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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시론] '비상 상황'인지는 모르겠지만 '정상 상황'은 아니다

송고시간2022-08-05 14:42

답변하는 서병수 상임전국위 의장
답변하는 서병수 상임전국위 의장

(서울=연합뉴스) 백승렬 기자 = 국민의힘 서병수 상임전국위원회 의장이 5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제4차 상임전국위원회를 마친 뒤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2022.8.5 [국회사진기자단] srbaek@yna.co.kr

(서울=연합뉴스) 국민의힘 상임전국위원회가 5일 현재의 당 상황을 '비상 상황'으로 결론내렸다. 권성동 원내대표가 당 대표 직무대행 사퇴 의사를 밝히고 배현진ㆍ조수진ㆍ윤영석 최고위원이 사퇴함에 따라 당 지도부인 최고위 기능이 상실됐다고 본 것이다. 오는 9일 전국위에서 당헌 개정과 비상대책위원장 임명이 이뤄질 경우 국민의힘은 비대위 체제로 빠르게 전환될 전망이다. 이준석 대표는 비대위 전환 시 자동으로 대표직을 잃게 된다. 서병수 전국위 의장은 "당헌당규상 비대위가 구성되면 최고위, 지도부가 해산한다는 조항이 있다. 이것은 현재 당 대표 '사고' 유무와 상관이 없는 것"이라고 했다. 이 대표 복귀가 가능한 내용의 당헌 개정안이 상임전국위에 상정됐으나 참석자 40명 중 10명의 찬성을 얻는 데 그치며 불발됐다. 결국 상임전국위의 '비상 상황'에 대한 해석이 '이준석 쫓아내기'를 위한 정지작업이었던 셈이다.

당연히 이 대표는 반발했다. 그는 "당 대표가 내부총질 한다는 문장 자체가 형용모순"이라며 "당 대표가 말하는 것이 정론이고, 그에 대해 반대하는 의견이 보통 반기를 드는 행위"라고 했다. 지난달 26일 윤석열 대통령이 이 대표에 대해 '내부총질이나 하던 당 대표'라고 표현한 문자를 염두에 둔 직접적인 대통령 공격이다. 그는 또 "지지율 위기의 핵심이 뭔지 국민들은 모두 다 안다. 윤핵관의 핵심이라는 사람이 어떤 사람인가. 2017년 대통령 선거에서 3명의 후보를 밀었던 삼성가노(三姓家奴)"라며 장제원 의원을 직격했다. 이 대표 복귀 당헌 개정안을 냈던 하태경 의원은 "이준석을 쫓아내는 편법으로 비대위로 가면 우리 당은 법원으로 간다. 이준석은 대응을 안 할 수 없고 당내 파워 싸움이 멈추지 않는다"고 했다. 실제로 이 대표는 가처분 소송을 준비 중이라고 한다.

생각할수록 희한한 일이다. 대선과 지방선거를 모두 이긴 정당이 곧바로 내분에 휩싸였다. 대통령 국정 수행 지지율은 하루가 다르게 곤두박질친다. 출범 100일도 안 된 새 정부의 정책은 하는 것마다 논란에 휘말린다. 국정의 동력은 찾아볼 수 없다. 이런 당이 비상 상황이냐 아니냐를 가지고 표결까지 했다. 비상 상황이라고 스스로 결론 내리고는 '우리가 비상이 맞다'고 좋아한다. 비상 상황이면 대개 침울하고 괴로워해야 하는 것 아닌가. 내게 유리하게 공천권을 행사할 당 대표가 생기게 됐다고 기뻐하는 것으로 비치는 것조차 부끄러워하지 않는 것 같아 바라보기 낯 뜨겁다. 비상 상황인지는 모르겠지만, 확실히 정상 상황은 아니다.

양비론이 아니다. 이 대표는 성 상납 의혹 수사 결과를 떠나 대표로서 당을 제대로 이끌지 못해 총체적 난국을 초래한 것에 대해 무거운 책임감을 느껴야 한다. 자신의 정치 깃발만 있었을 뿐 리더십은 찾아보기 어려웠던 그간의 대표직 수행을 돌아보아야 한다. 그런데도 자신의 처지가 힘들어지자 연일 대통령과 자당 의원을 겨냥해 '바른 소리'를 해대는 것이 그의 정치적 욕심과 무관하다고 할 수 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억울함과 책임감은 다른 문제다. 친이준석계로 불리는 정미경 최고위원이 "굳이 가처분까지 가서 옳고 그름을 본인이 인정받는 그 길을 가야 되느냐"며 "만약에 가처분에서 이기면 당은 더 혼란해진다. 이쯤에서 당 대표로서 손을 놓을 때가 되지 않았느냐"는 말을 이 대표는 곱씹어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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