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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 송환' 김동원 감독 "한분이라도 고향 가는 모습 봤으면"

송고시간2022-09-22 1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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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큐멘터리 '2차 송환'은 2000년 9월 비전향 장기수 송환 당시 북한으로 돌아가지 못한 어르신들 이야기다.

전향서를 썼다는 이유로 송환 대상에서 제외된 비전향 장기수 46명이 이듬해 전향서 작성은 무효라고 주장하며 2차 송환 운동을 시작했다.

지난 21일 서울 광화문에서 만난 김동원 감독은 "단 한 분이라도 송환되는 모습을 보고 싶다. 그게 안 된다면 유해라도 보내드려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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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년 '송환' 후속 다큐멘터리

김동원 감독
김동원 감독

[시네마 달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김계연 기자 = "2차 송환을 신청한 비전향 장기수 가운데 거동할 수 있는 분이 세 분밖에 없습니다. 김영식 선생처럼 30년 넘게 송환 운동을 했지만 고향에 못 가시는 분들이 있었다는 기록을 남겨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다큐멘터리 '2차 송환'은 2000년 9월 비전향 장기수 송환 당시 북한으로 돌아가지 못한 어르신들 이야기다. 전향서를 썼다는 이유로 송환 대상에서 제외된 비전향 장기수 46명이 이듬해 전향서 작성은 무효라고 주장하며 2차 송환 운동을 시작했다. 21년이 지난 현재 생존한 장기수는 9명, 평균 나이는 91세다.

1962년 남파돼 27년을 감옥에서 지낸 김영식(90) 할아버지가 영화 주인공이다. 지난 21일 서울 광화문에서 만난 김동원 감독은 "단 한 분이라도 송환되는 모습을 보고 싶다. 그게 안 된다면 유해라도 보내드려야 한다"고 말했다.

'2차 송환'의 김영식 할아버지
'2차 송환'의 김영식 할아버지

[시네마 달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김 감독의 전작 '송환'(2004)은 비전향 장기수 62명이 북한으로 돌아간 1차 송환을 다뤘다. 어르신들을 처음 촬영하기 시작한 1990년대 초반에는 송환 절차 자체를 상상하기 어려웠다. 2000년 6월 당시 김대중 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정상회담을 하면서 남북 화해무드를 타고 일이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이후 대통령이 다섯 번 바뀌는 동안 2차 송환 운동은 거의 진척이 없었다. 다큐멘터리 '2차 송환'이 20년 넘게 걸릴 거라고는 김 감독도 예상하지 못했다. 그는 "어르신들 나이가 아흔이 되고 이제는 영영 기회가 없겠다 싶어서 북한에 못 가시는 걸로 엔딩을 생각했다"며 "김영식 선생이 청와대 앞에서 일인시위 하는 장면을 엔딩으로 정하고 작업했다"고 말했다.

'2차 송환'
'2차 송환'

[시네마 달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전편 '송환'은 미국 선댄스영화제에서 표현의 자유상을 받는 등 외국 영화제에서 호평받고 국내에서도 비전향 장기수 문제를 환기했다. 그러나 지금은 경색된 남북관계가 장기간 지속되고 통일에 대한 관심도 떨어지면서 비전향 장기수 문제가 주목받기는 어려운 상태다.

"남북정상회담을 하면서 북한 이미지가 좋아지고 그런 와중에 '송환'을 개봉할 수 있었습니다. 영화가 2차 송환 운동에도 기여했으면 하는 바람이 있었죠. 어렵지 않게 성사될 걸로 생각했는데 이명박 시절부터는 송환의 송자도 꺼내지 못했습니다. 송환 운동을 해도 울림이 없고 듣는 사람도 없었죠. 이제 남북관계에 대한 생각이 냉소적으로 바뀐 것 같습니다."

[시네마 달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시네마 달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김 감독의 부모는 북한에 고향을 두고 내려온 실향민이다. 세대를 거듭할수록 통일에 대한 관심이 줄어드는 게 비전향 장기수 문제 해결을 더욱 어렵게 하는 요소다. 그는 "아버지 세대는 남북이 원래 한 나라였기 때문에 갈라진 게 이상했지만, 이제는 아예 다른 나라라고 생각한다"며 "꼭 송환 문제보다는 통일에 대해 관심을 두게 하는 기회가 많아졌으면 한다"고 말했다.

18년 만의 속편 '2차 송환'은 오는 29일 개봉한다. 이번엔 송환 장면을 넣지도 못했지만, 김 감독은 몇 분 남지 않은 비전향 장기수들을 계속 카메라에 담고 있다. "카메라 하나 들고 가서 찍고 있습니다. 농담으로 '3차 송환'이라고 합니다. 어르신들이 주변에 남긴 흔적이 굉장히 많아요. 결국 송환을 보지 못하고 눈을 감았다는 이야기가 될 것 같습니다."

dad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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