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이후 확 줄어든 야생멧돼지 폐사체…ASF 확산 주춤하나
송고시간2022-10-20 08:17
녹음·무더위 탓에 발견 못 했을 가능성 제기…"속단 일러"
(전국종합=연합뉴스) 심규석 기자 = 충북에서 지난 18일 아프리카돼지열병(ASF)에 감염된 야생멧돼지 폐사체 1구가 발견됐다.
지난달 13일 충주에서 감염 사체가 수거된 이후 35일 만에 단양에서 추가 발견된 것이다.
감염 폐사체 수거는 올해 봄철까지 단양, 제천, 보은, 충주 곳곳에서 이어지다가 늦봄부터 뜸해졌는데 이런 현상은 전국적으로 마찬가지다.
20일 가축방역당국에 따르면 2019년 9월 경기 파주의 양돈농장에서 ASF가 발생한 이후 이달 18일까지 포획되거나 사체로 발견된 감염 멧돼지는 2천664마리다.
연도별로 보면 2019년 55마리, 2020년 856마리, 지난해 964마리, 올해 1∼10월 789마리다.
올해의 경우 1∼4월 701마리가 포획·수거됐는데 지난 5월 41마리로 뚝 떨어지더니 6월 18마리, 7월 15마리, 8월 8마리에 그쳤다.
지난달에는 충북 제천·충주와 경북 문경에서 각각 1마리씩 수거됐고, 이달에는 단양과 문경에서 각 1마리, 2마리의 감염 폐사체가 확인됐을 뿐이다.
늦봄부터 감염 폐사체 발견이 줄어드는 현상은 지난해도 마찬가지였다.
작년 1∼4월 매달 100마리를 훌쩍 웃돌던 폐사체가 5월 19마리, 6월 20마리, 7월 55마리, 8월 89마리, 9월 51마리, 10월 33마리로 증감하다가 11월 76마리, 12월 128마리로 다시 증가했다.
야생 멧돼지 활동이 봄 출산기 이후 증가하면서 여름·가을철에 ASF 감염이 본격화할 수 있다는 관측이 깨진 것이다.
가축감염병 전문가들은 늦봄부터 수풀이 우거지기 시작하고 무더위가 본격화하면서 수색 효율이 떨어져 폐사체 발견이 줄었을 것이라는 분석을 내놨다.
그러나 충북의 경우 최근 한달새 상설포획단·야생동물피해방지단이 잡은 1천118마리, 수색팀 등이 수거한 폐사체 52마리 모두 '음성'으로 판정 났다는 점에서 설득력이 떨어진다.
일각에서는 감염 사체 대부분이 환경부와 지자체가 설치한 방역울타리 안쪽에서 발견된다는 점에서 계속된 포획·수거로 ASF 감염 멧돼지 자체가 감소했을 것이라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일례로 지난해 감염 폐사체가 무더기로 나왔던 경기 연천·포천, 강원 화천·양구 등에서는 올해 거의 발견되지 않았다.
그러나 타지역의 경우 감염 폐사체 발견이 이어지고 있다는 점에서 이 주장을 입증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국립야생동물질병관리원은 "전국적으로 포획·수거 마릿수가 줄어든 것인지, 야생 멧돼지 서식 밀도가 감소한 것인지, ASF 감염 속도가 늦어진 것인지는 아직 오리무중"이라며 "분석을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k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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