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고대 학내 노동자 문제로 시끌…"학교가 직접 고용해야"

오보람 기자 기자 페이지

(서울=연합뉴스) 오보람 박규리 기자 = 연세대학교와 고려대학교에서 학내 청소·경비노동자들의 처우 문제를 놓고 집회와 기자회견 등이 잇따라 열리고 있다.

노동조합이 수개월째 임금 인상 등을 요구해왔으나 협상이 지지부진한 상황이 이어지면서 재학생과 동문이 나서 학교 측에 사태를 수습하라고 촉구하는 모습이다.

더불어민주당 우원식, 김성환 의원은 13일 연세대 노조 사무실에서 청소·경비 노동자들과 만나 "연세대가 노동자들을 직접 고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두 사람은 각각 이 학교 토목공학과 76학번, 법학과 83학번이다.

우 의원은 2017년 국회 청소노동자들이 직접 고용된 사례를 언급하며 "그런 기풍이 사회 전체에 퍼지기를 바랐는데 그러지 못해 안타깝다"며 "학교가 노동자를 직접 고용하는 게 맞다"고 했다.

김 의원 역시 "학교가 노동자들을 직접 고용하면서 새로운 틀을 하나 만들면 된다"고 강조했다.

연세대 청소·경비노동자들은 학교 측과 협상이 결렬된 이후 올해 3월부터 시급 440원 인상, 인력 충원, 샤워실 설치 등을 요구하며 집회를 이어왔다.

그 과정에서 재학생 3명이 집회 소음으로 학습권을 침해당했다며 노조 집행부를 상대로 민·형사 소송을 제기했고, 이 학교 출신 법조인 26명이 이들을 지원하는 법률대리인단을 꾸렸다.

연세대 비정규 노동문제 해결을 위한 공동대책위원회(이하 공대위)는 노동자들의 집회를 지지하는 학생 약 3천 명의 연·서명을 받기도 했다.

고려대학교에서도 최근 노동자들이 학교 측에 처우 개선을 요구하자 학생들이 이를 지지하고 나섰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서울지부 고려대분회는 이달 6일부터 고려대 본관을 점거하고 시급 440원 인상과 샤워실 설치, 휴게 공간 개선을 요구하는 철야 농성을 하고 있다.

학생들은 '고려대 청소·주차·경비노동자 문제 해결을 위한 학생대책위원회'를 꾸렸고 13일 학교 본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노동자분들의 시급 440원 인상과 샤워실 설치 요구에 공감하고 지지한다"며 "고려대는 묵묵부답하며 숨지 말고 노동자의 요구에 성실히 응하라"고 촉구했다.

이진우 학대위 간사는 "물가 인상 상황을 고려했을 때 임금 동결은 곧 실질임금 하락을 의미한다. 최저임금 인상액만큼이라도 올려달라는 노동자들의 요구는 과도하지 않다"며 "샤워실 설치도 학내 노동자의 노동권과 건강권 향상을 위해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rambo@yna.co.kr

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022/07/13 13:38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