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세종의 고백, 임금 노릇 제대로 하기 힘들었습니다
송고시간2022-12-26 17:05
초대 러시아 공사 배버의 조선·유혹하는 유물들
(서울=연합뉴스) 김예나 기자 = ▲ 세종의 고백, 임금 노릇 제대로 하기 힘들었습니다 = 송재혁 지음.
조선의 제4대 왕인 세종(재위 1418∼1450년)은 최고의 성군(聖君)이자 명군(名君)으로 꼽힌다.
그가 재위하는 동안은 유교 정치는 물론 찬란한 문화가 꽃피웠고, 정치적으로도 안정돼 사회·경제·문화 등 국가의 전반적인 기틀을 잡았다. 우리 민족 사상 가장 빛나는 시기라는 평가도 나온다.
책은 세종이 아니라 '이도'라는 한 인간의 정치적 삶을 다룬다.
당대 현실에서 한 나라를 통치하는 국왕으로 살아간 인간의 행적을 고찰하며 정책을 둘러싼 시행착오, 큰형인 양녕대군과의 관계 등 세종의 면면을 좇는다.
셋째 아들인 그가 '견습 국왕' 생활을 하던 시절부터 홀로서기에 나선 집권 전반기, 통치 기반을 확립한 중반기, 일선에서 물러난 후반기까지 통치 32년의 흐름을 살펴본다.
푸른역사. 408쪽.
▲ 초대 러시아 공사 배버의 조선 = 실비아 브래젤 지음. 김진혜 옮김.
19세기 말 서울 주재 초대 러시아 공사로 활동했던 카를 이바노비치 베베르(1841∼1910)를 조명한 책.
30여 년간 한국을 연구해 온 독일인 저자는 한반도를 둘러싼 미국, 중국, 일본, 러시아 등과의 외교전을 주도한 한 외교관의 삶을 사진과 해설로 설명한다.
책은 독일어 발음인 '배버'로 그를 지칭한다. 독일인의 시선으로 정리한 점을 강조하기 위해서다.
책은 고종의 '믿을 만한' 조언자였고 한국어 이름을 가졌을 만큼 왕성한 활동을 했던 배버의 궤적을 따라가며 유품으로 남은 사진과 흥미로운 실화 등을 소개한다.
한 인물의 생애와 가족사를 다루면서도 그가 조선에 미친 외교적 영향력을 두루 정리했다. 당시 한양에서 촬영된 여러 사진을 보면서 한 세기 전의 한국을 생각해볼 수 있다.
푸른길. 252쪽.
▲ 유혹하는 유물들 = 박찬희 지음.
국립중앙박물관을 가득 채운 명품 가운데 저자를 사로잡은 38점을 조명한 책.
저자는 국립중앙박물관을 거대한 '명품 백화점'으로 소개한다. 전시실 규모도 규모지만, 각 시대와 분야를 대표하는 유물이 두루 전시돼 있기 때문이다.
책은 저자가 박물관 유물에 유혹당하고 스며드는 여정을 담아낸다.
저자는 1936년 베를린 올림픽 마라톤에서 우승한 손기정 선수가 기증한 청동 투구를 보며 '슬픈 우승자'를 떠올리고, 국보 반가사유상 두 점을 전시한 '사유의 방'에서는 부드러운 힘을 생각한다.
발길 닿는 대로, 눈길 가는 대로, 마음 움직이는 대로 전시실을 둘러보는 저자가 유물과 어떻게 만났는지, 어떤 점을 눈여겨봤는지 설명한 부분이 흥미롭다.
빨간소금. 28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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