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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수선한 與, 이번에는 '尹대통령 사진 설치' 놓고 '시끌'

송고시간2022-07-13 17:20

'윤핵관 원톱' 권성동 견제?…조경태 김태호 등 중진들 잇따라 직격

조문 마치고 이동하는 권성동 원내대표
조문 마치고 이동하는 권성동 원내대표

(서울=연합뉴스) 신준희 기자 = 국민의힘 권성동 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가 지난 12일 서울 종로구 주한일본대사관 공보문화원에 마련된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 분향소를 찾아 조문을 마치고 이동하고 있다. 2022.7.12 hama@yna.co.kr

(서울=연합뉴스) 류미나 기자 = 국민의힘 중앙당사 등에 윤석열 대통령의 사진을 걸자는 권성동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의 제안이 내부적으로 미묘한 파장을 낳고 있다.

중진인 조경태 김태호 의원이 13일 잇달아 권 대행 제안을 공개 비판하고 나선 것이다. 조 의원은 "시대착오적 발상"이라고 직격했고, 김 의원은 우선순위에 문제를 제기하며 가세했다.

이런 작심 발언의 이면에는 최근 내홍 사태를 겪으면서 이준석 대표 징계 사태 이후 '원톱'이 된 권 대행을 필두로 한 '윤핵관'(윤석열 핵심 관계자) 그룹으로 당의 무게중심이 쏠리는 양상에 대한 견제 차원도 깔려 있다는 시선도 있다. 조, 김 의원 모두 차기 당권 도전을 저울질 하고 있다. 권 대행도 잠재적 당권주자로 꼽힌다.

'포스트 이준석' 지도체제 논의라는 급한 불은 껐지만 윤 대통령과 여당 지지율이 동반 하락, 여권내 위기감이 고조되는 상황에서 이래저래 어수선한 모습이 연출되고 있다.

당권 도전이 유력시되는 5선의 조경태 의원은 KBS 라디오에서 권 대행 체제와 관련, "권력이 원내대표한테, 특정 한쪽으로 완전히 쏠림 현상이 발생하는 것"이라며 "권력이 한쪽으로 너무 집중되지 않는가 하는 우려들도 많이 하는 것 같다"고 언급했다.

윤 대통령 사진 설치 논의에 대해서도 "시대착오적 발상"이라며 "지금 대통령 사진을 거는 데 신경 쓸 게 아니라 폭염과 고물가에 고통받는 국민들을 먼저 생각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이어 "여당이 조금 더 분발해야 하는 상황이 바로 이런 점"이라면서 "국민에게 힘을 주는 정당이어야지, 국민의 힘을 빼는 정당이 되어서는 안 된다"고 덧붙였다.

경제위기 상황에서 집권여당이 윤 대통령의 사진 게재 여부에 당력을 소모하는 것 자체가 부적절하다는 취지로 보인다.

긴급 연석회의에서 발언하는 조경태 의원
긴급 연석회의에서 발언하는 조경태 의원

(서울=연합뉴스) 하사헌 기자 = 국민의힘 조경태 의원이 지난 4월 2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검수완박' 법안 강행처리 저지를 위한 당 대표-중진의원 긴급 연석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2.4.21 [국회사진기자단] toadboy@yna.co.kr

김태호 의원은 SNS를 통해 최근 대통령·당 지지율이 동반 하락하는 현상에 "민심의 경고로 받아들여야 한다"면서 "당사에 대통령 사진을 거는 게 급선무가 아닐 것"이라고 언급했다.

김 의원은 "지금 대통령과 정부는 물가 잡기 등 경제 위기 대응에 여념이 없다"며 "당이 민심을 제대로 읽고 대통령과 정부에 가감 없이 전달해야 한다"라고도 적었다.

지지율 하락과 관련해 윤 대통령이나 정부의 책임보다는 '민심 전달 창구'로서 당이 역할을 다하지 못한 탓이라는 의미로 읽힌다.

김 의원은 그러면서 "윤석열 정부가 국민의 기대에 더 잘 부응하도록, 권성동 직무대행이 중심을 잘 잡아가길 바란다"며 뼈있는 '조언'을 남겼다.

인사말 하는 김태호
인사말 하는 김태호

(창원=연합뉴스) 이정훈 기자 = 국민의힘 김태호 의원이 지난 1월 14일 오후 경남 창원시 성산구 창원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경남 선대위 필승결의대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22.1.14 uwg806@yna.co.kr

권 대행의 사진 설치 제안은 지난 11일 비공개 최고위 때 시·도당 등이 요청한 윤 대통령의 사진을 중앙당이 발송하는 건을 논의하는 과정에서 나온 발언이다.

다만 이미 사면된 박근혜 전 대통령, 사면 가능성이 있는 이명박 전 대통령에 대한 형평성 문제 등이 제기될 가능성이 있다는 점 등을 고려해 최종 결정은 보류된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의힘은 과거 이명박·박근혜 정부 시절에는 현직 대통령 사진을 당 대표실 등에 걸었으나, 탄핵 등을 거치며 모두 사라졌다.

그러다 홍준표 대구시장이 자유한국당 대표 시절인 지난 2017년 11월 이승만·박정희·김영삼 전 대통령 사진을 여의도 당사에 걸었다. 고인이 된 대통령 사진만 걸고 있는 셈이다.

minary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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