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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위기현장을 가다] "알래스카 영구동토 녹는중…멈추기엔 이미 늦어"

송고시간2022-09-08 0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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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위기는 인류에게 재앙으로 다가오고 있습니다.

탄소중립을 위한 전 세계적 노력에도 아랑곳없이 기후변화가 초래하는 위기의 수위는 해마다 높아지고 있습니다.

'기후위기의 최전선'으로 불리는 미국 알래스카주에서는 지구촌에서 일어나는 거의 모든 기후변화의 양상을 목격하고 체감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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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래스카대 김용원 교수 "온실가스 배출 줄여 늦출 수 있느냐가 과제"

따뜻한 날씨에 벼락이 불씨 된 산불도 증가세

[※ 편집자 주 = 기후위기는 인류에게 재앙으로 다가오고 있습니다. 탄소중립을 위한 전 세계적 노력에도 아랑곳없이 기후변화가 초래하는 위기의 수위는 해마다 높아지고 있습니다. 연합뉴스는 북미, 유럽, 아시아, 중동, 중남미, 아프리카 등 글로벌 특파원망을 가동해 세계 곳곳을 할퀴고 있는 기후위기의 현장을 직접 찾아갑니다. 폭염, 가뭄, 산불, 홍수 등 기후재앙으로 고통받는 지구촌 현장을 취재한 특파원 리포트를 연중기획으로 연재합니다.]

느린 속도로 녹고 있는 아얄릭 빙하
느린 속도로 녹고 있는 아얄릭 빙하

(수어드[미 알래스카주]=연합뉴스) 강건택 특파원 = 지난달 30일(현지시간) 해상에서 촬영한 미국 알래스카주 아얄릭 빙하의 모습. 다른 알래스카 빙하들과 달리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자태를 유지하고 있다. 2022.9.6 firstcircle@yna.co.kr

(앵커리지=연합뉴스) 강건택 특파원 = '기후위기의 최전선'으로 불리는 미국 알래스카주에서는 지구촌에서 일어나는 거의 모든 기후변화의 양상을 목격하고 체감할 수 있다.

전 세계 평균의 배 이상인 온난화 속도로 빙하와 해빙(海氷), 영구동토층이 빠르게 녹는 것은 물론 뜨겁고 건조한 날씨로 대규모 산불이 잦아졌고 최근엔 천둥·번개를 동반한 비도 더 많이 내린다.

이러한 기후변화 현상은 알래스카를 넘어 북미 대륙, 더 나아가 전 세계에 직간접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우려다.

알래스카의 영구동토층 분포
알래스카의 영구동토층 분포

(앵커리지=연합뉴스) 강건택 특파원 = 미국 알래스카주의 영구동토층 분포도. 페어뱅크스 알래스카주립대 블라디미르 로마노프스키 교수 분석. firstcircle@yna.co.kr [페어뱅크스 알래스카주립대 김용원 교수 제공]

◇ 김용원 교수 "동토 녹으면 온실가스 더 나와…탄소배출 줄여야"

페어뱅크스 알래스카주립대 김용원 교수는 연합뉴스에 "육상에 2가지, 바다에 1가지 얼음이 있다. 바다에 있는 해빙, 지표면에 있는 빙하, 그리고 땅속에 있는 것이 동토"라며 "이 세 가지 얼음이 다 녹고 있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이 대학 국제북극권센터에서 영구동토 융해에 따른 온실가스 방출을 연구하고 있다.

이 얼음의 현재 상태에 주목해야 하는 것은 기온 변화에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최근 다른 지역보다 극지방의 온도가 더 가파르게 높아지고 있어 이를 더 자세히 관찰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중 빙하와 해빙은 육안이나 위성사진을 통해 녹아 없어지는 정도를 쉽게 관찰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기후변화의 바로미터로 활용된다.

하지만 더 심각한 위협 요소는 바로 땅속 얼음층인 영구동토의 융해(thawing) 현상이라고 김 교수는 강조했다. 땅을 깊이 파서 온도계를 심어야만 영구동토의 변화를 관찰할 수 있는데 지하 깊숙한 곳까지 열이 전달되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리는 만큼 그 변화를 바로 알기란 쉽지 않다.

김 교수의 연구소는 알래스카 송유관을 따라 땅속 20m 지점의 온도를 매년 추적 관찰하는 방법을 쓴다.

그는 "지하 20m 층에서 긴 송유관 라인을 따라 전반적으로 온도 상승이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영구동토층의 온도 상승은 북극에 가까워질수록 더욱 가파르다. 알래스카 북부 데드호스는 1994년까지만 해도 지하 온도가 -8.5℃ 정도였으나, 2020년에는 -5℃로 상승했다.

영구동토가 26년 만에 3.5도 오른 것은 매우 급격한 속도다. 김 교수는 "온난화 영향이 땅 위에서부터 시작되니까 지하 20m 온도가 0.1도만 올라갔어도 지표 위에서는 훨씬 더 더워졌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영구동토의 온실가스 방출 연구하는 김용원 교수
영구동토의 온실가스 방출 연구하는 김용원 교수

[페어뱅크스 알래스카주립대 김용원 교수 제공]

영구동토의 융해는 알래스카 북부와 내륙 지방의 인프라 훼손이라는 직접적 피해로 연결된다. 단단한 땅속 얼음층이 녹으면 지반 침하로 그 위에 있는 건물이나 도로, 교량 등이 붕괴할 수밖에 없다. 미 연방정부는 동토 융해에 따른 인프라 피해로 향후 20년간 최대 60억달러(8조4천억원)의 비용이 발생할 것으로 보고 있다.

페어뱅크스 알래스카주립대도 캠퍼스 내에서 새 건물을 짓다가 싱크홀이 생겨 함몰된 사례가 있다고 했다.

동토 융해로 툰드라 일대의 가문비나무가 넘어질 듯한 위태로운 모습으로 서 있는 '술 취한 나무'(drunken tree) 현상이 관찰되고, 땅이 꺼진 구덩이에 무스(말코손바닥사슴) 등 동물이 빠져 죽는 일도 발생한다.

온난화의 결과인 영구동토의 융해는 다시 온난화를 더욱 가속할 수 있다는 점에서 빙하나 해빙이 녹는 것보다 더 위험할 수 있다.

김 교수는 "영구동토 안의 유기물이 녹으면 박테리아 활동으로 기체가 발생하는데 거기 있는 미생물의 종류에 따라 산소가 있으면 이산화탄소가, 산소가 없으면 메탄이 나오는 것"이라면서 "둘 다 온실가스"라고 말했다.

이 온실가스를 측정하는 일이 김 교수의 연구 주제다.

알래스카 페어뱅크스의 한 연못에서 얼음 아래 갇힌 메탄가스 거품
알래스카 페어뱅크스의 한 연못에서 얼음 아래 갇힌 메탄가스 거품

[페어뱅크스 알래스카주립대 홈페이지 캡처]

특히 이산화탄소보다 온실효과가 20∼30배 강한 메탄의 방출이 더 심각하다고 했다.

김 교수는 "영구동토 융해로 생긴 열카르스트 호수에서 메탄이 끓는 거품처럼 올라오는데 여기에 불을 붙이면 펑하고 터질 정도"라고 말했다.

그는 "올해만 보더라도 어떤 지역은 가뭄, 어떤 지역은 홍수가 나 극단적으로 다른 모습"이라며 "기후변화의 영향은 알래스카를 넘어 지구 단위 규모여서 전 지구적으로 밸런스를 이루면서 일어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금 이러한 (기후변화) 현상은 멈출 수가 없다"며 "그걸 가속하느냐, 아니면 온실가스 배출을 줄여 늦추느냐가 우리의 과제"라고 강조했다.

◇ 대형 산불 휩쓰는 알래스카…"올해만 서울 20배 탔다"

기후변화로 알래스카가 겪는 가장 큰 직접적 피해 중 하나는 갈수록 잦아지고 광범위해지는 산불이다.

알래스카의 산불을 연구해온 미 참여과학자연대(UCS) 서부기후팀 연구원인 칼리 필립스 박사는 연합뉴스에 "고위도 지역의 기온은 전 세계 다른 지역보다 최대 4배 빠르게 상승하는 중"이라며 "1960년대 이후 북미 한대림에서 산불로 타버리는 영역이 두 배로 늘어났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따뜻한 기온 탓에 쌓인 눈이 줄어들고 초목이 건조해지면 불이 나기 쉬운 조건이 된다"며 "알래스카 한대림의 주요 산불 원인은 벼락"이라고 설명했다.

올해 6월 미국 알래스카주 탈키트나에서 발생한 산불
올해 6월 미국 알래스카주 탈키트나에서 발생한 산불

[AP/알래스카주 산립국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온난화로 잦아진 벼락이 알래스카에서 큰 산불이 많아진 이유 중 하나라는 것이다.

2018년 발표된 제4차 미국기후평가(NCA) 보고서 역시 '따뜻하고 건조한 기후'를 산불의 원인으로 지목하면서 1년에 산불로 총 200만 에이커(약 8천100㎢) 이상이 탔다고 집계했다. 서울의 약 13배 넓이다.

사상 최악의 산불이 겹쳤던 2018년 캘리포니아주의 전체 산불 피해 면적이 180만 에이커(약7천300㎢)라는 점을 고려하면 알래스카의 산불 규모가 얼마나 컸는지 짐작할 수 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불탄 면적을 기준으로 알래스카의 산불 피해 역대 '톱4' 중 세 차례가 2000년 이후에 발생했다.

알래스카 산불 전문가 칼리 필립스 박사
알래스카 산불 전문가 칼리 필립스 박사

[태평양기후해법연구소 홈페이지 캡처]

필립스 박사는 "알래스카는 올해 초여름에도 집중적인 산불 피해를 겪었다"며 "7월 이후 산불이 잦아들기는 했지만 올해 들어 이미 300만 에이커(약 1만2천㎢·서울의 20배) 이상을 태운 상태"라고 전했다.

이어 "산불로 발생하는 공기질 악화가 커다란 걱정거리"라며 "지역사회뿐 아니라 수백, 수천㎞ 밖까지 영향을 미친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알래스카 관광산업이 위축되고 숲 생태계가 변하는 것도 산불의 간접적 피해로 볼 수 있다.

산불과 온난화에 따른 지의류와 이끼 감소로 카리부(북아메리카 순록) 개체 수가 줄어들면서 카리부를 사냥하는 육식 동물과 원주민도 피해를 겪는다는 연구 결과도 나왔다.

알래스카에서 기후위기는 현재진행형이다.

기후변화로 개체 수 줄고 있는 알래스카의 카리부
기후변화로 개체 수 줄고 있는 알래스카의 카리부

(앵커리지=연합뉴스) 강건택 특파원 = 1일(현지시간) 미국 알래스카주 앵커리지 남쪽 야생동물보호센터에서 풀을 뜯고 있는 카리부(북아메리카 순록). firstcircle@yna.co.kr

firstcircl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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