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수원 사장 "원자력·신재생, 같이 가져야 할 에너지"
송고시간2022-12-08 11:17
"전기 공급은 이념 아닌 생존 문제"
(세종=연합뉴스) 홍국기 기자 = 황주호 한국수력원자력 사장은 "에너지 안보 측면에서 신재생과 원자력은 반드시 같이 가지고 있어야 할 중요한 에너지 자산"이라고 말했다.
황 사장은 지난 6일 세종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한수원에 주어진 신재생에너지 의무공급비율(RPS)을 충실히 이행하겠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신한울 1호기는 완공이 지연됐지만 여러 안전 점검을 마치고 가동하게 됨으로써 그저 기쁘다"며 "양수발전소는 우리나라가 재생에너지를 늘리기 위해 꼭 필요한 설비"라고 했다.
특히 신재생에너지의 변동성을 보완하려면 국내에 양수발전소를 더 많이 지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황 사장은 경희대 원자력공학과 교수로 강단에 서다 한수원의 비 관료 출신 사장으로는 약 10년 만인 지난 8월 취임했다.
그는 "한수원에 와서 보니 재생에너지와 원자력이 접목할 수 있는 부분이 많다"고 했다.
취임 100일을 넘긴 소감을 청하자 "신한울 3, 4호기 건설과 고리 1호기 해체, 2030년까지 수명이 완료되는 원전의 계속 운전 신청 준비를 동시에 해야 한다. 원전의 전 주기에 걸쳐 다 하게 되는 좋은 운명과 팔자"라며 웃었다.
미국 원자력 발전업체인 웨스팅하우스로부터의 소송 대응 방안에는 "소송은 길게 끌면 서로 손해"라며 "한미 원자력 협정에 따라 서로 협력하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라는 원론적 답변을 내놨다.
앞서 웨스팅하우스는 지난 10월 말 한국의 APR1400 원전이 웨스팅하우스가 인수한 컴버스천엔지니어링(CE)이 1997년 당시 한국전력[015760]과 라이선스 협정을 체결해 사용을 허가한 기술을 활용했다고 주장하며 소송을 제기한 바 있다.
이에 한전과 한수원은 한국의 대한상사중재원에 중재를 신청한 데 이어, 미국 워싱턴DC 연방지방법원에 소송을 기각하고 중재를 통한 분쟁 해결을 명해달라고 요청한 상황이다.
황 사장은 "한미 양국이 동맹국으로서 에너지를 같이 공급할 수 있는 체계는 같이 끌고 가야 한다는 생각"이라며 "너무 염려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또 "우리와 저쪽(웨스팅하우스)이 조금씩만 내려놓으면 협업할 수 있는 일이 너무 많다"면서 "웨스팅하우스가 유럽 시장에 많은 관심이 있지만, 관심과 능력은 또 다른 것"이라고 덧붙였다.
황 사장은 "한국은 원전을 싸고 안전하게 지어야 한다는 문화를 바탕으로 40년 동안 34개 발전소를 지으면서 세계적인 경쟁력을 쌓았다"고 평가했다.
그는 한국형 원전의 유럽 시장 진출에 "살살 군불이 때이고 있다"며 네덜란드와 영국뿐 아니라 동남아시아에서도 관심이 많다고 언급했다.
황 사장은 글로벌 에너지 수급 불균형 속에 모두가 전기를 핵심 이슈로 삼고 있다며 "사막에도 전기만 있으면 숲을 만들 수 있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우리처럼 땅덩어리가 좁은 나라에서 에너지의 핵심인 전기를 어떻게 공급할 것인지는 고민을 많이 해야 한다"며 "전기 공급은 이념으로 좋고 싫고의 문제가 아니라 생존의 문제"라고 강조했다.
redflag@yna.co.kr
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022/12/08 11:17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