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영우 팽나무' 천연기념물 지정 예고에 창원지역 "환영"
송고시간2022-08-25 10:41
지속가능 보존·관광효과 기대…일부 마을 주민, 재산권 제한 우려
(창원=연합뉴스) 김선경 기자 = 인기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에 나와 화제가 된 경남 창원 팽나무가 천연기념물 지정 절차를 밟게 되자 지역사회에서는 대체로 환영하는 분위기를 보인다.
25일 창원시에 따르면 문화재청은 전날 '창원 북부리 팽나무'(의창구 대산면 동부마을 소재)를 오는 30일 국가지정문화재인 천연기념물로 지정 예고하기로 결정했다.
문화재청은 예고기간인 30일 동안 팽나무 주변 주민들을 포함한 각계 의견을 수렴한 다음 문화재위원회 심의를 거쳐 천연기념물 지정 여부를 확정할 예정이다.
창원시는 팽나무가 천연기념물 지정 절차에 들어가자 향후 지역사회에 미칠 관광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지난 18일 드라마가 종영된 이후 평일에는 방문객이 다소 줄었지만, 지난 주말만 해도 500∼600명이 팽나무를 찾은 것으로 알려졌다.
창원시는 이 팽나무가 천연기념물로 최종 지정되면 각종 건축행위에 제한이 있을 수 있는 만큼 우선 간이화장실과 쓰레기 수거함을 설치해 관광객들 편의를 돕고 있다.
특히 주말에는 협소한 주차공간으로 인한 관광객들의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시청 직원 등이 현장에서 교통지도에 나서고 있다.
창원시 관계자는 "천연기념물 지정 추이를 지켜보면서 북부리 팽나무가 창원을 대표하는 또 다른 관광지로 자리 잡을 수 있을지 다각도로 살펴보고 있다"며 "창원시정연구원과 함께 연구해 결론을 얻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7월 29일 경남 창원시 의창구 동부마을 팽나무 앞에서 전영우 문화재청 전체 위원장 겸 천연기념물분과위원장과 분과 위원들이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이 팽나무가 2015년 창원시 보호수로 지정되는 데 기여한 박정기 곰솔조경 대표도 천연기념물 지정 추진에 환영하는 입장을 보였다.
박 대표는 지난해 문화재청 측에 이 나무를 천연기념물 우수 잠재자원으로 추천하기도 했다.
박 대표는 "늦어도 너무 늦은 감이 있지만, 이 나무의 가치를 알아줘서 다행"이라며 "이 나무를 지속 가능하게 보존하는 게 가장 중요한 문제인데, 천연기념물이 되면 잘 관리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지역 맘카페에서도 "이제라도 인정해주니 좋네요"(ID 카페**), "좋은 소식이네요"(후****), "잘됐네요"(얼음*) 등 대체로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다만, 팽나무가 있는 동부마을 일부 주민들은 재산권 행사에 제약이 발생할 것을 우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팽나무가 천연기념물이 되면 문화재보호법 제13조에 따라 역사문화환경 보존지역을 정하는데, 보존지역은 통상 문화재 외곽경계로부터 500m 안에서 결정된다.
해당 범위에서는 기존 주택 증·개축과 신축 등 건축행위에 제한이 있을 수 있다.
동부마을에 있는 36가구(70여 명 거주) 모두 팽나무 500m 범위에 들어가는 것으로 창원시는 파악했다.
이에 문화재청은 오는 9월 중 주민들을 대상으로 설명회를 한 차례 더 개최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창원시는 이달 초 주민설명회를 열고 천연기념물 지정 때 적용되는 일부 규제사항 등에 대해 설명한 바 있다.
창원시 관계자는 "팽나무가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이후 역사문화환경 보존지역 내에서 건축행위를 하게 되면 문화재 관계부서와의 협의를 추가로 거쳐야 하는 등 기존보다는 불편이 예상된다"며 "천연기념물 지정예고 기간 마을 주민들을 포함한 이해 관계인들이 적극적으로 의견을 낼 수 있도록 안내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창원 북부리 팽나무는 수령이 500년 정도인 것으로 추정된다.
주변이 탁 트인 마을 산정에 있는 팽나무는 높이가 16m, 일반 성인의 가슴 높이(약 1.2m 기준) 둘레가 6.8m에 달한다.
특히 나뭇가지와 잎이 달린 최대 폭을 일컫는 수관폭이 27m 정도인 것으로 파악되는데, 같은 종류의 팽나무 중에서도 비교적 크고 오래된 나무에 속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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