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honey] 날아가는 타깃을 한방에…스트레스도 박살

Imazine 기자의 '클레이 사격' 체험기
경기도사격테마파크 클레이 사격 체험장에서 방문객이 산탄총으로 날아가는 클레이 접시를 조준하고 있다. [사진/진성철 기자]
경기도사격테마파크 클레이 사격 체험장에서 방문객이 산탄총으로 날아가는 클레이 접시를 조준하고 있다. [사진/진성철 기자]

(화성=연합뉴스) 진성철 기자 = 통쾌한 한 방의 쾌감을 느끼고 싶다면, 클레이 사격에 도전해 보자. 산탄총 방아쇠를 당기는 순간, 팡! 소리가 귓전을 때리고, 퍽! 충격이 어깨에 부딪혀 온다. 공중에서 진홍색 접시가 조각조각 흩어지면 확! 스트레스도 날아간다.

◇ 온몸에 전해지는 쾌감

산탄총으로 날아가는 클레이 접시를 조준하는 체험객 [사진/진성철 기자]
산탄총으로 날아가는 클레이 접시를 조준하는 체험객 [사진/진성철 기자]

빨간 사격 조끼를 입고 사대에 섰다. 총신 가운데가 꺾인 산탄총이 거치대에 놓여 있었다. 담당 코치의 지도에 따라 총의 손잡이를 잡고, 엽탄 두 발을 아래위 약실에 한 발씩 넣었다. 총열 덮개를 잡고 총을 닫았다. "장전된 겁니다." 경기도사격테마파크 담당 코치가 말했다.

산탄총에 엽탄을 장전하고 있다. [사진/진성철 기자]
산탄총에 엽탄을 장전하고 있다. [사진/진성철 기자]

산탄총 개머리판을 오른쪽 어깨에 단단히 견착하고 머리를 숙여 볼을 총에 기대었다. 총구를 바라보며, "아!" 하고 클레이 피전(접시 모양의 이동 표적) 방출을 요청했다. 트랩 하우스에서 오렌지색 피전이 날아올랐다.

날아가는 클레이 피전 [사진/진성철 기자]
날아가는 클레이 피전 [사진/진성철 기자]

피전을 따라 산탄총을 들어 올리다 방아쇠를 당겼다. 귀마개를 했어도 "팡!"하는 소리가 귀를 울렸다. 격발된 산탄총의 반동도 몸에 밀려왔다. 그러나 진홍색 피전은 멀쩡한 모습으로 유유히 도망갔다.

클레이 사격 체험장에서 한 방문객이 산탄총을 격발하고 있다. [사진/진성철 기자]
클레이 사격 체험장에서 한 방문객이 산탄총을 격발하고 있다. [사진/진성철 기자]

"총구 끝에 접시가 보이면 바로 쏘세요."라는 코치의 조언을 새기며 다시 한번, "아!"하고 소리 냈다. 클레이 접시가 땅에서 튀어 올랐다.

전방을 주시하던 눈과 총구 끝이 접시와 만나자 무의식중에 방아쇠를 당겼다. 접시가 공중에서 조각조각 흩어졌다. "오!"하고 탄성이 절로 나왔다.

엽탄에 맞아 공중에서 조각난 클레이 접시 [사진/진성철 기자]
엽탄에 맞아 공중에서 조각난 클레이 접시 [사진/진성철 기자]

연이은 두 발의 사격을 끝내고 총을 내렸다. 손잡이 위 레버를 엄지로 젖힌 뒤, 총신을 꺾었다. 약실 안에 있던 탄피가 짙은 화약 연기를 뿜어내며 자동으로 방출됐다.

산탄총에서 탄피가 방출되고 있다. [사진/진성철 기자]
산탄총에서 탄피가 방출되고 있다. [사진/진성철 기자]

빈 약실을 확인한 뒤 다시 엽탄을 넣어 재장전했다. 총 25발을 쏘는 동안 명중, 실중이 반복됐다. 13발을 맞췄다. "보통보다 잘하셨네요"라고 코치가 얘기했다. 명중의 쾌감은 얼굴에 미소로, 격발의 충격은 어깨에 아픔으로 고스란히 남았다.

클레이 사격 체험장에 총신이 꺽인 채 놓여 있는 산탄총 [사진/진성철 기자]
클레이 사격 체험장에 총신이 꺽인 채 놓여 있는 산탄총 [사진/진성철 기자]

사격이 모두 끝난 뒤 산탄총을 다시 꺾었다. 빈 약실이 보이게 거치대에 안전하게 두고 퇴장했다.

클레이 사격 체험을 마친 뒤 미소가 가득한 한 학생에게 느낌을 물었다. "조금 아팠지만, 반동이 올 때 재미있었어요. 수험생 스트레스가 완전히 날아간 거 같아요."라며 웃었다.

클레이 사격 체험장을 찾은 수험생 [사진/진성철 기자]
클레이 사격 체험장을 찾은 수험생 [사진/진성철 기자]

산탄총을 잡고 가슴이 두근거렸다는 전김성호 씨는 "표적 맞히기가 어려웠지만 타깃이 깨질 때 짜릿했다"며 감탄했다.

◇ 과녁 사격보다 짜릿한 클레이 사격

클레이 사격 [사진/진성철 기자]
클레이 사격 [사진/진성철 기자]

권총이나 소총이 고정된 종이 표적을 맞힌다면, 클레이 사격은 산탄총으로 움직이는 표적을 맞힌다. 날아가는 진홍색 접시가 산탄에 맞아 깨지거나, 빗맞은 채 달아나는 것을 눈으로 바로 확인할 수 있다.

클레이 사격은 1790년 무렵 영국에서 푸른 비둘기를 날려 사격하던 게임에서 유래했다. 그래서 지금도 클레이 접시를 피전(비둘기)이라 부른다. 클레이 접시는 1880년 미국에서 만들어졌다.

산탄총, 엽탄, 클레이 접시 [사진/진성철 기자]
산탄총, 엽탄, 클레이 접시 [사진/진성철 기자]

클레이 사격 종목은 트랩, 더블트랩, 스키트로 나뉜다. 일반인들에게 트랩은 어렵다. 생활체육 동호인 초보자들은 날아가는 접시의 속도가 트랩보다 느린 아메리칸 트랩 경기를 한다.

경기도사격테마파크 관광사격장의 클레이 사격 체험장 [사진/진성철 기자]
경기도사격테마파크 관광사격장의 클레이 사격 체험장 [사진/진성철 기자]

관광사격장에서 일반인들이 접하게 되는 클레이 사격은 아메리칸 트랩과 비슷하다. 클레이 접시가 45˚ 각도 위 방향으로 약 40~60㎞/h 속도로 날아간다.

여러 방식의 산탄총이 있지만 클레이 사격용은 총신의 가운데를 꺾어 약실에 장전하는 중절식 브레이크 액션 방식을 주로 사용한다.

중절식 브레이크 액션 방식의 산탄총과 엽탄, 클레이 접시 [사진/진성철 기자]
중절식 브레이크 액션 방식의 산탄총과 엽탄, 클레이 접시 [사진/진성철 기자]

장전된 산탄총은 약 4㎏으로 여성이 혼자 들기에는 무거운 편이다. 트랩용 산탄총의 총구는 상하쌍대로 12게이지 구경을 주로 사용한다. 총신의 길이는 30인치 정도다.

엽탄은 1발당 약 300개가량의 작은 알갱이를 포함하고 있다. 발사되면, 알갱이들이 약 1m 크기의 둥근 원을 형성하며 날아간다. 유효사거리는 40m 정도다.

클레이 사격장의 트랩하우스에 설치된 클레이 방출기 [사진/진성철 기자]
클레이 사격장의 트랩하우스에 설치된 클레이 방출기 [사진/진성철 기자]

클레이 접시의 주성분은 콜타르와 석회다. 크기는 직경 약 11cm, 높이 약 2.5cm다. 접시 강도는 높이 1m에서 떨어지면 파편 10개로 쪼개지는 정도다. 주로 오렌지색이다.

◇ 군대 소총과 다른 사격감…"여자들이 더 잘 쏴"

생활체육 대축전 클레이 트랩 부분 1위 경력의 김기태 씨가 클레이 사격 보이고 있다. [사진/진성철 기자]
생활체육 대축전 클레이 트랩 부분 1위 경력의 김기태 씨가 클레이 사격 보이고 있다. [사진/진성철 기자]

클레이 사격술은 소총이나 권총과 다르다. 산탄총에는 가늠쇠 가늠자가 없다. 사수는 두 눈을 모두 뜬 채 날아가는 클레이 접시를 주시하며 사격해야 한다.

사대에서 클레이 방출을 요청하면 트랩 하우스에서 접시가 튀어나와 공중으로 달아난다. 다리를 고정한 채 상체를 이용해 총을 움직여 타깃을 따라가야 한다. 특히 처음에 시선을 총구 끝에 두지 않고 트랩 하우스보다 앞에 두고 있어야 재빨리 클레이를 알아챌 수 있다. 이때 총은 몸과 머리에 붙은 채 떨어지지 않아야 명중시킬 수 있다. 담당 코치는 "클레이가 총열 끝과 만나는 순간 바로 방아쇠를 당겨요"라고 반복해서 말했다. 정확히 조준한다는 느낌으로 쏘면 너무 늦다.

클레이 사격용 산탄총 [사진/진성철 기자]
클레이 사격용 산탄총 [사진/진성철 기자]

관광 사격 체험장에서 클레이를 맞추는 개수는 평균적으로 남자들이 6~10개 정도라면, 여자들은 15개 이상, 많을 경우 24개까지도 맞춘다고 한다.

코치는 "남자들은 설명을 듣고도 군대 시절 소총 사격 생각에 무의식중에 반응이 늦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여자들의 경우 산탄총의 무게 때문에 담당 코치들이 총을 같이 잡고 표적을 따라가 주는 이점이 있다.

전진호 관광 사격팀장이 체험객에게 클레이 사격 요령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진성철 기자]
전진호 관광 사격팀장이 체험객에게 클레이 사격 요령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진성철 기자]

전진호 경기도사격테마파크 관광 사격팀장은 "소총 파지와 반대로 총 목(손잡이)을 꽉 잡고 덮개를 가볍게 잡아야 이동 표적을 따라가 맞출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틀 연속으로 사격장을 찾은 이세정 씨는 25발 중 첫날은 19발, 둘째 날은 15발을 맞추는 실력을 뽐냈다.

생활체육 대축전 클레이 트랩 부분 1위 경력의 김기태 씨가 클레이 사격 시범을 보이고 있다. [사진/진성철 기자]
생활체육 대축전 클레이 트랩 부분 1위 경력의 김기태 씨가 클레이 사격 시범을 보이고 있다. [사진/진성철 기자]

김기태 경기도사격테마파크 대리가 클레이 사격 시범을 보였다. 김 대리는 생활체육 대축전 클레이 트랩 부분 1위를 차지한 경력이 있다.

먼저 정면을 향해 두 발을 45도로 벌리며 안정감 있게 섰다. 오른손으로 가운데가 꺾인 베레타 산탄총의 총 손잡이를 쥐고 왼손으로 덮개를 잡았다. 총을 닫은 뒤 개머리판을 어깨에 단단히 견착하고, 볼을 개머리 위에 가볍게 올렸다. 머리를 앞으로 조금 숙여 총열과 눈을 일직선으로 맞추었다. 그리곤 상체와 허리를 이용해 날렵하게 총을 움직였다.

◇ 경기도 사격 테마파크는

하늘에서 본 경기도사격테마파크 [경기도사격테마파크 제공]
하늘에서 본 경기도사격테마파크 [경기도사격테마파크 제공]

클레이 사격 체험을 하러 찾은 곳은 경기도 화성시 초록산에 있는 경기도사격테마파크. 이곳에서 클레이 사격 및 권총, 공기소총, 전투 소총 등 다양한 실탄 사격을 해볼 수 있다. 클레이와 권총 실탄 사격이 가장 인기 있다. BB탄을 사용하는 서바이벌 경기장도 주말에 단체 예약할 수 있다. 클레이 사격은 대구, 창원, 단양사격장 등에서도 체험할 수 있다.

권총 사격 체험장 [사진/진성철 기자]
권총 사격 체험장 [사진/진성철 기자]

기자가 방문한 날엔 가족, 친구, 연인들이 꾸준히 사격장을 찾았다. 만 14세부터 실탄 사격이 가능해 청소년 자녀들과 함께 온 가족도 많았다. 신분증은 반드시 지참해야 한다.

'경기도종합사격장'에서 2018년 '경기도사격테마파크'로 바뀐 뒤 연이어 한 해 약 10만여 명이 찾았으나 팬데믹 여파로 다소 주춤했다. 지난해에는 9만 명가량이 방문하며 이용객이 다시 늘고 있다. 클레이 사격 체험을 한 김경훈 씨는 "방학을 맞아 가족들과 함께 왔다. 군대 사격 이후 30여 년 만에 총을 쏴보니 아이들보다 내가 더 즐거웠다"고 말했다.

약실이 보이게 총신이 꺾인 채 거치된 클레이 사격용 산탄총. 안전줄로 묶여 있다. [사진/진성철 기자]
약실이 보이게 총신이 꺾인 채 거치된 클레이 사격용 산탄총. 안전줄로 묶여 있다. [사진/진성철 기자]

총기 사격은 무엇보다 안전이 중요하다. 음주자 및 심신상실자는 절대 사격할 수 없다. 사대로 들어가기 전에 조끼와 귀마개를 착용하고, 번호가 호출되면 사대로 걸어가 사격 체험을 할 수 있다. 담당 코치인 안전요원 통제에 절대복종해야 하고, 사선에는 사수 외 출입 금지다.

거치된 총기는 안전장치가 연결된 채 안전요원 통제에 따라 만질 수 있다. 체험권을 구매하면 요원이 실탄을 준비한다.

무기고에 보관된 진종호 선수의 총기 [사진/진성철 기자]
무기고에 보관된 진종호 선수의 총기 [사진/진성철 기자]

사격 동호인 선수들이 주말에 사용하는 아메리칸 트랩 경기장도 따로 있다. 정식 사격경기장에는 선수들도 많이 찾아 훈련한다. 무기고에는 사격 월드 스타인 진종오 선수의 총들도 10정 넘게 보관돼 있었다.

※ 이 기사는 연합뉴스가 발행하는 월간 '연합이매진' 2022년 9월호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

zj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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