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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설] 정국 강타한 '쇄신론'

송고시간2022-08-09 14:25

침수 사망사고 현장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
침수 사망사고 현장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

(서울=연합뉴스) 안정원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9일 서울 관악구 신림동 침수 피해 현장을 방문, 현장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이 반지하 주택에서는 발달장애 가족이 지난밤 폭우로 인한 침수로 고립돼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2022.8.9 jeong@yna.co.kr

(서울=연합뉴스) 신지홍 논설실장 = 한자어인 '쇄신(刷新)'은 '빳빳한 돼지털로 만든 솔로 때를 제거한다'는 어원을 가진 말이다. 쇄(刷)의 부수인 刀(칼도)나 신(新)의 부수인 斤(도끼근)은 각각 칼로 베거나, 도끼로 패 사물의 새 살을 드러낸다는 의미를 드러내는 획이다. 묵은 때나 폐단을 없애고 새롭게 한다는 '쇄신'의 현대적 의미는 여기서 유래했다. 과거 박정희 정권이 공직사회의 폐단과 부조리를 일신한다는 명분으로 대대적으로 진행한 '사회정화 운동'을 지칭하는 용어가 '서정쇄신(庶政刷新)'이었다. 글자 그대로 풀이하면 행정의 전반을 뜯어고친다는 뜻인데 한때 난국 돌파가 필요한 정치인들에게 선호되곤 했다. 관제 용어인 '서정쇄신' 대신 요즘은 '국정 쇄신' '인적 쇄신' 등의 사용이 일반적이다.

이명박, 박근혜 보수정권은 공히 집권 초반 강력한 쇄신의 요구에 직면했다. 2008년 '광우병 쇠고기' 파동으로 지지율이 10%대로 추락하자 이명박 당시 대통령은 청와대 수석 전원교체 카드를 꺼내 들었다. 그해 6월 19일 기자회견에 나선 이 전 대통령은 "뼈저린 반성을 하고 있다"면서 내각ㆍ청와대의 인적 쇄신과 쇠고기 추가 협상, 국민 반대 시 대운하 사업 철회 등을 약속하며 물러섰다. 다음 날 류우익 비서실장을 포함한 청와대 수석비서관 전원이 사퇴했다. 정부 출범 117일 만이었다. 20여 일 뒤 이 전 대통령은 교육과학기술부 장관 등 3개 부처 장관을 교체하는 소폭 개각을 단행하며 '경제 살리기'로 국정운영의 방향을 튼다. 2013년 8월 5일 여름휴가를 마치고 업무에 복귀한 박근혜 당시 대통령은 비서실장과 정무ㆍ민정ㆍ미래전략ㆍ고용복지 수석비서관 등 5명의 참모를 전격으로 교체하는 쇄신 인사를 단행한다. '윤창중 파문'을 비롯한 각종 인사 파동과 공기업 인사 불협화음, 국가정보원의 대선 개입 사태 논란 등에 대한 책임을 묻는 조치였다. 안팎의 예상을 깬 정부 출범 159일 만의 강도 높은 인적 쇄신으로 정ㆍ관가가 술렁였다.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 수행 지지도가 20%로 떨어지면서 '쇄신'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여름 휴가를 마치고 8일 복귀한 윤 대통령은 출근길 도어스테핑(약식 회견)에서 "국민 뜻을 세심하게 살피고 늘 초심을 지키며 국민 뜻을 받들겠다"고 자세를 낮추면서 "국민 관점에서 모든 문제를 점검하겠다"고 말했다. 공론화 없이 '만 5세 입학'을 꺼내 들었다가 평지풍파를 일으킨 박순애 교육부 장관이 같은 날 오후 사퇴했다. 하지만 민심을 달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쇄신의 핵심은 인사라고 한다. 경제와 안보의 초대형 복합위기 국면이다. '승부사' 기질이 남다른 윤 대통령이 어떤 쇄신 카드를 꺼내 들지 주목된다.

sh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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