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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4·3 교과서 기술 근거 삭제에 유족회 등 지역사회 반발

송고시간2022-11-23 1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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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부가 최근 행정예고한 2022 개정 교육과정안이 확정되면 제주4·3이 교과서에서 사라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지역사회에서 점차 커지고 있다.

제주4·3희생자유족회는 23일 성명을 내 "4·3은 당당한 대한민국의 역사"라며 "정의로운 역사의 흐름을 역행하는 교육부의 일방통행식 교육 정책을 철회해야 한다"고 밝혔다.

유족회는 2022 개정 교육과정 행정예고본에 대해 "학습요소 항목과 성취기준 해설 삭제로 4·3을 포함해 8·15 광복과 통일정부 수립을 위한 일련의 과정을 덮고 역사를 왜곡하려고 한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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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연합뉴스) 전지혜 기자 = 교육부가 최근 행정예고한 2022 개정 교육과정안이 확정되면 제주4·3이 교과서에서 사라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지역사회에서 점차 커지고 있다.

'74년이나 흘렀건만'
'74년이나 흘렀건만'

(제주=연합뉴스) 박지호 기자 = 제74주년 제주 4·3 희생자 추념식이 예정된 3일 오전 유가족이 제주시 봉개동 4·3평화공원 내 행방불명인 표석을 찾아 희생자의 넋을 위로하고 있다. 2022.4.3 jihopark@yna.co.kr [연합뉴스 자료사진]

제주4·3희생자유족회는 23일 성명을 내 "4·3은 당당한 대한민국의 역사"라며 "정의로운 역사의 흐름을 역행하는 교육부의 일방통행식 교육 정책을 철회해야 한다"고 밝혔다.

유족회는 2022 개정 교육과정 행정예고본에 대해 "학습요소 항목과 성취기준 해설 삭제로 4·3을 포함해 8·15 광복과 통일정부 수립을 위한 일련의 과정을 덮고 역사를 왜곡하려고 한다"고 비판했다.

유족회는 "교육부가 자유민주주의를 위시한 교과의 자율성 강화를 명목으로 억지로 4·3을 도외시하려 한다"며 "미래 세대에 대한 올바른 역사 교육의 여건을 마련해야 할 막중한 책무를 지녔음에도 되려 민심을 외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유족회는 "교육부는 시대착오적 발상을 조속히 철회하고 미래 세대에게 올바른 역사 인식을 함양할 수 있는 교육정책을 바로 세우는 본연의 임무에 충실하라"며 "향후 진행 과정을 예의주시하며 민의에 반하는 모든 결과에 대해 강력히 대응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더불어민주당 제주도당도 이날 논평을 통해 "4·3의 역사를 교과서 등에 기술하는 근거를 삭제하는 것은 역사 후퇴"라고 비판했다.

도당은 "행정예고본이 확정될 경우 4·3을 교과서에서 반드시 다뤄야 할 근거가 사라져 4·3 교육 위축을 불러올 수밖에 없다"며 "정의롭고 완전한 해결의 길로 나아가던 4·3이 후퇴하는 것은 아닌가"라고 우려했다.

도당은 "윤석열 대통령도 대선 당시 제주를 찾아 여러 차례 4·3의 완전한 해결을 약속했으며, 4·3의 역사를 미래 세대에 알리고 교육하는 것은 완전한 해결의 시작"이라며 "정부의 행태는 대통령 공약과 배치되는 결정으로, 취임 6개월 만에 대통령 입장이 바뀐 것이냐"고 따져 물었다.

민주당 김한규(제주시을) 의원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어릴 적 4·3에 대해 배우지 못했다. 도민 대부분이 가슴 아픈 사연이 있음에도 공개적으로 이야기하지 못했고, 김대중 대통령이 당선돼서야 4·3이 세상으로 나오게 됐으며 교육과정에 포함된 뒤 더 널리 알려졌다"며 "다시 과거로 돌아가지 않을까 우려가 크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정부는 4·3이 교육과정에서 계속 비중 있게 다뤄질 것이라는 입장을 명확히 밝혀달라"고 요구했다.

최근 교육부가 행정예고한 2022 개정 교육과정안을 보면 모든 교과의 자율성 강화를 이유로 '학습요소'(필수적으로 이수해야 할 핵심 요소)가 삭제됐다.

4·3은 앞서 2015 개정 교육과정에 고등학교 한국사 학습요소로 포함되면서 2020년 고교 한국사 교과서 8종 중 8종 모두에 기술됐으나, 학습요소가 사라지면 교과서에 4·3을 반드시 다뤄야 할 근거도 없어진다.

또한 성취기준에 '자유민주주의에 기초한 대한민국 정부 수립 과정을 탐색한다'고 서술되고, '통일정부 수립을 위한 노력과 대한민국 정부 수립 과정을 탐색한다'는 내용의 성취기준 해설이 삭제되면서 그간 통일정부 수립 노력의 일환으로 다뤄지던 4·3이 교과서에서 배제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교육청은 이 행정예고안이 확정될 경우 2025년 이후 교과서에 4·3이 출판사 뜻에 따라 기술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4·3평화재단, 4·3희생자유족회, 교원단체, 역사교사 모임 등의 의견 수렴을 통해 입장을 정리해 교육부에 제출할 계획이다.

atoz@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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