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철도사고 질타…與 "코레일 사장 사퇴" 野 "예산 부족 탓"(종합)
송고시간2022-11-11 16:49
與 "나희승 책임론" vs 野 "원희룡, 남 탓만"

(서울=연합뉴스) 이정훈 기자 = 11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국토교통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철도사고 현안보고를 앞두고 의원들의 의사진행 발언 요청이 이어지고 있다. 2022.11.11 uwg806@yna.co.kr
(서울=연합뉴스) 한주홍 기자 = 국회 국토교통위원회는 11일 전체회의에서 철도 사고 관련 긴급 현안 보고를 받고 최근 오봉역 사망 사고 등 열차 사고와 관련, 부실한 안전관리 대책을 한목소리로 질타했다.
다만, 책임 소재를 두고 여야는 시각차를 보였다. 여당 의원들은 전임 문재인 정부 때 임명된 나희승 코레일 사장을 몰아붙이며 사퇴를 요구한 반면, 야당 의원들은 주로 열악한 재무 구조와 고질적 인력 부족 문제를 지적했다.
국민의힘 김희국 의원은 나 사장에게 "책임에 대해 사과 말고 다른 어떤 조치를 할 생각이냐"며 "사고를 일으켜놓고 사고 원인도 제대로 보고하지 않고, 구두 신고 발바닥 긁는 이런 보고를 하고 있느냐"고 따져 물었다.
여당 간사인 김정재 의원은 "(나 사장은) 전 정권에서 임명됐다. 문재인 전 대통령께서 믿고 맡기신 분"이라며 "대통령이 그만두면 정무직은 그만두는 게 상식이고 예의다. 그런데 예의와 상식이 사라졌다"고 꼬집었다.
김선교 의원도 "이 정도 문제가 됐으면 사퇴로 책임질 생각은 없느냐"며 "리더십에 문제가 있다. 진퇴양난 아니냐. 사퇴할 용의 없느냐"고 사퇴를 촉구했다.
나 사장은 사퇴 요구에 즉답하지 않은 채 "사고로 (제가)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송구하다"고 사과했다.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도 '코레일 책임론'에 가세하며 나 사장을 질타했다.
원 장관은 국토부가 오봉역 근무조를 3조 2교대에서 4조 2교대로 바꾸는 것을 반대했음에도 코레일 노조가 일방적으로 반대했다고 주장하며 "내부 리더십부터 자기들끼리 담합하다 인원과 예산을 탓하는 낡은 습성은 더 이상 용납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원 장관이 거듭 코레일을 질책하자 더불어민주당 소속 김민기 국토위원장은 "같은 정부 기관끼리 볼썽사나운 답변 하시면 국민께 민망하다"며 "모든 사고가 사장을 바꾸면 된다고 말씀하시는 것처럼 들린다"고 제지하기도 했다.

(서울=연합뉴스) 이정훈 기자 = 나희승 코레일 사장이 11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국토교통위원회 전체회의에서 현안보고를 마친 뒤 탈선 사고와 작업자 사망사고가 이어진 데 대해 사과하고 있다. 2022.11.11 uwg806@yna.co.kr
민주당 의원들도 코레일에만 사고 책임을 묻는 원 장관을 비판하며 사고 원인은 예산과 인력 부족에 있다고 지적했다.
장철민 의원은 "참사가 발생했을 때 개인 탓하고, 현장 탓하는 게 윤석열 정부의 국정기조인가"라며 "장관님은 왜 노조 탓하고 탓탓탓만 하느냐. 본인 탓은 안 하느냐"고 따져 물었다.
김병욱 의원도 "코레일 재무구조가 열악하다. 서울메트로에 훨씬 못 미치는 장비로 훨씬 긴 노선을 관리하고 있다"며 "기획재정부와 국토부가 힘을 합쳐 해결해주지 않으면 이런 문제는 내포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원 장관이 "내부 조직 구조가 자기들 이익을 앞세워 본업을 어기고 야합하고 있다면 이 부분부터 개선하고 인원과 자원이 투입돼야 한다"고 반박하자 "왜 자꾸 남 탓을 하느냐. 기재부와 국토부가 협의해 좋은 장비를 주고 그때도 제대로 못 하면 직원들을 탓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조오섭 의원은 어명소 국토부 2차관에게 "(사고 원인을) 관행적 안전 무시 작업 태도라고 하면 노동자에게 책임이 전가된다"며 "발언에 신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야당 간사인 최인호 의원은 "지난 5년간 철도시설 유지보수 인력, 철도교통관제 시설 인력 증원 요구 등이 반영이 되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온다"며 국토부에서 기획재정부를 적극적으로 설득해 안전 관련 예산을 증액할 것을 요청했다.
한편, 국토위는 이날 국토부와 산하기관의 내년도 예산안 심사에 착수했다. 국토위는 내주 예산심사소위를 거쳐 16일 예산안을 의결할 계획이다.
juh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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