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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아프리카 모로코 군인 8명, 6·25 참전 첫 공식 확인

송고시간2022-11-16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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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0년 발발한 6·25 전쟁에 북아프리카 모로코 군인들이 다수 참전했다는 사실이 처음으로 공식 확인됐다.

주모로코 한국대사관(대사 정기용)은 6·25 전쟁에 참전했던 모로코 출신 군인 8명의 신원을 공식 확인했다고 15일(현지시간) 밝혔다.

대사관이 이들의 생사를 확인 중에 있으나, 당시 북아프리카인 평균 기대 수명을 고려하면 전사를 피했다고 해도 생존했을 가능성이 희박한 것으로 모로코 관계기관 등은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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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인 작업 개시 10년만에 성과…프랑스 군사 기록원 자료 통해 최종확인

대부분 생사여부·유족 확인 안돼·참전 가능성 있는 16명 추가 확인중

"프랑스 보호령이었지만 술탄 포고령에 따라 자발적 참전"

부산 유엔공원에 안장된 모로코 참전용사의 위폐
부산 유엔공원에 안장된 모로코 참전용사의 위폐

[주모로코 한국대사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라바트=연합뉴스) 김상훈 특파원 = 1950년 발발한 6·25 전쟁에 북아프리카 모로코 군인들이 다수 참전했다는 사실이 처음으로 공식 확인됐다.

주모로코 한국대사관(대사 정기용)은 6·25 전쟁에 참전했던 모로코 출신 군인 8명의 신원을 공식 확인했다고 15일(현지시간) 밝혔다.

참전이 확인된 8명 중 유대계 지안 줄리앙과 이슬람계 모하메드 라스리 등 2명은 1953년 전사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의 유해가 부산 소재 재한유엔기념공원에 안장된 사실도 확인됐다.

그러나 나머지 6명의 참전 용사에 관한 정보는 아직 파악되지 않았다.

대사관이 이들의 생사를 확인 중에 있으나, 당시 북아프리카인 평균 기대 수명을 고려하면 전사를 피했다고 해도 생존했을 가능성이 희박한 것으로 모로코 관계기관 등은 보고 있다.

참전 용사 가족 또는 유족이 있는지도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부산 유엔공원에 안장된 모로코 6.25 참전용사의 사망 보고서.
부산 유엔공원에 안장된 모로코 6.25 참전용사의 사망 보고서.

[주모로코 한국대사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대사관 측은 이들 참전 용사 이외에도 참전 가능성이 있는 16명의 명단을 추가로 확보해 확인 중이다. 이에 따라 6·25 참전 모로코인 수는 더 늘어날 수도 있다.

6·25 전쟁 발발 당시 모로코는 프랑스의 보호령이었다. 모로코인 참전 용사들이 프랑스군에 배속돼 프랑스 군복을 입고 전쟁에 투입된 이유다.

따라서 참전 용사들의 존재가 확인되었다고 해도 모로코를 6·25 전쟁 유엔 공식 참전국 목록에 추가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다만 전후 상황을 볼 때 모로코가 프랑스의 강제력에 의한 것이 아니라 자국 왕명에 따라 자발적으로 모병을 하고 참전했다는 것은 짐작할 수는 있다.

모로코는 1912년부터 1956년까지 프랑스의 보호령이었지만, 프랑스 정부는 모로코 왕실을 인정했다.

1939년 2차 대전 발발 직후엔 모하메드 5세 전 모로코 국왕이 당시 술탄(Sultan) 자격으로 프랑스와 동맹국을 위해 자국민의 참전을 명하는 포고령을 발표했다.

이후 약 9만 명의 모로코인이 동맹군으로 세계대전에 참전했으며 이 가운데 일부가 6·25 전쟁에도 투입된 것이다.

프랑스 파리 군사박물관 앞에 있는 모하메드 5세의 포고령 기념비.
프랑스 파리 군사박물관 앞에 있는 모하메드 5세의 포고령 기념비.

[주모로코 한국대사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모로코 정부 관계자는 연합뉴스 기자와 만나 "2차 대전 발발 다음날 나온 술탄의 포고령은 샤를 드골 장군의 참전 촉구 연설 이전에 나왔다"며 "전쟁으로 인해 생길 수 있는 문제를 막으려는 의지에서 나온 명령이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당시 모로코는 프랑스의 보호령이었지만 통치 권한은 술탄에게 있었다"며 술탄의 포고령이 외세의 강압에 의한 것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파트릭 바레 프랑스 참전용사 및 전쟁피해자 사무소(ONACVG) 소장은 "모로코 참전용사들은 프랑스군에 소속돼 유엔의 일원으로 참전했다"면서도 "프랑스의 보호령이었던 모로코는 자발적으로 한국전에 참전했으며, 한국의 해방을 위해서 싸웠다고 볼 수 있다"고 규정했다.

파트릭 바레 프랑스 참전용사 및 전쟁피해자 사무소장
파트릭 바레 프랑스 참전용사 및 전쟁피해자 사무소장

(라바트=연합뉴스) 김상훈 특파원 = 모로코 6.25 참전용사 확인 작업에 큰 기여를 한 파트릭 바레 프랑스 참전용사 및 전쟁피해자 사무소장. 2002.11.15. meolakim@yna.co.kr

모로코 참전용사 확인 작업은 애초 2012년에 시작됐지만 당시 모로코 측에서 관련 자료 확인에 난색을 보이면서 1년 만에 중단됐다.

그렇게 끝나는 듯했던 참전 용사 확인은 지난해 정기용 대사가 엘렌 르 갈 당시 주모로코 프랑스 대사에게서 6.25 참전 모로코인 자료가 프랑스에 존재할 수 있다는 소식을 전해 들으면서 재개됐다.

첫 성과는 지난해 부산에서 나왔다. 유엔 기념공원에 참전용사의 유해가 있을 수 있다는 판단에 따라 유엔공원 측 자료를 확인해 2명의 참전용사를 찾아냈다.

소문으로만 돌던 모로코 출신 참전용사의 실체가 확인되자, 프랑스 및 모로코 관계 기관들도 더 적극적으로 협조하기 시작했다.

대사관 측은 프랑스 대사관에 추가로 참전용사 정보 확인을 요청했고, ONACVG의 협조로 프랑스 군사 기록원에 관련 기록이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이후 ONACVG 관계관은 프랑스 남부에 있는 기록원을 방문, 디지털화되지 않은 자료를 수작업으로 일일이 확인해 모두 8명의 참전 사실을 확인했다.

정 대사는 "한국에 기여했지만 우리가 모르고 있던 역사인 모로코 참전용사의 존재를 확인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또한 참전용사 확인이 수교 60주년을 맞은 한국과 모로코의 관계 발전의 접점에서 중요한 요소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meola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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