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립 40시간째' 봉화 광산 매몰사고 구조 작업 난항
송고시간2022-10-28 10:28
50∼60대 작업자 2명 갇혀…"지반 연약해 1시간에 1m도 진전 안 돼"

(봉화=연합뉴스) 김선형 기자 = 28일 오전 경북 봉화군 광산 매몰 사고 현장에서 매몰된 작업자 가족들이 소방 관계자들에게 항의하고 있다. 2022.10.28 sunhyung@yna.co.kr
(봉화=연합뉴스) 김선형 기자 = 경북 봉화의 광산에서 매몰 사고가 발생한 지 사흘째인 28일 구조 작업은 열악한 갱도 여건에 난항을 겪고 있다.
경북 봉화소방서는 이날 오전 9시 진행한 언론 브리핑에서 진입로 확보를 위해 폐갱도인 제2 수갱(수직갱도) 지하에서 수평으로 약 27∼28m 지점까지 암석을 제거했다고 밝혔다.
앞서 구조 당국은 전체 수평 거리 약 130m에 쌓인 암석들을 제거해야 '구조로'가 확보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김윤현 경북 봉화소방서 예방안전과장은 "지하 지반이 연약해 지지대를 설치·보강하고, 레일 설치를 하고 있다"며 "1시간에 1m도 채 못 나가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현장에는 전문가 4명을 비롯해 소방 관계자 43명, 광산 관계자 28명, 경찰 6명, 광업공단 관계자 5명, 동부광산안전사무소 관계자 2명 등 인력 114명과 소방차 등 장비 32대가 동원됐다.
브리핑 중간에 고립된 작업자들의 가족들은 구조 당국에 "현장에 더 젊고 많은 구조 요원과 전문가들을 충원해달라"고 요청하자, 업체 측 안전관리자는 "탄광에 젊은 사람들이 와서 일하려고 하지 않는다"고 답변했다.
가족들은 "일당을 1천만 원, 1억 원을 준다고 했을 때 안 올 사람들이 있겠느냐. 구출할 마음이 있는 거냐"며 "얼마나 소중한 사람인지 모르니까, 회사는 죽든지 말든지 신경 안 쓰는 거 아니냐"고 항의했다.
그러면서 "제2 수갱만이 아니라 제1 수갱에도 인력을 투입해 동시다발로 구조해달라"며 "회사가 사고 원인인 제1 수갱에 쏟아진 불법 매립 폐기물의 정체를 숨기려고 하니까, 구조 작업이 제2 수갱에서만 진행되는 거 아니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업체 측은 사고 원인인 300∼900t가량의 펄(토사)이 일제시대 때부터 충진(갱도에 막아둔)된 퇴적물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봉화=연합뉴스) 지난 27일 오전 경북 봉화군 소천면 서천리 한 광산에서 작업자 2명이 실종됐다는 신고가 들어와 소방당국이 구조작업을 펴고 있다.
사진은 봉화 광산 갱도 안에서 작업하는 모습. 2022.10.27 [경북소방본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sds123@yna.co.kr
김 예방안전과장은 "굉장히 특수한 상황이다. 구조 인력이 갱도 안에 많이 들어간다고 해서 진입로 확보 작업이 더 빨리 되는 게 아니다"라며 "고립된 작업자들이 생존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갱도 내 진입로를 확보하는 즉시 구조팀을 투입해서 고립자를 구조하겠다"고 밝혔다.
사고는 지난 26일 오후 6시께 경북 봉화군 재산면 갈산리 한 아연 채굴 광산의 제1 수갱 하부 46m 지점에서 펄이 갱도 아래로 쏟아지며 발생했다.
작업자 2명은 자력으로, 3명은 업체 측 구조로 탈출했으나, 제1 수갱 지하 190m 지점에서 작업 중이던 조장 박씨(62)와 보조 작업자 박씨(56)는 고립됐다. 지하에 고립된 지 40시간째다.
업체 측은 사고 발생 다음 날인 27일 오전 8시 34분에서야 119에 신고를 했다.
이 업체가 운영하는 제1 수갱에서는 지난 8월 29일에도 붕괴사고로 사상자가 발생했다.

(봉화=연합뉴스) 김선형 기자 = 지난 27일 오전 8시 34분께 경북 봉화군 한 아연 채굴 광산에서 붕괴사고가 났다는 신고가 접수돼 소방 당국이 야간까지 구조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소방 당국은 전날 오후 6시께 사고가 발생해 2명이 고립된 것으로 보고 있다. 2022.10.27 sunhyu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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