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욱 "김만배, '이재명과 한배 탔다·유서 썼다'며 설득"(종합)
송고시간2022-12-09 18:17
'이재명 씨알도 안 먹혀' 발언 배경 설명
"김만배에 돈 받은 검사 많다 들어"…金측 "허황된 얘기"

(서울=연합뉴스) 김인철 기자 = 남욱 변호사가 9일 오전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대장동 개발 사업 로비·특혜 의혹 관련 1심 속행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2022.12.9 [공동취재] yatoya@yna.co.kr
(서울=연합뉴스) 이영섭 기자 = '대장동 일당' 남욱 씨가 작년 미국에서 귀국하기 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두고 '씨알도 안 먹힌다'며 로비 의혹을 부인한 것은 김만배 씨의 회유 때문이었다고 주장했다.
남씨는 9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이준철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대장동 개발 사업 배임 사건의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검찰 측 신문에 이같이 답했다.
남씨는 작년 10월 미국에서 종합편성채널 JTBC 기자가 '천화동인 1호는 그분 것'이라는 김만배 씨의 발언이 무슨 뜻인지 묻자 "김씨가 평소 유동규 전 본부장을 '그분'이라고 지칭한 기억은 없다"고 말했다. 천화동인 1호의 실소유주를 둘러싼 논란이 제기된 상황에서 '그분'이 유 전 본부장보다 '윗선'일 가능성을 언급한 것이다.
그러나 남씨는 검찰 조사를 받기 위해 귀국할 무렵엔 "내가 12년 동안 그 사람(이 대표)을 지켜보면서 얼마나 많이 해 봤겠어요, 트라이(시도)를? 씨알도 안 먹혀요"라며 이 대표에 대한 로비 의혹을 부인하는 취지로 인터뷰했다.
검찰은 이날 재판에서 남씨가 당시 '씨알도 안 먹힌다'고 말한 배경을 설명하라고 요청했다.
남씨는 "최초 인터뷰를 한 이후에 김만배 피고인과 카카오톡과 통화를 했는데, 김만배 피고인이 '그래도 이재명 시장하고 한배를 탔는데 좀 고려해보라'는 취지의 얘기를 두세 차례 하셨다"고 설명했다.
남씨는 또 "김만배 피고인이 '유서를 쓰고 있다'는 얘기도 해서 당시 심리적으로 흔들렸다"며 "마침 귀국하는 길에 JTBC 기자가 (비행기에) 같이 탔길래 '씨알도 안 먹힌다' 그렇게 말씀드린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대표 측은 남씨의 이 '씨알도 안 먹힌다'는 발언을 내세워 대장동 민간업자들과의 유착 의혹을 부인하고 있다.
남씨는 이에 이달 5일 공판에서 "워딩(말) 자체는 사실이다. 이재명은 '공식적으로' 씨알도 안 먹힌다. 밑에 사람이 다 한 거다"라고 주장했다.

(서울=연합뉴스) 김인철 기자 = 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 김만배 씨가 9일 오전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대장동 개발 사업 로비·특혜 의혹 관련 1심 속행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2022.12.9 yatoya@yna.co.kr
김씨 측은 남씨의 법정 증언과 검찰 조사 단계의 진술에 신빙성이 없다는 취지로 주장했다.
김씨의 변호인은 남씨의 검찰 진술조서를 공개하면서 "증인은 검찰에서 '조선일보 기자와 통화했는데, 윤석열 밑에 있는 검사 중에 김만배한테 돈 받은 검사들이 워낙 많아서 이 사건은 수사를 못 할 것'이라고 말했다"며 "너무 허황되고 근거 없지 않나"라고 지적했다.
남씨는 이에 "저는 그렇게 들었다"며 "김만배 피고인 본인도 그런 말을 했는데, 그 말이 다 거짓말이란 말인가"라고 반문했다. 그는 통화한 기자를 특정할 수 있냐는 물음에 "할 수 있다"고 답했다.
김씨 측 변호인은 "증인은 '유동규가 이재명 시장의 재선에 포커스를 뒀는데 선관위원장이 권순일(전 대법관)이었기 때문에 김만배가 대장이 됐다'고 진술했다"며 "이재명 대표가 시장 재선에 2014년 당선했고, 권 전 대법관은 2017년 중앙선관위원장이 됐는데 어떻게 당선에 기여하나"라고 지적했다.
남씨는 이에 "그 당시에 그런 것은 몰랐다. 제가 잘못 안 것 같다"고 인정했다.
younglee@yna.co.kr
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022/12/09 18:17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