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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행에 가려진 젊은 기업인의 악행…직원들은 돈 뜯기고 생활고

송고시간2022-11-29 1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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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중고거래 앱에 올라온 카페 사장의 선행 미담은 앱 이용자들의 마음을 울렸다.

안타까운 사연을 가진 이웃에게 커피와 각종 생필품을 챙겨주는 '무료 나눔 행사'는 감동으로 다가왔다.

회사 직원들의 사기 피해 호소가 이어지기 전까지 A씨는 선량하기 그지없는, 마음 따듯한 젊은 기업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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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 투자 등 미끼로 29명에 5억원 갈취…직원 1명은 강제 추행

재판부 "곧 변제할 것처럼 피해자 거듭 기만"…징역 9년 선고

사기 피해 (PG)
사기 피해 (PG)

[제작 정연주] 일러스트

(전주=연합뉴스) 임채두 기자 = '사장님, 날개는 어디에 숨기셨어요?'

한 중고거래 앱에 올라온 카페 사장의 선행 미담은 앱 이용자들의 마음을 울렸다.

안타까운 사연을 가진 이웃에게 커피와 각종 생필품을 챙겨주는 '무료 나눔 행사'는 감동으로 다가왔다.

기부 카페뿐 아니라 사회적 기업도 운영한 A(33)씨는 '지역사회에서 다양한 역할을 하고 있다'며 SNS에 회사를 소개하곤 했다.

그는 주로 전국의 교도소 수용자들을 가족 대신 접견해 책과 물품을 전달해주는 사업을 했다.

회사 직원들의 사기 피해 호소가 이어지기 전까지 A씨는 선량하기 그지없는, 마음 따듯한 젊은 기업인이었다.

그런데 A씨 회사에 취직하고자 사무실 문턱을 넘은 구직자들은 하나같이 '수상한 요구'를 받았다.

난데없이 '업무를 하려면 휴대전화를 개통해야 한다'고 했다.

'돈을 빌려주면 주식 투자로 수익을 내주겠다'고도 했다.

급기야 '신용카드를 잠깐 확인해야 한다'며 카드를 가져갔다.

모두 구직자들로부터 돈을 뜯어내기 위한 수단이었다.

'휴대전화를 개통하면 요금을 내주겠다'던 약속은 온데간데없이 A씨는 휴대전화만 빼앗아갔다.

'잠시 확인한다'던 신용카드 정보로 노트북 구입 결제를 재산상 피해를 안겼다.

'주식으로 원금을 보장한다'더니 매번 돈만 빌려 갈 뿐 당최 갚지를 않았다.

이런 식으로 지난해 6월부터 11월까지 직원 29명에게 뜯어낸 돈은 5억원이 넘는다.

직원들이 일하고도 받지 못한 월급은 5천만원에 달했다.

일은 하는데도 매번 돈을 뜯기고 생활고에 시달리는 악순환이었다.

사회초년생, 경력단절 주부인 피해자들은 '돈을 갚겠다'는 A씨의 말에 놀아나 속고 또 속았다.

사기 피해
사기 피해

[연합뉴스 자료사진]

참다못한 이들은 A씨를 경찰에 고소하기 이르렀다.

변제 능력이 없는데도 A씨가 구직자들을 상대로 돈을 뜯은 사실과 숱한 범죄로 교도소에 드나들었던 사실이 드러났다.

심지어 A씨가 사무실에서 직원 중 1명을 껴안고 신체 일부를 만지는 등 강제 추행한 정황도 확인됐다.

선량한 기업인, 기부 천사 이미지는 사리사욕을 채우기 위해 스스로 꾸며낸 모습이었다.

결국 구속 상태로 법정에서 선 A씨는 중형을 선고받았다.

전주지법 형사4단독 김은영 부장판사는 사기, 컴퓨터 등 이용 사기, 전자금융거래법 위반, 근로기준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징역 9년에 벌금 200만원을 선고했다.

40시간의 성폭력 치료프로그램의 이수와 5년간 아동·청소년 관련 기관·장애인복지시설 취업 제한도 명령했다.

사기 피해자들의 배상 신청도 받아들였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체포 직전까지 구직자들을 속여 카드론을 받게 하는 등 범행을 저질렀다"며 "무엇보다 사회 경험이 부족하거나 일자리가 절실한 사회초년생, 경력단절 주부 등을 상대로 사기 행각을 벌여 죄질이 나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피해액이 5억원을 초과하는 거액이고, 피해금을 곧 변제할 것처럼 피해자들을 거듭 기만한 사정과 피해 보상을 위해 진지한 노력을 기울이지 않은 점 등을 참작해 형을 정했다"고 판시했다.

d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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