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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K!제보] 태풍 피해자 대출상환 유예해준다?…기간 끝나면 '상환금 폭탄'

송고시간2022-09-22 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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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과 동떨어진 힌남노 태풍 금융지원대책에 피해지역 주민들이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정부는 지난 6일 태풍 힌남노로 인해 피해를 본 가계와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한 금융지원방안을 발표했다.

해당 내용에 따르면 피해사실확인서를 제출하면 "금융권은 태풍 피해 가계에 대해 일정 기간(6개월~1년) 대출원리금 만기 연장, 상환유예, 분할상환 등을 지원한다"고 나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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힌남노 피해지역 주민 "피해 복구해야 하는데 6개월 뒤에 목돈이 생기겠나"

금융위 "분할상환은 코로나19와 같은 특수 상황에서만 도입"

태풍 힌남노로 인한 하얀 물보라
태풍 힌남노로 인한 하얀 물보라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박주하 인턴기자 = 현실과 동떨어진 힌남노 태풍 금융지원대책에 피해지역 주민들이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정부는 지난 6일 태풍 힌남노로 인해 피해를 본 가계와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한 금융지원방안을 발표했다.

해당 내용에 따르면 피해사실확인서를 제출하면 "금융권은 태풍 피해 가계에 대해 일정 기간(6개월~1년) 대출원리금 만기 연장, 상환유예, 분할상환 등을 지원한다"고 나와 있다.

유예 방식은 개별회사별 재량으로 뒀다.
유예 방식은 개별회사별 재량으로 뒀다.

[금융위원회 보도자료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그러나 해당 대책이 구체적인 유예방식을 규정하고 있지 않아 태풍 피해 현장의 목소리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해 9월까지 신청 가능했던 소상공인 대상 코로나19 금융지원대책에서는 '연착륙방안'을 통해 유예기간 만큼 만기일을 연장하고 기존 월 상환금액과 비슷한 금액으로 원리금을 분할상환할 수 있도록 했다.

반면 이번 대책에서는 유예기간 종료 후 원리금 분할상환 등의 방안이 구체적으로 제시되지 않았다. 이에 금융기관별 자체 규정에 따라 유예 방식을 정하면서, 대부분 유예기간 종료일에 유예기간의 상환금을 한 번에 상환하도록 하고 있다.

코로나19 지원대책(좌)과 대부분 은행이 도입한 힌남노 피해 대출상환 유예방식(우)
코로나19 지원대책(좌)과 대부분 은행이 도입한 힌남노 피해 대출상환 유예방식(우)

경기도 광주시에 거주하는 A씨는 대출원리금 6개월 납부 유예를 신청하기 위해 주거래 은행인 산림조합중앙회에 방문했지만 "6개월 유예를 하면 7개월째 되는 달에 밀린 6개월 치를 한 번에 납부해야 한다"는 은행의 안내를 받고 유예를 포기했다.

그는 "당연히 6개월 유예하면 유예기간만큼 납부일을 6개월 늘려주는 대책일 줄 알았다"며 "태풍 피해 복구만 최소 3개월이 걸리고, 그동안 수익이 나지 않는데 6개월 뒤에 목돈이 생기겠느냐"고 말했다.

A씨는 매달 240만원의 대출상환금과 더불어 침수된 하우스, 소나무, 블루베리 농지 등 3억 가까이 되는 손실을 복구해야 한다. 그는 "대출 유예는 6개월 뒤 목돈을 마련할 수 없을 것 같아 당분간 지인에게 돈을 빌려 대출금을 낼 계획"이라고 했다.

산림조합중앙회 관계자는 "이번 태풍 대책은 유예 기간 연체 불이익을 주지 않는 것일 뿐, 7개월 차에 유예기간 간의 금액을 전액 납부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산림조합중앙회 이외에도 농협은행, 하나은행 등 대부분 이와 같은 유예 방식을 도입하고 있다.

이와는 달리 제주은행은 자체적으로 '연착륙 방안'과 같이 유예기간만큼 만기일을 연장해 대출원리금을 분할상환할 수 있도록 해 눈길을 끈다.

제주은행 관계자는 "코로나19 대책 때와 달리 정부에서 정한 구체적 유예 방식은 없지만, 태풍 피해자들의 부담을 줄이기 위해 유예기간 만큼 만기일 연장을 해드리고 있다"고 말했다.

[정책브리핑 발표자료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정책브리핑 발표자료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코로나19 당시에는 특수한 상황을 고려해 분할상환을 할 수 있도록 했던 것"이라며 "당시 은행의 부담 가중에 대한 우려가 나올 정도로 파격적인 결정이었다"고 설명했다.

A씨는 "태풍으로 인한 경제적 피해에도 이겨내 보자는 마음이 있었지만,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대책이나 지원이 없어 힘이 빠진다"며 "정부 차원에서 현실적으로 도움이 되는 세심한 대책을 마련해줬으면 한다"고 전했다.

aristo2002k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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