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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물난리에 표지석만 남은 포항 대송면 사찰…"목숨만 겨우 건져"

송고시간2022-09-13 1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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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오전 경북 포항시 남구 대송면 운제산 자락 산길을 따라 차를 몰고 갔다.

대각리에서 산여리로 가는 동안 길 주변으로는 곳곳에 산사태 흔적이 보였다.

이 건물은 정토사란 사찰이지만 사찰 흔적이라고는 길옆에 세워놓은 표지석 외에는 찾아보기 어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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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면 대화천 주변 둑 곳곳 무너져 응급 복구 한창…논·밭 토사 매몰

크게 부서진 사찰
크게 부서진 사찰

(포항=연합뉴스) 손대성 기자 = 제11호 태풍 힌남노로 경북 포항에 큰 피해가 난 가운데 13일 포항시 남구 대송면 한 사찰이 심하게 부서져 있다.
이 사찰에서 요사채로 쓰는 건물 외에 법당, 산신각, 용왕당, 밭 등이 모두 물에 쓸려 떠내려갔다. 2022.9.13 sds123@yna.co.kr

(포항=연합뉴스) 손대성 기자 = 13일 오전 경북 포항시 남구 대송면 운제산 자락 산길을 따라 차를 몰고 갔다.

대각리에서 산여리로 가는 동안 길 주변으로는 곳곳에 산사태 흔적이 보였다.

약 3㎞를 가자 크게 파손된 샌드위치 패널 형식의 건축물이 나타났다.

이곳에서는 해병대원 5~6명이 안에 있던 집기를 밖으로 들어내느라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었다.

이 건물은 정토사란 사찰이지만 사찰 흔적이라고는 길옆에 세워놓은 표지석 외에는 찾아보기 어려웠다.

사찰 인근 하천이 범람하면서 모든 걸 휩쓸고 갔다.

요사채로 쓰는 이 건물 외에 법당과 산신각, 용왕당, 밭, 마당 등은 물난리에 모두 떠내려가 흔적도 찾아볼 수 없었다.

하천 건너편 산에서는 산사태로 토사와 암석이 아래로 흘러내려 태풍 때 상황이 얼마나 심각했는지 짐작할 수 있었다.

다행히 사찰에 있던 스님은 태풍 전날 다른 지역으로 대피해 별 탈은 없었다.

이 사찰 신도는 "산사태로 토석이 하천을 막아서면서 범람한 것 같다"며 "건질 수 있는 것이 아무것도 없다"고 말했다.

길을 따라 상류로 더 가자 크게 파손된 식당 건물이 보였다.

식당 업주는 "태풍 전날에 시내로 대피한 덕분에 목숨만 건졌다"고 털어놓았다.

이 일대 길 주변에는 산사태 흔적이 곳곳에서 보였고 쓰러진 전봇대도 많았다.

그나마 최근 응급복구로 길이 뚫렸고 전기가 가동돼 주민 불편이 줄었다고 했다.

주택과 상가 90% 이상 침수 피해가 난 대송면 제내리에서는 침수된 가재도구와 전자제품을 치우는 작업이 상당히 많이 진행돼 있었다.

그러나 대송면행정복지센터 근처에 있는 남성초등학교는 복구가 제대로 되지 않아 학생들이 도시락으로 점심을 먹었다.

물에 잠긴 급식실과 조리실은 청소가 한창이었다.

자원봉사자들은 학교 기자재를 씻어내느라 바삐 움직였다.

학교 관계자는 "당분간 학생들이 도시락으로 점심을 먹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대송면에서 장기면으로 넘어가자 곳곳에서 태풍 피해가 드러났다.

면소재지에는 주택과 상가 60채가 침수됐지만 어느 정도 복구가 끝난 상태였다.

그러나 면소재지를 관통하는 장기천 둑이나 경사면 곳곳이 유실돼 군과 행정당국이 응급복구를 하느라 중장비를 동원해 분주하게 움직였다.

아직 사거리 신호등에 불이 들어오지 않아 차들은 눈치를 보며 건너야 했다.

장기면 금오리 논에는 벼가 쓰러져 있었고 상류에서 떠내려온 곤포 사일리지가 여기저기 흩어져 있었다.

지방하천인 대화천 주변 둑이 곳곳에서 무너져 굴착기와 덤프트럭으로 쌓인 흙을 퍼내고 둑을 임시 복구하는 모습이었다.

하천 주변 길은 곳곳에서 끊어져 있었다.

토사로 매몰된 논이나 사과밭, 고추밭은 일일이 세기 어려울 만큼 많았다.

신계리에서 만난 한 80대 주민은 "여기서 평생 살았지만 이만큼 물이 넘친 적은 없었고 이렇게 피해가 큰 적도 없었다"며 "비가 조금만 더 왔으면 마을 전체가 쑥대밭이 될 뻔했다"고 말했다.

하천 토사 준설
하천 토사 준설

(포항=연합뉴스) 손대성 기자 = 제11호 태풍 힌남노로 경북 포항에 큰 피해가 난 가운데 13일 포항시 남구 장기면 대화천에서 작업자들이 중장비를 동원해 하천을 응급 복구하고 있다. 2022.9.13 sds123@yna.co.kr

여기저기 흩어진 조사료 더미
여기저기 흩어진 조사료 더미

(포항=연합뉴스) 손대성 기자 = 제11호 태풍 힌남노로 경북 포항에 큰 피해가 난 가운데 13일 포항시 남구 장기면 한 논에 상류에서 떠내려온 조사료 더미가 여기저기 흩어져 있다. 2022.9.13 sds123@yna.co.kr

부서진 식당
부서진 식당

(포항=연합뉴스) 손대성 기자 = 제11호 태풍 힌남노로 경북 포항에 큰 피해가 난 가운데 13일 포항시 남구 대송면 한 식당 건물이 심하게 부서져 있다. 2022.9.13 sds123@yna.co.kr

침수된 학교 기자재
침수된 학교 기자재

(포항=연합뉴스) 손대성 기자 = 제11호 태풍 힌남노로 경북 포항에 큰 피해가 난 가운데 13일 포항시 남구 대송면 남성초등학교에서 자원봉사자들이 침수된 기자재를 씻고 있다. 2022.9.13 sds123@yna.co.kr

sds123@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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