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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향은 영혼에 가해지는 폭력…신간 "편향의 종말'

송고시간2022-12-01 1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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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저널리스트 제시카 노델이 쓴 신간 '편향의 종말'(원제: The End of Bias)은 미국 사회에서 공공연하게 자행되는 차별과 편향에 관한 책이다.

저자는 본능적으로 작동하는 인간의 편향적 사고가 우리의 신념과는 상반된 편견과 차별로 이어진다고 지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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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저널리스트가 고발한 우리 안에 내재한 편견과 차별

저자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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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웅진지식하우스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서울=연합뉴스) 송광호 기자 = 어린 시절부터 여성 바레스는 자신을 남성이라 여겼다. 암 치료를 받은 후 그는 양쪽 유방을 모두 절제했다. 망설임 끝에 성전환 수술까지 받았다. 스탠퍼드대 신경생물학자로서 주변의 반응이 두려웠지만, 더 늦기 전에 자신의 '진짜 인생'을 살아야겠다는 절박감이 더 컸기 때문이다.

성전환 수술 후 그는 자신의 걱정이 한낱 기우에 불과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사람들은 이전보다 그의 말을 더 유심히 들었다. 회의에서 백인이자 중년 남성인 바레스의 말에 끼어드는 사람은 없었다. 여성이었던 시절, 차별받았다고 느껴본 적이 별로 없었지만, 남성이 되고 나서야 비로소 자신이 여성으로서 그간 차별받았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미국 저널리스트 제시카 노델이 쓴 신간 '편향의 종말'(원제: The End of Bias)은 미국 사회에서 공공연하게 자행되는 차별과 편향에 관한 책이다. 저자는 본능적으로 작동하는 인간의 편향적 사고가 우리의 신념과는 상반된 편견과 차별로 이어진다고 지적한다.

혐오 반대 시위
혐오 반대 시위

[AFP=연합뉴스]

심리학자 웬디 베리 멘데스의 실험에 따르면 인간의 뇌는 자신의 예상이 맞으면 쾌감을, 틀리면 짜증과 위협을 느낀다.

실제 실험에서 백인 대학생들은 사회 경제적으로 높은 지위에 있다고 소개한 라틴계 학생들과 교류할 때 비호감과 더불어 위협까지 느꼈다. 라틴계 학생들이 가난할 것이라는 고정관념에 들어맞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런 보상시스템 속에서 인간의 두뇌는 계속해서 고정관념에 '중독'되고, 이는 편향적 사고로 이어진다.

문제는 이런 편향적 사고가 마음속에만 머물지 않고, 사회적 차별과 혐오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인간은 편견 없이 태어나지만 학습하고 사회화하는 과정에서 자신이 속한 집단과 그 문화에 축적된 편향을 흡수한다. 이는 개인의 사고와 행동에 영향을 미치며 성별, 나이, 인종, 민족성, 종교 등 다른 문화적 집단이나 타자를 향한 편견으로 작용한다.

스위스 동성 결혼
스위스 동성 결혼

[EPA=연합뉴스]

이런 편견의 목록은 무수히 많다. 라틴계나 흑인 환자는 백인 환자보다 아편 진통제를 처방받을 확률이 더 낮다. 흑인이라면 장기 치료가 필요한 외상을 입거나 수술을 받은 뒤라도 그런 진통제를 쉽게 처방받지 못한다. 비만 아동은 날씬한 학생보다 교사로부터 학업능력을 의심받을 확률이 더 높다. 유복한 환경에서 자랐다고 짐작될 경우, 빈곤한 가정에서 성장한 사람보다 로펌에서 일자리를 얻을 확률이 더 높다. 흑인 학생은 백인 학생보다 문제 학생이라는 의심을 더 많이 받는다. 저자는 한 인간이 다른 인간과 마주하는 경계 지대에서 우리는 이 같은 무수한 편견들과 마주한다고 설명하면서 "편향은 영혼에 가해지는 일종의 폭력"이라고 말한다.

더 큰 문제는 습관처럼 작동하는 '암묵적 편향'이 인종차별이나 성차별처럼 노골적으로 드러나는 편견보다 더 강고하고 해로울 수 있다는 점이다. 암묵적 편향은 스스로 편견이 없다고 믿고 있지만, 무의식적으로 나타나는 편향적 태도를 말한다.

"편향은 옷감에 섞어 짠 은실처럼 문화 속에 짜 넣어져 있다. 어떤 빛 아래에서는 환하게 보이지만 다른 빛 아래에서는 알아보기 힘들다. 그처럼 반짝이는 실에 대한 당신의 상대적 위치가 당신이 그것을 보는지 아닌지를 결정한다."

유리천장에 막힌 여성의 현실
유리천장에 막힌 여성의 현실

[연합뉴스 일러스트]

저자는 편견의 고리를 끊어내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뇌 속에 구조화된 편향적 사고 구조를 바꿔야 한다고 주장한다. '마음 챙김 훈련'을 통해 편견에 유연한 뇌를 만들고, 가치 중립 교육을 정착시켜 반차별적인 문화 형성을 유도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한 인간이 다른 인간을 만나는 곳은 편향이 드러나는 곳이며, 해를 입힐 가능성이 높은 영역이다. 하지만 그곳은 우리가 편향에 간섭한다면 서로를 보고 반응하고 관계 맺는 다른 방식으로 대체할 수 있는 장소이기도 하다. 그 경계에서 부글거리며 일어나는 발효 과정에서 뭔가 새로운 것이 자라날 수 있다. 너무 오랫동안 우리 손에 잡히지 않던 통찰, 존경, 호혜성 같은 것들 말이다."

웅진지식하우스. 김병화 옮김. 500쪽.

책 표지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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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웅진지식하우스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buff27@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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