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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클리 건강] "정신과 가보고 싶은데 기록 남을까 걱정돼요"

송고시간2022-09-03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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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건강의학과 상담을 받아볼까 생각하다가도, 진료 기록이 남아 향후 취업에 불리해질까봐 두려워 쉽게 용기를 내지 못한다.

우울, 불안, 무기력 등으로 정신 건강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여전히 사회에 팽배한 오해와 편견, 그리고 막연한 불안감 탓에 정신과 방문을 꺼리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누군가 본인의 진료 기록을 들춰볼 수 있는 건 아닌지, 약물 치료를 시작하면 쉽게 중단하지 못하는 것은 아닌지 등 정신과 진료에 대한 통념과 오해에 관한 실상을 서울대학교병원 정신건강의학과 박지은 교수의 도움을 얻어 3일 정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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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병원 박지은 교수 "진료기록은 누구도 본인 허락 없이 열람할 수 없어"

(서울=연합뉴스) 김잔디 기자 = 26세 공무원 시험 준비생 이모 씨는 요즘 들어 우울과 불안감이 심해졌다. 정신건강의학과 상담을 받아볼까 생각하다가도, 진료 기록이 남아 향후 취업에 불리해질까봐 두려워 쉽게 용기를 내지 못한다.

우울, 불안, 무기력 등으로 정신 건강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여전히 사회에 팽배한 오해와 편견, 그리고 막연한 불안감 탓에 정신과 방문을 꺼리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누군가 본인의 진료 기록을 들춰볼 수 있는 건 아닌지, 약물 치료를 시작하면 쉽게 중단하지 못하는 것은 아닌지 등 정신과 진료에 대한 통념과 오해에 관한 실상을 서울대학교병원 정신건강의학과 박지은 교수의 도움을 얻어 3일 정리했다.

◇ 정신과 진료기록, 다른 사람이 열람할 수 있나요?

진료 기록이 남는다는 이유로 정신과 방문을 주저하는 환자들이 많지만 결론부터 말하자면 진료기록은 본인 외 누구도 본인의 허락 없이 열람할 수 없다.

박 교수는 "병원에서 진료 기록을 떼어가기 위해서는 본인이 직접 신청하거나 동의를 해야 하고, 병원이 아닌 건강보험공단을 통해 진료기록을 확인하는 건 본인조차도 온라인으로는 열람이 불가능하다"며 "신분증을 지참해 직접 방문해서 신청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박 교수에 따르면 많은 환자는 국가에서 운영하는 건강보험에 가입돼 있으니 국가가 진료기록을 관리하거나, 공공기관 사이에 진료기록 정보 등을 교류하는 게 아니냐고 의심하지만 사실이 아니다.

또 요즘 개인정보 제공 동의서에 서명할 일이 많다 보니 본인도 모르는 새 부지불식간에 기록이 넘어가는 게 아니냐는 걱정도 많지만 이렇게 진료기록이 공유되지는 않는다고 박 교수는 강조했다.

그는 "환자의 건강 정보가 전산상에서 바로 연계되는 일은 없고, 특히 정신과 진료와 관련해서 채용이나 승진, 입시 등의 이유로 건강보험공단에서 정보를 제공하는 일은 전혀 없다"고 말했다.

정신건강의학과 진료실
정신건강의학과 진료실

[연합뉴스TV 제공]

◇ 정신과 약물, 한번 먹으면 못 끊는다던데 괜찮나요?

정신과 진료에 대해 떠도는 큰 오해 중 하나는 약물에 관한 것이다. 약물 치료가 전혀 효과가 없다거나 약을 한번 먹기 시작하면 중단하기 어렵다는 등 확인되지 않은 정보가 만연하게 퍼져 있다.

우선 많은 정신질환에 대해 약물 치료의 효과가 검증돼 있다는 데에는 의료계에서 이견이 없는 사실이다.

다만 같은 우울증 환자라도 사람마다 잘 맞는 약이 다를 수 있으므로 의사와의 상담 등을 거쳐 적절한 약물을 선택해 복용해야 한다. 이 때문에 다른 사람이 경험한 효과나 부작용 등을 전해 듣거나 인터넷에서 검색해본 뒤 환자 본인에 적용해 예측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

또 약물 치료를 시작하면 의존성 등이 생겨 수년간 먹어야 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큰데, 이 역시 환자마다 다르며 치료 경과에 따라 일정 기간 후에는 복용을 중단할 수도 있다.

박 교수는 "많은 정신질환에 대해 뇌의 생물학적 기전이 밝혀져 왔고 약물 치료의 효과에 대해서도 검증돼 있다"며 "정신질환의 종류에 따라 약물 치료 기간이 다르긴 하지만 흔히 경험하는 우울증, 불안증, 불면증 등은 약물 치료로 호전되는 경우가 많고 약 복용량을 줄여 중단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 우울하긴 한데, 병원 가야 할 정도일까요?

그렇다면 정신과는 언제 가야 할까. 정신 건강 문제는 상처가 나는 등 겉으로 드러나는 질환과 달라 자신도 모르는 새 서서히 악화하는 경우가 많다.

우울함이나 불안을 호소하는 환자들에 정신력으로 이겨내라며 본인이 혼자 극복해야 할 문제로 치부하거나, 누구나 그런 순간이 있다면서 남들도 다 힘들다고 면박을 주는 주위의 시선도 환자가 병원을 찾는 '적기'를 놓치게 하는 요인이다.

실제 많은 환자가 정신과를 찾기 전에 '이게 병인가', '이 정도 문제로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게 맞나' 등을 수없이 고민한다.

박 교수는 "내가 힘든 건 나만이 알 수 있고, 그것에 대해 누구도 '힘든 게 아니야'라고 말할 수는 없다"며 "병원을 가야 할지를 고민할 때는 스스로 느끼는 괴로움과 불편함, 그리고 일상적으로 이어오던 생활이 정신적인 이유로 달라졌는지 등 두 가지 기준을 갖고 판단하면 된다"고 조언했다.

혼자 마음을 추스르거나 가까운 사람과 대화를 하는 등 우울감과 스트레스 해소를 위한 다양한 활동을 했는데도 계속 마음이 힘들고 일상생활로 돌아가기 힘들다면 너무 오래 지체하지 말고 전문가를 찾아달라고도 당부했다.

박 교수는 "정신과에 찾아오는 여정이 힘들지 않기를 바란다"며 "우리가 '나는 소화가 잘 안 돼'라고 말하는 것처럼 '나는 우울증이 있어'라고 아무렇지 않게 말하고 도움받으실 수 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박지은 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박지은 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서울대학교병원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jand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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