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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습 스토킹범 풀어준 법원…학계 "'보복 우려'도 구속 사유로"

송고시간2022-09-19 07:00

법원, '도주·증거인멸 우려 없다'며 작년 10월 역무원 살해범 영장 기각

학계 "스토킹처벌법에 온라인 스토킹 처벌 조항 구체화해야"

신당역에 마련된 추모 공간
신당역에 마련된 추모 공간

(서울=연합뉴스) 한종찬 기자 = 18일 '역무원 스토킹 피살 사건'이 발생한 서울 지하철 2호선 신당역 여자화장실 입구에 추모공간이 마련되어 있다. 2022.9.18 saba@yna.co.kr

(서울=연합뉴스) 송정은 조다운 기자 = '신당역 역무원 살인사건' 같은 보복 범죄를 예방하기 위해선 가해자에 대한 구속 영장 발부 사유에 '보복 우려'를 포함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19일 법학계에 따르면 김혁 부경대 법학과 교수는 지난해 12월 한국피해자학회 학술지 '피해자학연구'에 실은 '보복범죄 방지와 범죄피해자 보호를 위한 구속제도의 재설계'라는 논문에서 보복범죄 우려가 큰 피의자에게 법원이 적극적으로 구속영장을 발부하도록 규정을 정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교수는 "그동안 구속을 바라보는 시각은 국가와 피의자·피고인의 대립 관계를 중심으로 한 2면적 시각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며 "보복범죄를 방지할 수 없어 피해자 보호에 악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고 꼬집었다.

현재 검찰이 피의자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하면 법원은 증거 인멸과 도주 우려를 중심으로 구속 영장 발부 필요성을 따진다.

이번 신당역 역무원 살해범의 경우 경찰이 지난해 10월 피해자의 고소가 들어왔을 때 구속영장을 신청했으나, 법원은 "주거가 일정하고 증거인멸 및 도주 우려가 없다"며 영장을 기각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교수는 "구속 자체가 항상 피해야 하는 '절대 악'은 아니다"라며 "보복 우려가 있는 경우 구속이야말로 피해자 보호를 위한 가장 효과적인 응급수단"이라고 강조했다.

주요 선진국의 구속영장 발부 요건과 영장재판 결과 불복 절차 유무
주요 선진국의 구속영장 발부 요건과 영장재판 결과 불복 절차 유무

[한국피해자학회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특히 김 교수는 미국, 영국, 프랑스 등 선진국에선 "보복범죄 또는 피해자 위해와 관련되는 내용을 독자적인 구속 사유로 규정하고 있다"며 '피해자 등 위해 우려'를 독자적 구속 사유로 규정하고, 구속영장 기각에 대한 불복제도를 도입하자고 주장했다.

스토킹처벌법에 규정된 '반의사 불벌' 조항을 폐지해야 한다는 주장도 학계에선 일찌감치 제기됐다.

심영주 인하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와 이상한 충북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올해 4월 법조협회 학술지 '법조'에 '스토킹범죄 처벌법 개정 논의에 대한 검토 및 제언'이라는 논문을 싣고 "피해자 보호를 위해 반의사불벌 적용은 삭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주장했다.

저자들은 스토킹처벌법이 '스토킹 행위'를 폭넓게 규정해 과도한 처벌로 이어지는 것을 막고, 사건 처리에 피해자 의사를 충실히 반영하기 위해서 '반의사 불벌' 조항이 만들어졌다고 취지를 설명했다.

그러나 지난해 성폭행 신고 여성에게 앙심을 품고 그 가족을 살해한 이석준 사건에서처럼 "피해자가 처벌을 원한다는 의사를 적극적으로 표시하기 어려울 수 있고, 회유·협박에 의해 합의를 강요당하는 등 2차 피해가 발생"한다는 게 저자들의 지적이다. 이런 이유로 반의사불벌 조항을 삭제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번 사건 이후 법무부와 대검찰청은 스토킹처벌법의 반의사불벌 조항 폐지 추진·스토킹범죄 원칙적 구속 수사 등 대책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영장실질심사 법정 들어가는 여성 역무원 살해범
영장실질심사 법정 들어가는 여성 역무원 살해범

(서울=연합뉴스) 김주성 기자 = 서울 지하철 2호선 신당역 여자 화장실에서 20대 동료 여성 역무원을 살해한 전 모씨가 16일 오후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법 법정으로 들어가고 있다. 2022.9.16 utzza@yna.co.kr

사진 유포, 계정 사칭과 같은 온라인 공간에서의 스토킹 범죄도 처벌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신상현 헌법재판소 헌법연구원은 올해 펴낸 '스토킹 처벌법상 스토킹 범죄 구성요건에 대한 비판적 고찰' 논문에서 "스토킹 범죄 처벌법이 온라인 공간에서의 범행 양태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신 연구원은 피해자에게 물리적으로 접근해 위협을 가하는 행위 이외에도 온라인 공간에서 피해자의 개인정보나 사진 등을 유포하거나 피해자로 사칭해 계정을 만들어 활동하는 방식의 '사이버 스토킹'이 빈번하게 이뤄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따라 스토킹처벌법에 '정보통신망을 이용해 개인정보, 내밀한 사적 영역에 관한 사실 또는 촬영물(복제물 포함)을 배포 또는 게시하는 행위'나 '상대방인 것처럼 사칭하고 상대방에 대한 비방을 일으키는 정보 또는 사실을 배포 또는 게시하는 행위' 등을 추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신 연구원은 "온라인상의 유포 행위는 그 파급력이나 관련 데이터의 무한복제 가능성을 고려할 때 피해자의 인격권,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 개인정보자기결정권을 중대하게 침해할 수 있고, 피해자 사칭 역시 피해자에 대한 부정적 사회적 평가를 만들어 낼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곳에선 편히 쉬세요'
'그곳에선 편히 쉬세요'

(서울=연합뉴스) 한종찬 기자 = '역무원 스토킹 피살 사건'이 발생한 서울 지하철 2호선 신당역 여자화장실 입구에 마련된 추모공간에서 18일 한 시민이 추모 메시지를 남기고 있다. 2022.9.18 sab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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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luc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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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youtu.be/6UC25-r_1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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