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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상특보

"누가 봐도 잔병치레 없게 생긴 나, 코로나19 3번 걸렸습니다"

송고시간2022-08-06 07:02

국내 30대 3차감염자 11명 중 1명인 김모씨…"직업상 검사 자주 받아"

3차접종+3번확진=슈퍼항체? "증상은 점점 약해진 듯…안심하면 안 돼"

'오늘도 검사'
'오늘도 검사'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최인영 기자 = 경기도에 사는 30대 남성 김모 씨는 지난달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당혹스러우면서도 익숙했다. 그에게는 세 번째 확진 판정이었기 때문이다.

김 씨는 2020년 11월 중순, 올해 3월 중순과 7월 중순 모두 세 차례나 확진 판정을 받은 코로나19 3차감염자다.

백신접종·감염으로 획득한 면역력이 점차 감소하고 있고, 새 변이가 계속 등장하고 있어 코로나19 재감염 사례는 국내에서도 증가하고 있다. 조만간 국내 재감염률이 5%를 넘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3차감염은 아직 흔하지 않다. 지난달 17일 기준으로 국내 코로나19 3차감염 추정 사례는 119명이고, 이 가운데 30대는 11명이다. 김씨는 11명 중 1명이다.

6일 연합뉴스와 연락이 닿은 김씨는 평소 회사를 제외하고는 사회 활동이 많지 않고, 건강이 약한 편도 아니라고 했다.

백신 접종도 일찌감치 지난해 12월에 3차까지 완료했다.

그는 "올해는 아내가 임신해 더 신경 쓰고 조심했었다"고 말했다.

또 180㎝대 키에 덩치도 좋다는 그는 "누가 봐도 잔병 없게 생긴 체격"이라며 "감기도 1년에 한 번 걸릴까 말까 했다"고 말했다.

다만 직업 특성상 코로나19 검사를 자주 받았다. 그는 업무상 해외 출장도 잦고 직장에 음성확인서를 자주 내야 한다며 "50번 정도 유전자증폭(PCR) 검사를 받은 것 같다"고 말했다.

첫 코로나19 확진도 해외 출장 중에서였다. 당시 셧다운된 유럽의 한 도시에서 격리 생활을 했고, 우여곡절 끝에 한국에 돌아와서도 국립중앙의료원에서 또 격리했다.

나머지 두 번은 모두 국내에서 확진됐다. 오미크론 대유행이 한창이던 3월 직장에 음성확인서를 제출하려고 검사를 받았다가 양성이 떴다. 지난달에는 해외 출장을 위해 검사를 받았다가 또 양성이 나왔다.

김씨는 세 번의 확진 때마다 증상이 각기 달랐다고 설명했다.

그는 코로나19 초기인 1차감염 때는 "미각, 후각이 다 없어지고, 잠도 못 잘 정도로 열과 근육통이 심했다"고 떠올렸다.

오미크론 BA.1 변이가 우세했던 지난 3월 2차감염 때는 약간의 몸살과 기침 정도의 증상이 있었다. BA.2에 BA.5 변이까지 가세한 지난달 3차감염 때는 피로감을 느끼는 정도로 증상이 경미했다.

갈수록 증상이 약해진 것이 바이러스 특성 때문인지, 누적된 감염 이력으로 면역력이 강해진 것인지, 백신 효과인지 등은 확인되지 않았다. '건강 체질' 덕분일 수도 있다.

접종 세 번에 확진 세 번으로 '슈퍼항체'가 만들어졌겠다는 말도 듣지만, 그는 오히려 "자꾸 걸리니 항체가 있긴 있나?" 생각도 든다고 했다.

'숨은 감염자'로 지나갈 수도 있었는데 수시로 검사를 받은 덕분에 확진자로 자주 분류된 것일 수 있다는 추정도 할 법하지만, 그는 전문가나 방역당국의 정확한 설명을 들은 적은 없다고 했다.

거리에서 마스크 쓴 시민들
거리에서 마스크 쓴 시민들

[연합뉴스 자료사진]

매번 달라진 격리 지침이나 대처 방법 등은 헷갈렸다고 한다. 1차감염 때는 14일 격리였는데, 2·3차 때는 7일로 줄었다. 격리에 따른 생활지원금은 2차감염 때만 받았다.

그는 확진자에 대한 사회 인식도 점차 변하는 것을 느꼈다.

김씨는 "1차 때는 '걸리면 죽는다'는 느낌이어서 주변에 말하지 못했다. 친한 지인에게도 사람 많은 곳은 피해서 말했다"고 돌아봤다.

또 "세 번 모두 업무 관련으로 확진된 것이라 회사에서는 걱정을 많이 해주셨다. 시간이 지나면서 다들 한 번씩은 걸리니 또 확진됐다고 하면 웃으면서 '곧 낫겠지'라고 격려하는 정도가 됐다"고 말했다.

하지만 "걸리고 싶어서 걸리는 것도 아닌데 나도 모르게 죄책감이 들 때도 있었다"고 털어놨다.

현재 BA.5 코로나19 재유행이 진행 중이고, 앞으로 새로운 변이가 등장할 때마다 또 다른 유행이 진행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김씨도 어쩌면 4차, 5차감염자가 될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김씨는 "사실 좀 무뎌진 것 같다"고 했다.

그는 "나는 내가 확진된 것까지만 알지, 무슨 변이에 걸렸는지는 모른다. 매년 '그냥 감기에 걸렸네'하는 것처럼 '그냥 코로나19에 걸렸네' 하게 되는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확진이 격리로 이어진다는 것은 부담이라고 했다.

노인이나 기저질환자 등에게 코로나19는 결코 가벼운 사안이 될 수 없다. 경증에 그치지 않고 중증으로 진행되거나 사망에 이를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김씨는 코로나19 확진 경험이 많은 사람으로서 사람들에게 이런 말을 하고 싶다고 밝혔다.

"이미 걸렸다고 해서 안심할 것은 아니다. 나처럼 자주 걸릴 수 있다. 반대로 아직 안 걸렸다고 해서 혹시 코로나19가 나를 피해간다고 생각해도 안 된다."

abbi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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