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 본문 바로가기 메뉴 바로가기

연합뉴스 최신기사
뉴스 검색어 입력 양식

[연합시론] 민생고 속 '장관 차출' 논란되는 여당

송고시간2022-12-07 16:49

beta

여권이 차기 당권 문제로 뒤숭숭하다.

국민의힘 비대위가 새 지도부를 뽑는 전당대회 일정조차 잡지 않은 상황에서 조기 과열 양상으로 비친다.

내후년 4월 차기 총선 승리를 위해 한동훈 법무장관을 당대표 후보로 출마시켜야 한다는 '한동훈 차출론'까지 불거졌다.

요약 정보 인공지능이 자동으로 줄인 '세 줄 요약' 기술을 사용합니다. 전체 내용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기사 본문과 함께 읽어야 합니다. 제공 = 연합뉴스&줌인터넷®
안경 고쳐 쓰는 한동훈 법무부 장관
안경 고쳐 쓰는 한동훈 법무부 장관

(서울=연합뉴스) 백승렬 기자 =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7일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안경을 고쳐 쓰고 있다. 2022.12.7 srbaek@yna.co.kr

(서울=연합뉴스) 여권이 차기 당권 문제로 뒤숭숭하다. 국민의힘 비대위가 새 지도부를 뽑는 전당대회 일정조차 잡지 않은 상황에서 조기 과열 양상으로 비친다. 내후년 4월 차기 총선 승리를 위해 한동훈 법무장관을 당대표 후보로 출마시켜야 한다는 '한동훈 차출론'까지 불거졌다. 당 지도부의 입에서 이런 말들이 나오니 파장이 클 수밖에 없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지난 3일 대구에서 현재 거론되는 당권 주자들의 이름을 나열한 뒤 "다들 성에 차지 않는다"면서 "수도권(선거)에 대처가 되고 MZ세대에게 인기 있는 대표여야 된다"고 말했다. 정진석 비대위원장도 5일 "MZ, 미래세대의 새로운 물결에 공감하는 지도부가 탄생하기를 바란다"고 거들었다. 이에 앞서 두 사람은 윤석열 대통령과 관저에서 회동했다. 정치권의 생리상 '수도권·MZ 대표론'에 윤 대통령의 의중, 이른바 윤심(尹心)이 아니냐는 해석이 뒤따랐다. 친윤계의 상징 격인 장제원 의원이 "윤심과 무관하다"며 거듭 선을 그었지만, 논란을 주워 담기에는 판이 너무 커져 버렸다. 장 의원이 7일 정 위원장을 향해 "(전대) 심판 볼 분이 (차기 지도부) 기준을 만드는 건 옳지 않다. 부적절하다"고 비판하자 정 위원장은 "심판이기에 당연히 해야 하는 말"이라고 받아쳤다.

차기 전대를 앞둔 정당에서 계파와 당권 후보군 간의 다툼과 알력이 빚어지는 것은 어떤 측면에선 자연스러운 일이긴 하다. 친윤계 의원들이 주축이 된 '국민공감'이라는 공부모임이 7일 공식 출범했다. 국민의힘 의원 115명 중 65명이 가입했고, 이날 첫 행사에 소속 의원 71명이 참석해 마치 의원총회장을 방불케 했다. 비주류도 주류에 대한 비판 강도를 높이며 세 결집에 나서는 모습이다. 비주류의 좌장 격인 유승민 전 의원은 "보수 정당의 변화와 혁신을 꼭 이끌어달라는 주문이 상당히 많다"며 당대표 출마 뜻을 내비쳤다. 그는 친윤계가 전대룰의 당원 투표와 여론조사 비율을 현재 7:3에서 최대 9:1로 조정하려는 데 대해 "그건 국민의힘이 아니고 당원의힘"이라며 수용 불가를 천명했다. 이들은 각각 '공부'와 '혁신'을 내세웠지만 국민 눈에는 그저 당권 다툼으로 비칠 뿐이다.

여야의 극한 대치로 새해 예산안이 제때 통과되지도 못하고 있다. 또 외환위기 사태에 비견될 정도로 경제가 침체 일로에 빠져 자칫하면 나라 전체가 나락으로 떨어질 수 있는 엄중한 상황이다. 이 와중에 민주노총 산하 화물연대 파업으로 인해 물류 피해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지만 노·정 간 대화 노력은 답보 상태를 면치 못하고 있다. 북한은 일찌감치 7차 핵실험 준비를 끝내고 하루가 멀다 하고 미사일 도발을 일삼는다. 여권이 처한 정치 지형은 또 어떤가. 정권 교체 후 반년이 지났지만 거대 야당의 수에 막혀 대선공약이 담긴 법안 하나 통과시키지 못하고 있다. 집권당이 대통령과 정부에 힘을 몰아줘도 모자랄 판에 지도부가 당권 레이스의 심판을 자처하고 여권 안팎에서는 현직 법무부 장관의 선거 차출을 거론하고 있으니 답답할 노릇이다. 책임 있는 집권 여당이라면 야당을 어떻게든 설득해 당면한 경제 위기를 해결하고 민심을 보듬는 데 당력을 모아야 할 것이다. 한동훈 장관은 여당의 차출론에 "장관의 역할에 최선을 다할 생각밖에 없다"고 일축했고, 윤 대통령은 불쾌감을 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권에선 윤 대통령의 '불쾌감'을 두고도 여러 해석이 나오지만, 작금의 여당 상황을 국민이 유쾌하게 보고 있지 않다는 것만큼은 분명한 사실이다.

댓글쓰기
에디터스 픽Editor's Picks

영상

뉴스
댓글 많은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