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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8 암매장 진실] ② 5차례 발굴조사…비로소 첫 실마리

송고시간2022-09-26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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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년 동안 제자리걸음을 반복했던 암매장 진상규명이 계엄군 주둔지였던 옛 광주교도소에서 첫 실마리를 찾았다.

행방불명자 소재 파악, 민간인 학살 실체 확인과 하나의 지향점을 향하는 암매장 진상규명이 미완의 역사에 종지부를 찍을지 주목된다.

5·18 진상규명 여정에서 암매장 추정지 발굴은 2002년 첫 조사 이후 5차례에 걸쳐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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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체처리반'까지 운영한 계엄군, 민간인 학살 실체 규명 이어지나

오월 단체 "448명 신청, 78명만 행방불명 인정…전수조사 해야"

5·18 암매장지 발굴 (PG)
5·18 암매장지 발굴 (PG)

[제작 조혜인] 합성사진

(광주=연합뉴스) 정회성 천정인 기자 = 암매장 진실은 발포명령 체계와 함께 5·18 민주화운동 진상규명의 주요 미해결 과제로 손꼽힌다.

42년 동안 제자리걸음을 반복했던 암매장 진상규명이 계엄군 주둔지였던 옛 광주교도소에서 첫 실마리를 찾았다.

행방불명자 소재 파악, 민간인 학살 실체 확인과 하나의 지향점을 향하는 암매장 진상규명이 미완의 역사에 종지부를 찍을지 주목된다.

◇ 5차례 시도 끝에 찾아낸 실마리

5·18 진상규명 여정에서 암매장 추정지 발굴은 2002년 첫 조사 이후 5차례에 걸쳐 이어졌다.

첫 발굴조사는 소촌동 공동묘지와 삼도동 등 광산구 2곳, 광주 국군통합병원 담장 밑, 황룡강 제방과 상록회관 옆 도로를 중심으로 2년 동안 이뤄졌다.

소촌동과 삼도동에서 유골과 학생 교련복 등 유류품이 나왔지만, 5·18 행방불명자 가족과 유전자 정보(DNA)가 불일치했다.

2차 발굴조사는 문화예술회관, 장등동 야산 등 북구 2곳에서 2006년부터 이듬해까지 이어졌으나 별다른 성과 없이 끝났다.

2008년에 착수한 3차 발굴조사에서는 북구 효령동 야산 내 묘지 조성지역 2곳에서 사람 뼈 일부를 발견했으나 5·18과 무관하다는 결론 끝에 2년여 조사를 종료했다.

4차 발굴조사는 그로부터 8년이 흐른 2017년 옛 광주교도소 북쪽 담장과 남서쪽 감시탑 주변에서 시작됐다.

옛 광주교도소 5·18 암매장 추정지 발굴조사(2017년 11월)
옛 광주교도소 5·18 암매장 추정지 발굴조사(2017년 11월)

[연합뉴스 자료사진]

약도 등 계엄군 출신 제보자 증언이 잇따르면서 조사 지점이 옛 교도소 곳곳, 화순 너릿재와 광주천변 등지로 확대됐으나 2달여 만에 빈손으로 마무리됐다.

5차 발굴조사는 2019년 12월 옛 광주교도소 무연고 묘지에서 신원미상의 유골 262기가 무더기로 발견되면서 시작됐다.

분석을 반복하는 과정에서 유골 1기와 5·18 행방불명자 가족의 DNA가 99.9% 일치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추가 분석 중인 유골 2기도 다른 행방불명자와 동일인일 가능성이 크다.

◇ 사체처리반까지 운영…학살 실체 드러나나

옛 광주교도소는 5·18 당시 계엄군이 민간인을 사살하고 시신을 암매장한 장소로 지목됐던 공간이다.

전남도청 앞 집단발포를 자행한 계엄군이 시 외곽으로 물러나면서 3공수여단 병력이 옛 교도소에 나흘 동안 주둔했다.

3공수 계엄군은 교도소 근처를 지나거나 인근 고속도로와 국도를 이용해 광주에서 전남 담양으로 이동하는 자동차에 발포하며 민간인을 살상했다.

열흘간의 항쟁 직후 교도소 안팎에서는 시민 희생자 11명의 유해가 가매장 상태로 수습됐다.

계엄사령부, 505보안부대 등 전두환 신군부가 남긴 군 문건에는 광주교도소에서 5·18 당시 민간인이 최소 27명 사망한 것으로 기록됐다.

3공수여단 장교가 남긴 '5·18 암매장지' 약도
3공수여단 장교가 남긴 '5·18 암매장지' 약도

[연합뉴스 자료사진]

옛 교도소 무연고 묘지를 정리하며 발굴한 유골 중에서 5·18 행방불명자 DNA가 확인되면서 합리적 추론단계에 머물던 암매장은 역사적 사실임이 입증됐다.

5·18 진상규명조사위원회는 옛 교도소 발굴 유골의 DNA 분석 성과를 바탕으로 민간인 희생자의 사망 원인과 암매장 과정 등 행방불명 경위를 추적할 예정이다.

당시 군이 '사체처리반'을 운영했다는 조사 내용을 토대로 옛 교도소 일원뿐만 아니라 다른 계엄군 부대가 주둔했던 광주 외곽 민간인 학살사건도 총체적으로 파악할 계획이다.

주남마을과 지원동, 송암동에서 자행된 민간인 학살사건의 구체적인 내용과 피해 실상 등을 조사하고 있다.

조사위는 계엄군의 집단발포로 희생자가 발생한 해남 우슬재 일원에서도 유골 2기 발굴을 계기로 암매장 진상규명을 이어가는 중이다.

◇ 448명 중 78명만 행방불명 인정…"전수조사 필요"

5·18기념재단과 오월 3단체(유족회·부상자회·공로자회)는 옛 광주교도소 유골 발굴을 계기로 행방불명자로 인정받지 못한 신고자의 전수조사를 요구한다.

행방불명자 신고 접수는 1990년부터 이뤄졌다.

증빙자료 부족 등으로 지금까지 신고자 448명 가운데 78명만 행방불명자로 인정됐다.

이 가운데 2명은 5·18진상규명조사위가 국립 5·18민주묘지 무명열사묘역에서 채취한 유골 표본의 DNA를 분석해 소재를 파악했다.

옛 교도소 무연고자 묘지에서 발굴한 유골은 광주시가 보관해온 행방불명 신고자 가족 227명의 혈액과 DNA를 대조하는 과정에서 신원이 확인됐다.

광주시 5·18 진상규명 통합 신고센터
광주시 5·18 진상규명 통합 신고센터

[연합뉴스 자료사진]

오월 단체는 계엄군의 조직적인 진실 은폐 시도로 인해 암매장 흔적을 지난 42년 동안 발견하지 못했다며 보다 적극적인 진상규명을 촉구했다.

단체는 26일 발표한 성명에서 "행방불명자와 암매장 의혹의 연결고리 사실로 확인됐다"며 "신고자에 대한 전수조사와 함께 유전자 확보를 통해 진상이 온전히 드러나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오월 단체는 "암매장 의혹은 증언, 목격담, 군 기록을 바탕으로 꾸준히 제기됐지만 행방불명자의 신원을 확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정부는 시민 학살을 은폐한 과거에 책임을 지고 행방불명자 명예회복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hs@yna.co.kr

in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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