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RI, '원격 촉감 전송' 피부 부착형 텔레햅틱 장치 개발
송고시간2022-10-13 08:36
머리카락 20분의 1 두께 초박막 유연 기판에 1㎜ 초소형 소자 올려
(대전=연합뉴스) 김준호 기자 =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은 피부에 붙여 더욱 생생한 촉각을 경험할 수 있는 '피부부착형 텔레햅틱 기술'을 개발했다고 13일 밝혔다.
촉감을 원격 전송하는 기술인 텔레햅틱 기술로 촉각 수집 센서와 촉각 재현 기기를 통해 현실에서 물체를 직접 만지지 않아도 가상으로 질감을 느껴볼 수 있다.
3차원 가상세계(메타버스), 가상·증강현실(VR·AR), 디스플레이 분야에서 촉각을 활용한 몰입 경험을 크게 키울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지난해 4월 텔레햅틱 기술을 공개한 ETRI는 손가락에 스티커처럼 붙일 수 있는 형태로 기술을 고도화했다.
기존 촉감 재현 장치의 큰 부피, 낮은 성능을 해결한 것이다.
연구진은 자체 개발한 압전(壓電)소자와 초박막 유연 기판을 활용해 1㎜ 미만의 초소형 센서 등을 기판 위에 정밀하게 집적했다.
기판은 머리카락의 20분의 1 두께(약 4㎛)로 얇고 휠 수 있어 피부에 붙이는 데 적합하다.
1.8㎜ 간격으로 세밀하게 구성된 고해상도 복합 센서는 1∼1천 헤르츠(Hz)에 달하는 넓은 주파수 범위에서 촉각 패턴을 느낄 수 있다.
느리게 변하는 압력(정압)과 빠르게 변하는 압력(동압)도 동시에 측정한다.
면·폴리에스터·스판덱스 등 재질 구별을 비롯해 볼록하게 튀어나온 글자 표면의 형상, 플라스틱 막대가 손끝을 굴러가는 동적인 느낌까지 측정하고 재현할 수 있다.
고해상도 센서가 위치별로 미세하게 다른 촉각 패턴까지 인식하기 때문이다.
블루투스 통신을 이용하면 최대 15m 거리에서 실시간으로 촉감을 재현할 수 있다.
촉·질감 데이터 신호 전달 시 지연시간은 1.55밀리초(㎳)에 불과했고, 획득·재현된 신호는 97%가량 일치했다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ETRI 지능형센서연구실 김혜진 책임연구원은 "피부에 부착할 수 있는 가볍고 유연한 촉감 재현 장치를 통해 몰입도가 높은 가상·증강현실 콘텐츠를 개발할 수 있을 것"이라며 "앞으로 진동뿐만 아니라 다양한 방식의 촉각 자극을 결합해 현실과 같은 수준의 복합 촉·질감을 만들어 낼 계획"이라고 말했다.
kjun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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