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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게릭병 로봇공학자가 '사이보그'가 되기로 한 이유는

송고시간2022-11-21 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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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의 로봇공학자 피터 스콧-모건은 2017년 근위축성측삭경화증, 즉 루게릭병 진단을 받았다.

로봇공학으로 박사학위를 딴 그는 자신을 대상으로 연구할 좋은 기회라고 마음을 고쳐먹었다.

최첨단 기술을 투입해 어떻게 하면 몸 안에 갇혀서도 재미있게 살 수 있는지 알아볼 기회로 삼기로 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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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나는 사이보그가 되기로 했다'

(서울=연합뉴스) 황희경 기자 = 영국의 로봇공학자 피터 스콧-모건은 2017년 근위축성측삭경화증, 즉 루게릭병 진단을 받았다.

루게릭병 환자의 생존 기간은 통계적으로 22개월. 피터는 절망 속에만 빠져 있지 않았다. 로봇공학으로 박사학위를 딴 그는 자신을 대상으로 연구할 좋은 기회라고 마음을 고쳐먹었다. 최첨단 기술을 투입해 어떻게 하면 몸 안에 갇혀서도 재미있게 살 수 있는지 알아볼 기회로 삼기로 한 것이다.

신간 '나는 사이보그가 되기로 했다'(김영사)는 제목 그대로 스스로 사이보그가 되어 삶을 연장하려 했던 피터의 실화를 담은 이야기다.

[김영사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김영사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피터는 루게릭병을 진단받은 뒤 자신이 1984년에 쓴 '로봇공학혁명'이란 책을 떠올린다.

그는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미래에 인공지능(AI)이 독자적으로 발전하며 혼자서 더 영리해지고 인간은 애완동물이나 해충 같은 지위가 될 것이라고 우려하며 '인류와 AI가 융합하는 미래'를 대안으로 제시한다. 인류도 AI도 혼자서는 할 수 없는 일을 하는 방향으로 인류의 능력을 증폭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자신의 병을 'AI와의 협업'을 연구하고 그 성과를 보여주는 기회로 삼고자 결심한다.

그는 점점 굳어지는 자신의 몸을 해방하기 위해 여러 아이디어를 생각해 낸다. 트리플 오스토미(오스토미는 인공항문이나 방광을 만드는 수술)을 통해 위와 방광, 장에 관을 설치해 먹고 마시고 배설하는 문제를 해결했다.

목소리를 내기 위해서는 음성합성기술을 이용하고 안구추적기술을 통해 눈으로 타이핑하는 방법을 생각한다. 자신의 얼굴을 스캔한 3D 아바타를 이용해 감정을 표현하는 방법까지 그는 자신의 몸에 여러 기술을 적용해 '피터 1.0'에서 2019년 10월 '피터 2.0'으로 변신하며 수명을 연장했다.

그는 더 나아가 자신의 뇌와 AI를 융합해 '피터 3.0'이 되기를 꿈꿨지만 꿈을 이루지 못하고 올해 6월 세상을 떠났다.

책은 미래에 과학이 인간의 삶을 어떻게 변화시킬 수 있는지에 대한 물음을 던지는 동시에 정해진 규칙을 깨고 희망을 마주하려는 개인의 이야기이기도 하다.

영국 상류층으로 태어나 부유하게 자랐지만 성소수자라는 이유로 힘겨운 어린 시절을 보내야 했던 피터가 여러 어려움을 견뎌내고 2005년 연인 프랜시스와의 '시민 동반자 관계'(civil partnership)를 혼인 관계로 전환한 영국 최초의 동성 부부가 되는 이야기도 함께 담겨있다.

김명주 옮김. 452쪽.

zitron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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