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초등학교는 40%, 경기 오산 중학교는 90%가 '콩나물 교실'
송고시간2022-10-30 08:30
이은주 의원, 전국 229개 시군구 분석…"꾸준한 재정투자·중장기계획 필요"
(서울=연합뉴스) 고유선 기자 = 서울 강남구는 초등학교 교실 10개 가운데 4개가, 경기도 오산시는 중학교 교실 10개 가운데 9개가 '과밀학급'인 것으로 조사됐다.
학령인구 감소로 문을 닫는 초·중·고교가 늘고 있지만, 여전히 일부 지역은 교실 대부분이 '콩나물 교실'이어서 중장기 계획을 통한 대응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9일 정의당 이은주 의원이 교육부에서 받은 2022년 기준 전국 229개 시·군·구(행정구역별) 과밀학급(학생 28명 이상) 자료를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
학교급별로 과밀학급 비율을 살펴보면 초등학교는 서울 강남구가 37.7%로 가장 높았고, 서울 서초구와 경기 하남시(각 35.9%)가 뒤를 이었다.
상위 10개 지자체는 주로 서울·경기 지역 지자체였는데, 부산 동래구와 대구 수성구도 포함돼 있었다.
과밀학급 문제가 가장 심한 것으로 지적돼 온 중학교의 경우, 경기 오산시는 관내 243개 교실 가운데 225곳이 과밀학급이었다. 92.6%가 과밀학급인 것으로, 동네 학교 대부분이 '콩나물 교실'인 셈이다.
경기 용인시(86.0%)와 화성시(85.9%), 하남시(83.8%)와 평택시(83.5%) 등도 과밀학급 비중이 80%를 넘었다.
고등학교는 경남 양산시의 과밀학급 비중이 82.6%로 가장 높았고, 충남 아산시(74.8%)와 경기도 화성시(74.4%)가 뒤를 이었다.
초·중·고교를 전체적으로 보면 과밀학급 비율이 가장 높은 곳은 경기 김포시(48.1%)로 두 학급 중 하나꼴로 과밀학급이었다. 경기 하남시(45.6%), 용인시(45.5%), 화성시(45.4%) 등이 뒤를 이었다.
과밀학급은 경기도에 많은데 신도시 건설과 택지개발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구도심과 농·산·어촌은 학생 수 감소로 학교가 줄줄이 문을 닫고 있는데 반해 택지개발지역은 대부분의 학생이 '콩나물 교실'에서 수업하는 상황이다.
최근 디지털 기술 발달로 이른바 '에듀테크'를 통해 학력 격차를 줄여야 한다는 움직임이 있지만, 교육계에서는 학급 당 학생 수를 줄여 교사가 학생 개개인의 적성과 능력에 맞는 교육을 할 여건을 먼저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교육부도 올해 12월까지 중장기 과밀학급·학교 해소 계획을 마련할 예정이다.
문제는 최근 학령인구 감소에 따라 교원을 감축하려는 움직임이 있는 데다 전국 교육청에 배분돼 유·초·중·고교 교육에 사용돼 온 지방교육재정교부금 일부를 대학에 떼어주는 방안이 추진되고 있다는 것이다.
정의당 정책위원회 관계자는 "한쪽에서는 학교소멸과 지역소멸이 걱정이고, 다른 쪽에서는 과밀학급이 근심"이라며 "과밀학급 문제를 해소하고 학급 당 학생 수를 20명 이하로 낮출 수 있도록 중장기 계획과 꾸준한 재정투자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cind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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