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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라금관·유리잔 나온 무덤이라고?…알고 보면 더 중요한 금령총

송고시간2022-11-21 1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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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라를 대표하는 여러 능묘 사이에 둘러싸여 있지만 의외로 금령총(金鈴塚)을 정확히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신라의 금관이 나온 무덤, 유리잔이 출토된 무덤 중 하나로 금령총을 기억하는 사람이 더 많은 편이다.

국립경주박물관이 22일 개막하는 특별전 '금령, 어린 영혼의 길동무'는 일제 강점기 이후 근 100년간 연구해왔으나 여전히 잘 모르는 금령총에 대한 정보를 바로잡고 설명하는 자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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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리 부근서 확인된 화려한 금방울, 이름 돼…일부 유물은 쌍 이뤄 발견

당시 제사 의식 등 엿볼 수 있어…삼국시대 진주 연구 중요 자료도 출토

'금령, 어린 영혼의 길동무' 전시의 깨어진 토기들
'금령, 어린 영혼의 길동무' 전시의 깨어진 토기들

(경주=연합뉴스) 김예나 기자 = 21일 공개된 국립경주박물관의 '금령, 어린 영혼의 길동무' 전시장 모습. 토기 파편들이 수습된 모습을 볼 수 있다. 2022.11.21
yes@yna.co.kr

(경주=연합뉴스) 김예나 기자 = 황남대총, 천마총, 호우총, 금관총, 서봉총….

신라를 대표하는 여러 능묘 사이에 둘러싸여 있지만 의외로 금령총(金鈴塚)을 정확히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신라의 금관이 나온 무덤, 유리잔이 출토된 무덤 중 하나로 금령총을 기억하는 사람이 더 많은 편이다.

국립경주박물관이 22일 개막하는 특별전 '금령, 어린 영혼의 길동무'는 일제 강점기 이후 근 100년간 연구해왔으나 여전히 잘 모르는 금령총에 대한 정보를 바로잡고 설명하는 자리다.

무덤의 이름이 된 금방울, 금령이 대표적인 사례다.

금령총에는 두 종류의 금방울이 나왔다. 하나는 무덤 주인공으로 추정되는 어린아이의 허리춤에 매달렸고 다른 하나는 금관에 달려 있다.

신광철 학예연구사는 21일 열린 설명회에서 "금령총이란 이름은 금관보다 먼저 발굴된 허리춤 금방울 때문에 지어졌다"며 "1924년 조사에서는 발 부분부터 위로 올라오면서 발굴이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금령총의 금방울 한 쌍
금령총의 금방울 한 쌍

[국립경주박물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금방울 각 쌍을 놓고 봐도 차이점은 분명하다.

허리춤에 달려있던 금방울은 지름이 1.4㎝에 불과하지만 가는 금띠를 마름모 모양으로 붙인 뒤 구획을 15개로 나눴다. 구획의 중앙에 둥근 모양의 자리를 만들어 파란 유리로 속을 채웠다.

반면, 금관에 달린 금방울은 별도 구획 없이 금띠를 두 번 돌렸고 가운데를 유리로 마감했다.

허리춤에서 나온 금방울이 더 정교하고, 흔들었을 때 '딸랑딸랑' 소리도 난다.

같은 유물이 쌍을 지어 '세트'로 나온 점도 눈에 띈다.

보통 무덤 안에는 주인공이 살아생전 사용하던 물건뿐 아니라 장례를 준비하면서 새롭게 만든 물건도 함께 묻는데 금령총에서는 비슷한 유형의 유물이 쌍을 이룬 채로 나왔다.

껴묻거리를 넣은 상자 가장 위쪽에 있었던 마구 이른바 '말 갖춤 세트'는 최소 3개 세트나 된다. 재질이나 문양은 일부 다르지만, 처음부터 하나의 세트를 구성해 제작됐을 가능성이 높다.

주요 전시품
주요 전시품

왼쪽부터 배 모양 그릇, 등잔 모양 그릇 [국립경주박물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금방울보다 더 잘 알려진 대표 유물 기마인물형 토기도 비슷하다.

말을 탄 사람 모습을 본뜬 토기는 1924년에 배 모양 토기와 함께 나왔다. 두 점으로 된 이 토기는 주인과 하인으로 추정하는데 주인상은 높이 23.4㎝, 길이 29.4㎝이고, 하인상은 높이 21.3㎝, 길이 26.8㎝이다.

쌍을 이룬 토기는 주술적인 목적이 큰 것으로 추정된다.

문화재청 국가문화유산포털에 따르면 이 토기는 죽은 자의 영혼을 육지와 물길을 통해 저세상으로 인도해 주는 목적으로 만들어진 것으로 본다.

신 학예연구사는 "유물의 수량보다는 유물이 어떤 조합으로 있는지가 중요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실제로 인물 등의 형상을 본떠 만든 상형 토기는 두 점이 한 번에 확인되는 경우가 종종 있다. 경주 덕천리 유적의 경우, 하나의 유적에서 11점의 오리 모양 토기가 출토된 적도 있다.

이번 전시에서는 온전한 형태의 유물 못지않게 깨진 파편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금령총에서 출토된 '진주'
금령총에서 출토된 '진주'

(경주=연합뉴스) 김예나 기자 = 21일 공개된 국립경주박물관의 '금령, 어린 영혼의 길동무' 전시장 모습. 금령총에서는 진주로 보이는 유기물 10여 점이 확인된 바 있다. 2022.11.21
yes@yna.co.kr

2018년부터 약 3년에 걸쳐 진행된 재발굴 조사에서는 무덤 둘레에 쌓는 돌인 호석(護石) 바깥쪽에서 30여 점에 달하는 대형 토기가 확인된 바 있다.

그러나 같은 지점에서 나온 토기 조각들이 붙지 않아 당시 조사팀이 애를 먹기도 했다.

각 토기가 묻힌 뒤 깨진 것이 아니라 먼저 깨뜨린 뒤 무던 주변에 골고루 뿌렸기 때문이다. 이를 증명하듯 출토 지점과 상관없이 토기 조각을 복원한 결과 수습한 조각들이 하나로 붙었다고 한다.

신 학예연구사는 "제사가 끝난 뒤 각종 공헌물과 그릇을 담았던 커다란 항아리를 깨뜨려 무덤 주변에 골고루 뿌렸음을 알 수 있다"며 "작은 그릇뿐 아니라 커다란 항아리도 대상임이 밝혀진 것"이라고 말했다.

금령총에서 진주가 출토됐다는 점 역시 사람들이 잘 모르는 부분이다.

이번 전시에는 진주로 보이는 유기물 10여 점도 함께 공개됐는데, 지름이 0.3㎝에 이를 정도로 작다.

박물관 측은 "그동안 확인되지 않았단 6세기대 자료로서 당시 진주의 생산과 교역, 활용 등 삼국시대 진주 연구에 있어 중요한 연구 자료로서 가치가 크다"고 설명했다.

전시장 입구 모습
전시장 입구 모습

[국립경주박물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ye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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