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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회·시위 분쟁 해결하려면 경찰 '드론' 채증 필요"

송고시간2022-06-13 05:54

입법학연구 논문…"평소에는 조망만, 불법시위 변질 때 촬영"

실종자 수색·테러 대응…경찰, 드론 적극 활용 (CG)
실종자 수색·테러 대응…경찰, 드론 적극 활용 (CG)

[연합뉴스TV 제공]

(서울=연합뉴스) 박규리 기자 = 경찰이 집회·시위 장소에서 드론을 활용해 채증(증거 수집)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제언이 학계에서 제기됐다.

경찰은 실종자 수색, 범인 추적, 교통단속, 집회 현장 채증 등 여러 현장에서 드론을 활용하기 위해 지난 2016년 연구용역을 의뢰한 바 있지만 아직 드론을 본격적으로 사용하고 있지는 않은 상태다.

13일 이희훈 선문대학교 법·경찰학과 교수는 최근 학술지 입법학연구에 발표한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상 경찰의 드론에 의한 채증 규정 연구'에서 이같이 주장했다.

이 교수는 드론 사용을 원칙적으로 금지하는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집시법) 개정안이 국회에서 제출된 것을 두고 "불법·폭력집회자를 정확한 채증을 통해 적절히 형사처벌 하거나 손해배상 등 민사적 분쟁을 원활히 해결하기 어려워진다"고 지적했다.

논문에서 언급된 법안은 작년 4월 더불어민주당 이병훈 의원이 대표 발의한 것으로, 경찰이 향후 드론을 활용해 증거를 수집하지 못하도록 집회 현장에서 무인비행장치 사용을 금지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해당 법안이 아직 상임위에 계류된 상태여서 집회·시위 현장에서의 무인비행장치 사용이 법률로 금지된 상황은 아니다.

다만 현재 경찰의 무인비행장치 운용규칙에도 ▲ 실종아동 등 수색 ▲ 자살위험자 구조 수색 ▲ 재난상황서 인명 수색 ▲ 테러발생 시 인명수색 등 네 가지 경우에만 드론을 사용할 수 있도록 규정돼 있다.

이 교수는 "경찰이 현장에서 일반 카메라 등을 이용해 불법 행위를 평면적으로 채증할 시, 행위 이후에 불법 집회자의 신체 일부 등만 촬영될 확률이 높아 정확한 식별이 어렵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평상시에는 드론으로 녹화 기능 없이 해당 집회를 전체적으로 조망하고, 전체 또는 일부 집회자에 의해 불법·폭력 집회로 변질할 경우 사각지대 없이 신속하고 정확하게 채증할 수 있도록 하는 입법이 예외적으로 필요하다"고 했다.

드론으로 실종자 수색 (PG)
드론으로 실종자 수색 (PG)

[홍소영 제작] 일러스트

미국의 경우 버지니아·플로리다 등 일부 주(州)를 제외한 대부분의 지역에서 경찰이 집회 현장에서 드론을 활용하는 것을 허용하고 있고, 독일도 공공의 안녕·질서에 현저한 위험이 발생한 사유가 있을 땐 드론 촬영이 가능하다고 한다.

이 교수는 "드론 사용을 예외 없이 전면 금지하는 것은 타당성이 낮다"며 "드론으로 채증한 경우 사전이나 사후에 법원 승인을 얻도록 하고, 자료를 일정 기간 한정해 보관·사용·파기하는 등의 규정을 신설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주장했다.

또한 안전 문제와 관련해서는 드론을 조종할 담당 경찰관의 자격 취득 요건과 드론 조종 및 운영 교육 이수 시간, 드론의 재질과 무게, 추락 방지를 위한 안전장치 요건 등에 대한 조항을 신설하면 된다는 의견을 폈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드론을 사용하되 채증한 자료를 오남용하지 않도록 관리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이윤호 고려사이버대 경찰학과 석좌교수는 "신고한 대로 집회를 진행하도록 해, 준법 시위를 유도하는 긍정적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며 "다만 인권침해를 최소화하도록 자료 파기나 법원 증거 제출 등의 규정을 구체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웅혁 건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도 "명확한 법적 증거에 의해 문제가 되는 집회 시위시 책임을 지도록 개인정보가 유출되지 않는 범위에서 적극적으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curiou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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