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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부 집중호우] '지금 왜 또 장마'에 답은…기후변화도 영향?

송고시간2022-08-09 18:26

비 오는 이유는 설명 가능하지만…기후변화 결과인진 확답 어려워

폭 매우 좁은 비구름대…같은 서울서도 동네별로 강수량 편차

여름철 강수 패턴 변화 두고 이견…"강수 강도는 세졌다"

데크 길 무너진 동원3교 인근
데크 길 무너진 동원3교 인근

(용인=연합뉴스) 9일 경기도 용인시 수지구 동원3교 주변이 폭우로 범람한 동막천 물살에 도로변에 조성된 데크 길이 무너져있다. 2022.8.9 [독자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photo@yna.co.kr

(서울=연합뉴스) 이재영 기자 = "지금 왜 또 장마가…."

8일 시작된 중부지방 집중호우로 많은 시민 머릿속에는 이러한 의문이 생겼을 것이다. 특히 8일 밤 서울 남부지역에 마치 이 지역을 겨냥한 듯 물 폭탄이 떨어지면서 대관절 무슨 난리인지 궁금증도 커진다.

장마는 끝났지만 장마 같은 비가 이어지고 있다.

9일 기상청 설명 등을 토대로 이번 비 원인을 간략히 정리하면 '북쪽에서 내려오는 차고 건조한 공기와 남쪽에서 올라오는 따뜻하고 습한 공기가 만나 우리나라 중부지방쯤에 정체전선을 만들었다'이다.

한랭건조한 공기가 왜 남하하느냐는 묻는다면 '우리나라 동쪽 오호츠크해에 고압능이 자리하고 있어서'가 답이다. 고압능이 벽처럼 대기 동서흐름을 막았고 이에 북쪽 차고 건조한 공기가 우리나라 쪽에서 많이 남쪽으로 내려온 상황이다.

강수량이 많았던 데는 최근 저위도에서 우리나라가 속한 중위도로 수증기들이 몰리는 현상이 발생한 점이 영향을 줬을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밤 서울 남부지역 물 폭탄은 8일 낮 중부지방을 지난 폭넓은 비구름대가 동쪽으로 빠진 뒤 북쪽 한랭건조공기와 남쪽 고온다습공기가 이전보다 세게 부딪히면서 폭이 좁은 비구름대가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비구름대 폭이 서울을 덮지 못할 정도로 좁아 동작구에 시간당 140㎜ 이상 비가 내릴 때 20㎞ 정도밖에 안 떨어진 도봉구엔 비가 내리지 않기도 했다.

비구름대가 왜 서울 남부지역에 걸쳐졌는지 질문에는 '성질이 다른 두 공기가 그곳에서 세력균형을 이뤘다'라는 설명 외에는 답이 어려운 상황이다.

하천 범람으로 사라진 도로
하천 범람으로 사라진 도로

(원주=연합뉴스) 양지웅 기자 = 중부지역에 많은 비가 이어지는 9일 강원 원주시 호저면 산현리 칠봉체육공원으로 가는 외길이 하천 범람으로 막혀 있다. 2022.8.9 yangdoo@yna.co.kr

이번 집중호우 근본 원인이 기후변화인지, 아니면 이번 집중호우를 기후변화의 하나로 봐야 하는지 질문에는 현재 누구도 확답하기 쉽지 않다.

학계에서는 장마를 비롯한 여름철 강수 패턴이 변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970년부터 1990년대 초반까지는 장마라는 단어 뜻처럼 오랜 기간 비가 내린 이후 비 내리기가 끝나면 폭염이 나타났는데 1990년대 중후반부터는 장마전선 생성 전후로도 비가 많이 내릴 때가 있다는 것이다.

올해 장마철엔 '폭우→폭염→폭우'가 이어지는 모습이 나타났다.

기존에는 일직선에 가까운 정체전선이 우리나라를 오랜 기간 오르내리면서 '중부→남부' 또는 '남부→중부' 순으로 차례로 비를 뿌렸다면 최근에는 물결처럼 휜 정체전선에 저기압이 동반되면서 전국에 한꺼번에 비가 쏟아진 뒤 전선이 지나가면 며칠 맑았다가 다시 새 정체전선에 의해 폭우가 내리는 형태다.

북태평양고기압 확장 양상이 달라진 것 등이 원인으로 꼽히는데 양상이 달라진 이유를 명확히 알지는 못한다.

물론 장마철 강수패턴이 변하지 않았다는 분석도 있다.

기초과학연구원(IBS) 기후물리연구단은 역대 가장 긴 장마가 나타났던 2020년 "1973년부터 2020년까지 한반도 여름철 평균 강수량과 극한강수값에서 뚜렷한 장기 변화 추세가 나타나지 않았다"라는 연구 결과를 내놨다.

2020년 당시 북극 이상고온이 장마에 영향을 줬다는 추정이 나왔는데 연구단은 "통계·물리적 근거가 약하다"라고 평가하면서 "지난 수십 년 동안 지속한 온난화가 (장마와 같이) 지역적으로 발생하는 단일 극한 현상과 긴밀히 연결됐다고 증명하는 것은 매우 어렵다"라고 지적했다.

기상청 장마특이기상연구센터장인 장은철 공주대 교수는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장마의 패턴이 변했다고 말하려면 '판도가 바뀌었다'라고 할 정도여야 하는데 그렇다고 하기는 어렵다"라면서 "그보다는 연별 변동성이 큰 상황"이라고 말했다.

여름철 강수 패턴이 변했는지나 그 원인에 대해선 이견이 있을지라도 기후변화가 실재하고 기후변화가 우리나라 강수량 등에도 영향을 줄 것이라는 데는 사실상 이견이 존재하지 않는다.

IBS 기후물리연구단도 "온난화는 실재한다"라면서 "온실가스 배출량을 크게 줄이지 않는다면 2100년 한반도 여름철 강수량은 10~15% 늘어날 것"이라고 밝혔다.

기상청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기후센터는 지난 6월 탄소배출 시나리오에 따른 극한강수량 전망치를 내놨다.

전망치에 따르면 탄소를 현재만큼 또는 현재보다 조금 더 배출하는 경우를 가정한 '고탄소 시나리오'(SSP5-8.5)를 적용했을 때 '100년 재현빈도 극한강수량'이 이번 세기 전반기(2021~2040년)에 약 29%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00년 재현빈도 극한강수량은 현재(2000~2019년) 일누적강수량 기준 187.1~318.4㎜인데 이번 세기 전반기에 이보다 21.4~174.3mm 늘어난다는 것이다.

100년 재현빈도 극한강수량은 '100년 만에 한 번 나타날 강수량'이라는 의미로 확률분포를 이용해 산출한다.

장은철 교수는 "지난 40년간 자료를 보면 강수량은 지역별로 증가한 곳도 있고 줄어든 곳도 있다"라면서 "다만 한 번에 내리는 비의 양, 즉 강수 강도는 세졌다"라고 설명했다.

jylee2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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