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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고랜드' 거센 후폭풍…채권시장 냉각에 기업자금조달 '비상'

송고시간2022-10-21 1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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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 레고랜드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 사태가 안 그래도 경색됐던 회사채 시장에 거센 후폭풍을 불러오고 있다.

지방자치단체의 신용보강도 신뢰할 수 없다는 불안감이 시장에 확산돼 투자심리가 한껏 위축됐고, 기업들이 줄줄이 회사채 발행에 실패하며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는 '돈맥경화'가 급격히 악화하는 양상이다.

최근 최고 신용등급의 기업들마저 연이어 회사채 발행에 실패한 것은 시장의 경색이 극에 달했음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현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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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자체 신용추락이 자금경색 촉발…각종 루머 확산에 공포심↑

당국, 채안펀드 가동 등 시장안정에 총력

춘천 레고랜드 '타워전망대' 멈춤 사고
춘천 레고랜드 '타워전망대' 멈춤 사고

(춘천=연합뉴스) 21일 오후 강원 춘천시 레고랜드 타워전망대 놀이기구가 멈추는 사고가 발생해 소방당국이 구조작업을 벌이고 있다. 2022.7.21 [독자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taetae@yna.co.kr

(서울=연합뉴스) 배영경 기자 = 강원도 레고랜드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 사태가 안 그래도 경색됐던 회사채 시장에 거센 후폭풍을 불러오고 있다.

지방자치단체의 신용보강도 신뢰할 수 없다는 불안감이 시장에 확산돼 투자심리가 한껏 위축됐고, 기업들이 줄줄이 회사채 발행에 실패하며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는 '돈맥경화'가 급격히 악화하는 양상이다.

21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회사채 AA- 등급 3년물의 금리는 전일 오후 기준 연 5.588%로 집계돼 연중 최고치를 기록했다. BBB- 등급 3년물의 금리도 같은 날 연 11.444%로 연고점을 찍었다.

AA- 등급과 BBB- 등급 3년물 금리는 지난달 중순만 해도 각각 4%대, 10%대에 머물렀지만 레고랜드 사태가 터진 지난달 말 즈음에 각각 5%대, 11%대로 진입해 상승세를 이어오고 있다.

신용채권금리와 국고채 금리의 차이를 나타내는 신용스프레드도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신용스프레드 확대는 기업 등의 자금조달 비용 증가를 뜻한다.

한국은행 금융시장국 채권시장팀의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14일 기준 회사채(AA-) 스프레드는 114bp(1bp=0.01%포인트)로 2009년 9월 이후 최대 수준이었다.

이는 과거 장기 평균(2012∼2021년 중 43bp)은 물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기 시 고점(78bp)도 크게 상회하는 수준이다.

최근 최고 신용등급의 기업들마저 연이어 회사채 발행에 실패한 것은 시장의 경색이 극에 달했음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현상이다.

지난 17일 한국전력공사(AAA)는 연 5.75%와 연 5.9%라는 이례적인 고금리를 제시하며 4천억원 규모의 회사채 발행을 시도했으나 1천200억원 어치가 유찰됐다.

한국도로공사(AAA)도 같은 날 1천억원 규모의 회사채 발행에 나섰으나 아예 전액 유찰됐고, 과천도시공사(AA)도 최근 6%대 금리로 600억원 어치 회사채를 발행하려 했으나 투자자를 찾지 못해 전액 유찰됐다.

기업들이 회사채 발행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올해 3분기 공모 무보증사채 수요예측은 5조5천억원 규모로 작년 같은 기간의 9조원보다 39%나 급감했다.

A등급 회사채는 8건, 6천5900억원 규모의 미매각이 발생해 미매각률이 58%에 달했다.

답변하는 추경호 경제부총리
답변하는 추경호 경제부총리

(서울=연합뉴스) 백승렬 기자 = 추경호 경제부총리가 21일 국회에서 열린 기획재정위원회 종합감사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2022.10.21 [국회사진기자단] srbaek@yna.co.kr

레고랜드 사태는 지난달 강원도가 빚보증 의무 이행을 거부하면서 촉발됐다.

레고랜드 사업 주체인 강원도중도개발공사(GJC)가 지난 2020년 건설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SPC인 아이원제일차를 설립, 2천50억원 규모의 ABCP를 발행하고 강원도가 보증을 섰다.

이에 강원도는 GJC가 빚을 갚지 못하면 대출금 상환에 필요한 금액 상당액을 지급할 의무가 있지만, 지난달 28일 보증 의무를 이행하는 대신 GJC에 대해 법원에 회생절차를 신청하겠다고 발표한 것이다.

이 사태는 지방자치단체에 국가신용등급에 준하는 높은 신용도를 부여해왔던 시장의 신뢰를 단번에 흔들어놨다.

현재 회사채 시장의 경색은 기본적으로 미국발 금리 인상으로 촉발된 불가피한 현상이지만 이번 레고랜드 사태가 불난 집에 기름을 부은 격이 됐다.

회사채 시장의 불안감이 퍼지면서 증권가를 중심으로 중소형 건설사 및 증권사들의 부도설이 담긴 '지라시'(정보지)가 확산하며 공포심을 더욱 키웠다.

금융권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잔액은 지난 6월 기준 112조원이고 PF유동화증권 등을 합치면 150조원대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금융당국은 자금 투입 방침을 발표하는 등 대응에 주력하고 있지만 시장의 불안감은 진정되지 않고 있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20일 회사채 시장의 급한 불을 끄기 위해 1조6천억원의 채권시장안정펀드(채안펀드)를 투입하겠다고 발표했다.

금융감독원도 시장 내 근거 없는 루머 확산을 막기 위해 한국거래소 등과 협력해 합동 루머 단속반을 운영하며 집중 단속에 나서겠다고 선언했다.

고위 당국자들도 시장을 안정시키기 위한 구두 메시지를 연일 내놓고 있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레고랜드발 자금 경색 상황과 관련해 "지금 자금시장이 프로젝트파이낸싱(PF) ABCP를 중심으로 단기시장, 회사채 시장까지 불안한 양상인데 당국이 이 문제를 잘 보고 있다"며 필요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강석훈 산업은행 회장도 전날 국회 정무위원회 국감장에서 "(채안펀드를) 조속히 투입해 레고랜드 PF ABCP로 인한 자금경색 국면에 즉각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업계도 금융시장 안정화를 위해 당국과 적극 소통에 나선 상태다.

나재철 금융투자협회 회장은 지난 18일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를 만나 적격 회사채를 담보로 자금을 지원하는 '금융안정특별대출'을 재도입해달라고 건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지난 12일에는 금투협과 한국거래소가 공동으로 증권시장 현안 논의를 위한 간담회를 긴급 개최하기도 했다.

ykb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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