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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가 연일 '더티밤' 노래 부르는 이유는

송고시간2022-10-26 1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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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가 최근 느닷없이 연일 우크라이나가 '더티밤'(dirty bomb)을 사용할 수 있다는 석연치 않은 주장을 펼쳐 불안을 가중시키고 있다.

최근 러시아 고위 관료들은 일사불란하게 우크라이나 더티밤 공격설을 퍼트리고 있다.

세르게이 쇼이구 국방장관이 23일(현지시간) 미국과 영국, 프랑스 국방장관에게 전화를 걸어 우크라이나의 더티밤 사용 가능성을 처음 거론했고, 다음날 바실리 네벤쟈 유엔대사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이를 안건으로 다룰 것을 요청하는 서신을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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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짓깃발 전술, 서방 원조 저지, 우크라 비방용 등 다양한 관측 제시

"더티밤, 테러 시도는 있었지만 실제 터진 적은 없어"

(서울=연합뉴스) 윤종석 기자 = 러시아가 최근 느닷없이 연일 우크라이나가 '더티밤'(dirty bomb)을 사용할 수 있다는 석연치 않은 주장을 펼쳐 불안을 가중시키고 있다.

이에 대해 러시아가 핵무기 등 더욱 강력한 전쟁 수단을 동원하기 위한 '거짓깃발'(false flag) 전술일 것이라는 분석부터 우크라이나를 돕는 서방의 지원 의지를 약하게 만들려는 위협일 수 있다거나 국제사회에서 우크라이나의 평판을 깎아내리기 위한 술책이라는 등 다양한 해석이 나온다.

'우크라이나의 더티밤 사용 가능성' 언급하는 러시아군
'우크라이나의 더티밤 사용 가능성' 언급하는 러시아군

(모스크바 EPA=연합뉴스) 이고르 키릴로프 러시아 국방부 화생방전 방어사령관이 24일(현지시간) 모스크바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러시아어로 '우라늄광 U-238'이라고 적힌 TV 스크린을 뒤로한 채 발언을 하고 있다. 키릴로프 사령관은 "러시아군은 우크라이나군 도발에 대응할 준비를 마쳤다"며 우크라이나군이 러시아군을 상대로 '더티밤'(Dirty Bomb)를 사용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더티 밤'은 재래식 무기에 방사성 물질을 채운 저위력 방사성 폭탄으로, 서방은 러시아의 이런 주장을 일축했다. 2022.10.25 alo95@yna.co.kr

최근 러시아 고위 관료들은 일사불란하게 우크라이나 더티밤 공격설을 퍼트리고 있다.

세르게이 쇼이구 국방장관이 23일(현지시간) 미국과 영국, 프랑스 국방장관에게 전화를 걸어 우크라이나의 더티밤 사용 가능성을 처음 거론했고, 다음날 바실리 네벤쟈 유엔대사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이를 안건으로 다룰 것을 요청하는 서신을 보냈다.

뒤이어 25일에는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도 가세해 기존 주장을 되풀이했다.

도대체 왜 이러는 걸까.

이에 대해 가장 먼저 거론되는 것은 거짓깃발 전술이다.

러시아가 핵무기 등 강력한 무기를 우크라이나 전쟁에 동원할 핑계를 만들기 위해 우크라이나의 소행을 주장하면서 스스로 더티밤을 터트리거나 폭탄이 터질뻔한 위기 상황을 연출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같은 거짓깃발 전술은 러시아가 이미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기도 하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침공 전부터 우크라이나가 돈바스 등 러시아 주민 지역에서 대량 학살을 일으킬 수 있다는 주장을 펼치며 전쟁의 정당성을 확보하려 했다.

또 3월에는 우크라이나가 미국과 함께 생화학 무기를 개발하려 한 증거를 입수했다며 공세를 강화하기도 했다.

카린 장피에르 미 백악관 대변인은 언론브리핑에서 러시아가 더티밤을 거론한 것에 대해 "우리는 러시아의 주장이 향후 긴장 고조를 위한 구실로 이용된 것은 아닌지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우크라 헤르손서 포격하는 러시아군
우크라 헤르손서 포격하는 러시아군

(우크라이나 EPA=연합뉴스) 러시아군 포병들이 우크라이나 남부 헤르손주의 모처에서 포격을 가하는 모습을 담은 러시아 국방부의 12일(현지시간) 제공 사진. [재판매 금지] 2022.09.13 jsmoon@yna.co.kr

핵폭탄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주변을 방사성 물질로 오염시키는 핵 재앙을 가져오는 더티밤이 유럽 대륙에 속한 우크라이나 전쟁터에서 터질 수 있다는 위협을 통해 우크라이나를 지원하는 서방의 의지를 약하게 만들려는 전략이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미국의 전쟁연구소(ISW)는 "러시아의 더티밤 주장은 서방의 우크라이나 지원을 늦추거나 유예시키고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의 연대를 약화하려는 의도"라고 밝혔다.

전쟁에서 밀리고 있는 러시아가 국내 비판 여론을 돌리기 위한 주의분산용 책략일 수 있다는 시선도 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러시아군이 헤르손에서 퇴각할 때 국내 언론에 팔 이야기 소재가 필요하기 때문일 것"이라는 서방 외교관의 말을 전했다.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스는 러시아가 전쟁 위기를 고조시킬 목적뿐만 아니라 단지 그와 같은 주장을 통해 우크라이나에 대한 의구심을 키우려는 의도일 수 있다는 전문가 의견을 전하기도 했다.

하지만 현재로선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어느 쪽이든 더티밤을 쉽게 터트릴 순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뉴욕타임스(NYT)는 핵을 사용하는 것은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에게도 자국 내 큰 역풍을 일으킬 것이라고 분석했다.

ISW도 러시아가 자국군에도 치명타를 입힐 수 있는 더티밤을 실제로 터트릴 개연성이 크지는 않다고 밝혔다.

물론 우크라이나도 국제사회 지원이 절실한 상황에서 핵에 손을 댈 이유가 거의 없다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러시아군 공격으로 초토화된 우크라 하리코프 거리
러시아군 공격으로 초토화된 우크라 하리코프 거리

(하리코프 EPA=연합뉴스) 3월 1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제2 도시 하리코프의 거리가 러시아군의 공격으로 초토화된 채 파손된 차량 등 각종 잔해로 가득하다. 러시아군이 침공 엿새째인 이날 우크라이나 동부 도시 하리코프와 수도 키예프, 남부 도시 헤르손 등을 중심으로 무차별 포격과 폭격에 나서면서 민간인 피해도 속출했다. 2022.3.2 leekm@yna.co.kr

드미트로 쿨레바 우크라이나 외무장관은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들어와서 우리에게 핵이 있는지 철저히 조사해보라"고 주장했다.

더티밤은 정식 핵무기가 아니라 폭탄 등 재래식 무기에 방사성 물질을 넣어 만든 무기로, 실제로 쓰이진 않았지만 이를 이용한 테러가 시도된 적은 있다.

영국 BBC에 따르면 더티밤은 공교롭게도 1995년 러시아 수도 모스크바에서 터질 뻔했다.

당시 체첸 반군이 세슘-137과 다이너마이트를 조합한 더티밤을 모스크바의 이즈마일로브 공원에서 터트리려다 미수에 그친 바 있다.

2002년에는 미국에서 테러조직 알카에다의 영향을 받은 미국인이 시카고에서 더티밤 테러를 모의하다 체포됐다.

유튜브로 보기

https://youtu.be/QJzyK9MAHtM

banan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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