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년 전통 부천영화제 '흔들'…"폐지해야" vs "보완 개최"
송고시간2022-09-30 06:30
낮은 실효성 지적…영화제 "경제효과 상당하다" 항변
(부천=연합뉴스) 윤태현 기자 = 국내 일부 국제영화제가 지방자치단체의 보조금 지원 중단으로 폐지된 가운데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BIFAN)도 폐지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와 지속 개최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30일 부천시와 영화계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 양정숙 부천시의원은 지난 16일 본회의에서 "BIFAN을 폐지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논란에 불을 지폈다.
그는 "영화진흥위원회 발간자료에 따르면 2021년 BIFAN의 수입 중 지자체 보조금 비율은 70%로 전주영화제 67%, 부산영화제 42%에 비해 높았다"며 "올해 BIFAN 수입(63억원) 중 보조금 비율은 77%(48억원)로 상승했으며 자체 수입은 23%(15억원)에 그쳤다"고 지적했다.
이어 "BIFAN 집행 결과를 살펴보면 지역 상권의 참여가 미흡하며 유입 관객의 관내 소비도 부진했던 것으로 분석된다"며 "지역 상권 활성화로 이어지지 않고 일회성 소비적 형태로 진행되는 BIFAN은 과감히 폐지하고 보조금을 시급한 예산으로 사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부천영화제뿐 아니라 다른 지역의 영화제도 존폐 논란에 휘말리는 경우가 적지 않다.
이미 일부 지자체는 매년 개최하던 영화제를 폐지하고, 시급한 현안에 보조금을 사용하고 있다.
앞서 지난 7월 평창국제영화제와 강릉국제평화영화제는 강원도와 강릉시의 보조금 중단으로 잇따라 폐지된 바 있다. 이들 지자체는 보조금을 출산장려정책 등에 보태기로 했다.
그러나 부천시와 영화제 측은 영화제가 지역 홍보와 경제 효과도 창출하고 있다며 중단되어서는 안된다고 강조한다.
신철 BIFAN 집행위원장은 지난 24일 '영화제 지원 축소 및 폐지에 따른 영화인 간담회'에서 "부천문화재단과 함께 계산한 결과 24회 영화제까지 부천시에서 지출한 돈은 340억, 영화제가 창출한 직접 경제효과는 1천500억원에서 2천억원이 넘는다"며 BIFAN의 경제 효과를 설명했다.
그러면서 "지자체에서는 영화제에 돈을 시혜해서 영화인들을 먹여 살린다고 생각하지만, 절대 아니다. 영화제는 지자체와 영화계의 동업"이라고 주장했다.
시 관계자는 "부천의 대표 행사를 떠올리면 BIFAN를 쉽게 말할 정도로 BIFAN은 지역을 널리 알리고 있다"며 "BIFAN은 올해까지 26회나 개최되면서 부산국제영화제와 함께 국내 2대 영화제로 성장했는데 보조금 의존도가 높다는 지적만으로 폐지할 수는 없다. 부족한 점을 보완해 계속 개최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한편 BIFAN은 매년 7월 부천에서 열리는 국제 장르 영화제로 1997년 1회를 시작으로 올해까지 26회 개최됐다. 올해 BIFAN에는 총 49개국 268개 작품이 출품됐으며 총 9만2천353명의 관객이 참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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