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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시론] '비속어 논란' 윤 대통령이 사과하고 조기 수습해야

송고시간2022-09-23 15:41

윤석열 대통령, 바이든 대통령과 대화
윤석열 대통령, 바이든 대통령과 대화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의 미국 순방 도중 터진 '비속어 발언' 논란으로 정국이 시끄럽다. 윤 대통령이 22일(한국시간) 조 바이든 미 대통령 주최 '글로벌펀드 재정공약회의'를 마치고 회의장을 나서면서 박진 외교부 장관 등에게 "국회에서 이 XX들이 승인 안 해주면 바이든이 쪽팔려서 어떡하나"라고 말하는 듯한 장면이 포착되면서 한미동맹을 훼손할 수 있는 외교 참사 수준의 발언이라는 비판이 온종일 일었다. 그러자 대통령실은 이날 밤 '바이든'이 아닌 '날리면'이라고 말한 것으로, 미 의회가 아닌 우리 국회를 가리킨 언급이라고 해명했다. 윤 대통령이 재정 공약 회의에서 1억 달러 기부를 약속했는데 예산 심의권을 장악하고 있는 한국의 거대 야당이 통과시켜주지 않으면 공여를 약속한 자신이 바이든 대통령에게 면이 서지 않는다는 취지였다는 것이다. 그 자리에 있었던 박 장관도 "미국과 상관없는 발언"이라고 했다. 그러자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는 "밤사이 백번은 돌려 들었지만 거짓 해명"이라면서 "국민을 개돼지로 여기며 청력을 시험하고 있다"고 질타했다.

'바이든'이든, '날리면'이든 윤 대통령의 이번 언사는 적절하다고 보기 어렵다. 국가원수의 입에서 아무렇지 않게 'XX들'이라는 용어가 나오는 것을 직접 들은 다수 국민은 충격을 받았을 것이다. 국민이 대통령에게 기대한 품격과 거리가 너무 먼 언어이기 때문이다. 가뜩이나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대선 기간 사석에서 나에게 이XX 저XX 라고 했다는 얘기를 들었다"는 폭로가 있었던 터라 더 그랬을 것이다. 마이크가 켜진 것을 몰랐다느니, 사적인 자리에서 지나가며 한 얘기라는 변명도 납득하기 어렵다. 대통령이 외국 정상과 회견을 마치고 나오면서 외교부 장관을 비롯한 참모진과 한 얘기가 어떻게 사적인 얘기일 수 있나. 공개된 장소이고 공무 수행 중에 나온 발언으로 봐야 한다. 특히 최근 정치 풍토에서 대한민국 대통령에게 사적 영역이란 거의 존재하지 않는다고 봐도 무방하다. 윤 대통령이 조속히 부적절한 발언에 대해 사과하는 것이 그나마 사태를 조기에 수습할 수 있는 길일 것이다.

대통령실 해명대로 'XX들'이 우리 국회, 거대 야당을 의미하는 것이라 해도 문제가 적지 않다. 싫든 좋든 민주당은 169석의 제1당이다. 국정의 파트너로 함께 갈 수밖에 없는 존재다. 대통령의 제1야당에 대한 부정적 인식은 여야 협상은 물론, 행정부와 입법부 관계에도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가 "만약에 그 용어가 우리 국회를, 우리 야당을 의미하는 것이라 하더라도 많이 유감스러운 일"이라고 한 이유일 것이다. 민주당은 온통 윤 대통령 공세에 화력을 집중하고 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국민들은 망신살이고, 아마 엄청난 굴욕감과 자존감의 훼손을 느꼈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그도 지난 대선 과정에서 '형수 욕설' 녹취록으로 선거 내내 시달렸고, 같은 당 최강욱 의원은 'XX이' 발언으로 징계까지 받은 바 있다. 남을 비판하려면 제 허물도 돌아볼 줄 알아야 한다. 이번 논란이 여야 정치인들에게 '언어의 품격'을 다시 생각하게 하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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