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 본문 바로가기 메뉴 바로가기

연합뉴스 최신기사
뉴스 검색어 입력 양식

[택시 왜안잡혀] ①심야 밤거리서 하염없는 기다림

송고시간2022-09-21 07:02

beta

모임을 마친 사람, 야간 근무를 끝낸 직장인이 뒤섞인 거리 이곳저곳에선 "안 잡힌다"는 '조급한 푸념'이 들렸다.

팬데믹 이후 일상은 점점 회복하고 있지만 심야 택시난은 나아질 기미가 전혀 보이지 않고 있다.

개인택시 3부제 해제와 같은 대책이 나왔지만 시민들은 체감하지 못하는 분위기다.

요약 정보 인공지능이 자동으로 줄인 '세 줄 요약' 기술을 사용합니다. 전체 내용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기사 본문과 함께 읽어야 합니다. 제공 = 연합뉴스&줌인터넷®

"한국에서도 우버 허용할 때"…플랫폼 다양화 목소리 커져

"택시요금 인상하려면 대중교통 확대도 병행해야"

"제발 한 대만"…강남역 앞 택시 잡는 시민의 모습
"제발 한 대만"…강남역 앞 택시 잡는 시민의 모습

[촬영 이승연]

(서울=연합뉴스) 박규리 이승연 기자 = 19일 오후 9시30분께 종각역 사거리에 선 백모(45) 씨는 휴대전화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심야라고 하기엔 이른 시간인데도 택시 예약 앱으로 좀처럼 택시가 잡히지 않았다.

그는 "늦은 시간대가 아닌데 일반 택시는 안 잡혀서 모범택시를 예약해야 했다"며 "조금 더 일찍 가서 집에서 쉬는 대가라고 생각하지만 속이 쓰리긴 하다"고 했다.

밤 11시가 가까워지자 귀가하려는 이들의 표정은 더 초조해졌다.

모임을 마친 사람, 야간 근무를 끝낸 직장인이 뒤섞인 거리 이곳저곳에선 "안 잡힌다"는 '조급한 푸념'이 들렸다.

"얘 먼저 보내게 택시 좀 빨리 잡아.", "안 잡히는 걸 어떡해."

취한 친구를 부축하던 한 일행은 작은 말싸움을 벌이기도 했다.

팬데믹 이후 일상은 점점 회복하고 있지만 심야 택시난은 나아질 기미가 전혀 보이지 않고 있다.

개인택시 3부제 해제와 같은 대책이 나왔지만 시민들은 체감하지 못하는 분위기다.

중구 명동에서 만난 회사원 전모(27)씨는 밤 11시부터 새벽 1시까지가 '택시 대란의 절정' 시간대라고 했다.

전씨는 "절정 시간대엔 벤티나 블랙을 타야 한다. 1만원이면 될 거리를 이 시간대엔 5만원이나 내고 가야 한다"라며 고개를 저었다.

같은 시간대 강남역도 상황은 다르지 않았다.

밤 11시가 넘어 자정으로 향하면서 택시 잡기를 포기한 듯 인도의 벤치에 주저앉아 휴대전화만 하염없이 보는 사람이 늘어났다.

택시 예약 앱을 더는 믿지 못하겠다는 듯 갑자기 벌떡 일어나 강남대로 변에서 손을 휘젓는 '고전적' 방식으로 택시를 잡으려고 안간힘을 쓰는 사람도 보였다.

친구 세 명과 택시를 기다리던 이모(28)씨는 "가장 멀리 사는 친구가 한 대 잡았다"며 "일단 다 같이 탄 뒤 중간에 한 명씩 내려달라고 하고 안되면 요금을 더 내겠다고 흥정해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빈차 아녜요"…심야 손님 태운 택시행렬
"빈차 아녜요"…심야 손님 태운 택시행렬

[촬영 박규리]

사용자가 가장 많다는 카카오택시 이외의 다른 플랫폼으로 '택시난'을 피해 보려는 사람도 점점 생겨나고 있다.

은평구 응암동에 사는 이민희(28)씨는 "기본적으로 카카오택시를 쓰지만 급할 땐 아이엠, 타다 등을 다양하게 이용한다"며 "미국이나 싱가포르에 여행 갔을 때 우버를 타봤는데 한국도 자리만 잘 잡으면 택시 대란도 해결될 것 같다"고 말했다.

택시 대란으로 시민의 불편이 계속되면서 2년 전 '타다금지법'(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 개정안) 통과에 막혔던 우버와 같은 모빌리티 플랫폼의 다양화를 이제 허용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

강남에서 심야버스를 타고 퇴근한 강민우(28)씨는 "타다금지법만 통과되지 않았어도 택시 대란이 일어나진 않았을 것 같다"며 "(기존 '타다'는) 택시 면허에 제한을 받지 않으니 공급이 많아졌을 것이고, 서비스도 상향평준화 됐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우버처럼 플랫폼을 통해 기사가 최대한 수익을 가져갈 수 있는 선순환 구조가 만들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택시 요금을 올려 택시 기사를 늘리겠다는 대안에는 시민에게 부담을 전가한다는 비판이 컸다. 요금을 손보는 대신 대중교통을 연장 운행하는 등 공공서비스 확대가 함께 이루어져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직장인 송모(28)씨는 "택시비 인상엔 찬성하지만 1천원 올라 택시를 못 타게 될 '슬픈' 사람들이 생길 것 같다. 음주 킥보드·자전거 운전자가 분명 많아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그런 사람들을 위해 택시비를 올리려면 심야버스 증차, 지하철 막차 시간 연장과 같은 서비스가 병행돼야 한다"고 요구했다.

중구에서 만난 7년차 택시기사 박모(63)씨도 "기본요금을 3천원에서 3천800원으로 올렸을 때도 손님이 줄긴 했지만 그게 딱 '한 달' 갔다"며 "이미 몇천 원씩 추가 비용 내는 것도 감수하고 타는데 요금 인상보다 버스 등 대중교통 운행 시간을 늘리는 게 더 필요한 것 같다"고 했다.

curious@yna.co.kr, winkite@yna.co.kr

댓글쓰기
에디터스 픽Editor's Picks

영상

뉴스
댓글 많은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