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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원 참사에 '과실범 공동정범' 적용…"과실 모여 참사"

송고시간2022-12-09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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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원 참사를 수사 중인 경찰 특수수사본부(특수본)는 업무상 과실치사상 혐의를 받는 여러 정부 기관의 피의자들을 공동정범으로 엮는 법리를 적용하고 있다고 9일 밝혔다.

특수본은 이날 브리핑에서 "수사 초기부터 참사에 1차적 안전관리 책임이 있는 피의자에 과실범 공동정범 법리를 구성했다"고 말했다.

이태원 참사 같은 대형 사건·사고에선 어느 한 피의자의 과실만으로 재난이 발생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는 한계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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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풍백화점·성수대교 사건서도 법리 활용…"인과관계 입증 수월"

세월호 참사는 선장·선원 공범 인정 안해

특수본 앞 대기 중인 취재진
특수본 앞 대기 중인 취재진

(서울=연합뉴스) 박동주 기자 = 지난달 24일 오전 이태원 참사를 수사 중인 서울 마포구 이태원 사고 특별수사본부(특수본)에서 취재진이 대기하고 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임순현 오보람 기자 = 이태원 참사를 수사 중인 경찰 특수수사본부(특수본)는 업무상 과실치사상 혐의를 받는 여러 정부 기관의 피의자들을 공동정범으로 엮는 법리를 적용하고 있다고 9일 밝혔다.

특수본은 이날 브리핑에서 "수사 초기부터 참사에 1차적 안전관리 책임이 있는 피의자에 과실범 공동정범 법리를 구성했다"고 말했다.

여러 과실범의 총합의 결과로 참사가 발생했다는 것이다.

과실범인 업무상 과실치사상죄는 피의자의 과실이 피해자의 사망·상해와 인과관계가 인정돼야 처벌할 수 있다.

그런데 이태원 참사 같은 대형 사건·사고에선 어느 한 피의자의 과실만으로 재난이 발생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는 한계가 있다.

이때 과실범의 공동정범이 인정되면 각 피의자의 과실이 합쳐져 참사의 원인이 됐다고 판단할 수 있게 돼 유죄 가능성이 커진다.

과실범의 공동정범이란 두 명 이상의 사람이 범죄를 공모하지 않았더라도 공동의 과실로 범죄 결과를 일으켰다고 인정되는 경우 공범으로 인정하는 것을 말한다.

법원은 과실범의 공동정범을 인정하지 않다가 1962년 대법원 판결을 기점으로 과실범의 공동정범을 인정하고 있다.

성수대교 붕괴-붕괴된 성수대교의 모습
성수대교 붕괴-붕괴된 성수대교의 모습

[연합뉴스 자료사진]

특수본은 특히 1997년 성수대교 붕괴사고를 참고해 과실범 공동정범의 판례를 활용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당시 대법원은 성수대교 붕괴사고와 관련해 동아건설 관계자와 서울시 공무원 등 16명을 업무상 과실치사상죄 공동정범으로 인정해 공동 책임을 면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교량의 안전을 위해서는 건설업자의 시공부터 감독 공무원의 철저한 유지·관리가 이뤄져야 하는데, 각 단계에서의 과실만으론 붕괴 책임을 인정하지 못하더라도 그것들이 합쳐져 붕괴의 원인이 됐다고 본 것이다.

대법원은 1995년 삼풍백화점 붕괴 사고에서도 붕괴의 원인이 한 가지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건축계획부터 완공 후 유지·관리에서 발생한 과실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벌어진 것이라며 관련자들을 업무상 과실치사상 공동정범으로 인정했다.

특수본은 이러한 법리가 이태원 참사에도 그대로 적용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특수본 관계자는 "이태원 참사도 이임재 전 용산서장의 과실만으로 희생자 158명의 사망 결과에 책임이 있다고 법리를 구성하면 유죄 입증이 어려울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반면 용산구청과 경찰, 소방, 서울교통공사의 과실책임이 중첩해 참사가 발생했다고 보면 인과관계 입증이 조금 수월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임재 전 용산서장 등 경찰간부 영장심사
이임재 전 용산서장 등 경찰간부 영장심사

(서울=연합뉴스) 박동주 기자 = 이태원 참사 부실대응과 정보보고서 삭제 의혹으로 영장이 청구된 경찰 간부 4명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이 5일 오후 서울서부지법에서 열렸다.
왼쪽부터 김진호 전 용산서 정보과장(경정), 박성민 전 서울경찰청 공공안녕정보외사부장(경무관), 이임재 전 용산경찰서장(총경). 2022.12.5 pdj6635@yna.co.kr

다만 과실범의 공동정범 법리는 재난 발생의 책임을 지나치게 확대할 수 있다는 점에서 세밀한 법리 적용이 요구된다.

대법원은 2016년 세월호 참사에서 세월호 선장과 선원들 사이에는 업무상 과실치사상 공동정범이 인정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과실이 극히 미미한 일부 선원에게 공동정범을 인정하면 사소한 과실만으로 전체 결과에 책임을 지게 돼 지나치다는 판단이었다.

각 피의자의 과실의 경중이 확연하게 달라서 공동 책임으로 묶어서 처벌하기보다는 각각의 책임을 따로 묻는 것이 타당하다는 취지였다.

이에 따라 특수본도 과실범의 공동정범으로 묶을 수 있는 피의자와 그렇지 않은 피의자를 구별하는 데 신경을 쓰고 있다.

hy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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