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억 서울지하철 공기청정기 효과 의문…먼지 외려 늘기도"
송고시간2022-10-13 06:21
245개 역에 3천996대 설치…8개 노선 중 5개 미세먼지 농도↑
김선교 의원 "성능 전수 조사해야"
(서울=연합뉴스) 윤보람 기자 = 서울시가 미세먼지 저감 대책으로 200억원 가까이 투입해 지하철 역사 내에 대형 공기청정기 약 4천대를 설치했으나 사실상 효과가 없다는 지적이 나왔다.
13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김선교 의원이 서울시와 서울교통공사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시는 2020년부터 196억원을 들여 서울교통공사가 관리하는 지하철 1∼8호선 모든 역사(245곳·지상역 30곳 제외)에 대형 공기청정기 3천996대를 설치했다. 대당 설치 비용은 평균 490만원 정도다.
그러나 서울교통공사의 공기질 측정 결과, 공기청정기가 본격적으로 가동된 지난해 전체 지하철 역사의 평균 미세먼지 농도는 전년보다 오히려 0.2㎍/㎥ 높아졌다.
8개 호선 가운데 2·7·8호선을 제외한 5개 호선에서 미세먼지 농도가 1.9∼7.7㎍/㎥ 상승했다.
초미세먼지도 전체 평균 0.9㎍/㎥ 높아졌다. 1·2·8호선을 제외한 5개 호선에서 2.6∼5.9㎍/㎥ 상승했다.
특히 쌍문역은 14대의 대형 공기청정기가 설치됐는데도 미세먼지와 초미세먼지 농도가 각각 2020년 68.4㎍/㎥, 46.4㎍/㎥에서 지난해 144.2㎍/㎥, 88.6㎍/㎥로 올라 서울 지하철역 중 가장 공기질이 나빴다.
지하철 역사 내 공기청정기 설치 사업은 문재인 정부 때 미세먼지 저감 대책의 하나로 전국적으로 추진됐다. 하지만 서울에서는 실제 납품한 제품이 당초 납품하기로 했던 제품과 성능이 다르다거나 관리가 부실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등 사업 추진 과정에서 잡음이 일었다.
이와 관련해 서울시 감사위원회는 지난달 말 감사에 착수했다.
시 감사위는 지하철 역사에 설치된 공기청정기의 성능과 특정 업체에 대한 특혜가 의심된다고 제보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토대로 미세먼지 정화 능력을 비롯한 주요 성능이 계약 당시 제출된 자료와 일치하는지 등을 들여다보고 있다.
김 의원은 "200억원에 육박하는 예산을 들여 설치한 대형 공기청정기가 사실상 대형선풍기 수준"이라며 "서울시뿐 아니라 정부 지원을 받아 전국적으로 추진된 사업인 만큼 전수 조사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서울교통공사 측은 "공기질 측정 결과는 측정 일자와 위치가 상이하고 바깥 공기, 교통량 등의 영향이 있을 수 있어 공기청정기 성능에 대한 직접적인 평가를 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한국환경공단이 5개 역을 대상으로 실시한 다른 평가에서는 미세먼지 저감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왔다"고 덧붙였다.
(서울=연합뉴스) 이재윤 기자 = 13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김선교 의원이 서울시와 서울교통공사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서울시가 미세먼지 저감 대책으로 200억원 가까이 투입해 지하철 역사 내에 대형 공기청정기 약 4천대를 설치했으나 사실상 효과가 없다는 지적이 나왔다.
공기청정기가 본격적으로 가동된 지난해 전체 지하철 역사의 평균 미세먼지 농도는 전년보다 오히려 0.2㎍/㎥ 높아졌다. 초미세먼지도 전체 평균 0.9㎍/㎥ 높아졌다.
yoon2@yna.co.kr
트위터 @yonhap_graphics 페이스북 tuney.kr/LeYN1
[표] 서울 지하철 역사 미세먼지·초미세먼지 증감 현황(단위: ㎍/㎥, %)
구 분 | 미세먼지 | 초미세먼지 | ||||
2020년 | 2021년 | 증감 | 2020년 | 2021년 | 증감 | |
전체 평균 | 52.3 | 52.5 | 0.2 | 31.7 | 32.6 | 0.9 |
1호선 평균 | 66.6 | 68.5 | 1.9 | 39.0 | 38.8 | -0.2 |
2호선 평균 | 62.1 | 49.0 | -13.1 | 42.7 | 31.9 | -10.8 |
3호선 평균 | 46.1 | 53.8 | 7.7 | 31.2 | 33.8 | 2.6 |
4호선 평균 | 65.3 | 70.8 | 5.5 | 39.6 | 44.2 | 4.6 |
5호선 평균 | 43.4 | 50.0 | 6.6 | 26.3 | 29.2 | 2.9 |
6호선 평균 | 41.9 | 49.6 | 7.7 | 24.6 | 30.5 | 5.9 |
7호선 평균 | 49.0 | 45.9 | -3.1 | 25.6 | 29.7 | 4.1 |
8호선 평균 | 44.2 | 32.6 | -11.6 | 24.6 | 23.0 | -1.6 |
[표] 서울 지하철 역사 2021년 미세먼지·초미세먼지 기준치 초과 현황(단위: ㎍/㎥)
구 분 | 기준치 | 역명 | 수치 |
미세먼지 | 100 | 쌍문역(4호선) | 144.2 |
신중동역(7호선) | 120.1 | ||
종각역(1호선) | 103.6 | ||
초미세먼지 | 50 | 쌍문역(4호선) | 88.6 |
신중동(7호선) | 79.2 | ||
미아(4호선) | 72.6 | ||
종각(1호선) | 66.1 | ||
미아사거리(4호선) | 52.9 | ||
부천시청역(7호선) | 52.6 | ||
제기동(1호선) | 52.4 |
※ 자료: 김선교 의원실, 서울교통공사.
bryoon@yna.co.kr
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022/10/13 06:21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