국가건강검진 도입도 추진된다.
급속한 고령화에 따라 더욱 중요해진 만성질환 관리를 위해 건강조사체계를 개선·강화하고 건강 격차 해소사업 대상 지역도 확대한다.
기후변화에 따라 증가할 수 있는 매개체(모기, 진드기) 감염병에 대한 감시 강화, 반려동물 양육 가구 급증으로 발생 위험이 커지고 있는 인수공통감염병에 대한 범부처 협력체계 강화 등도 주요 업무계획에 포함됐다.
chomj@yna.co.kr
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023/01/09 17:24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