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민주주의 위기…비자유주의·포퓰리즘·양극화가 위협"
송고시간2022-06-12 15:14
14일 '민주주의와 한국사회' 세미나…신기욱·김호기 교수 등 발표
(서울=연합뉴스) 박상현 기자 = 국내외에서 활동하는 사회과학자들이 현재의 한국 민주주의를 위기로 규정하고 해결 방안을 모색하는 학술 행사가 열린다.
인문사회 출판사 이학사는 '위기의 한국 민주주의'(South Korea's Democracy in Crisis) 출간을 기념해 14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민주주의와 한국사회'를 주제로 세미나를 연다고 12일 밝혔다.
'위기의 한국 민주주의'는 미국 스탠퍼드대 월터 쇼렌스틴 아시아태평양연구소가 지난달 영문판을 출간했고, 이학사가 올가을 한국어 번역본을 펴낼 예정이다.
편집은 아시아태평양연구소장인 신기욱 스탠퍼드대 교수와 김호기 연세대 교수가 함께 맡았다. 필자로는 안병진 경희대 교수, 박명호 동국대 교수, 허성욱 서울대 교수, 정준호 강원대 교수, 이일영 한신대 교수, 빅터 차 조지타운대 교수, 래리 다이아몬드 스탠퍼드대 교수 등이 참여했다.
김호기 교수는 발간 취지에 대해 "박근혜·문재인 정부를 지나면서 보이기 시작한 한국 민주주의 위기를 정치학, 경제학, 사회학, 국제관계론 측면에서 탐구하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한국 민주주의 위협 요소로 비자유주의, 포퓰리즘, 양극화를 꼽았다.
그는 "비자유주의는 자유주의의 빈곤을 뜻하고, 포퓰리즘은 반다원주의를 강화했다"며 "경제와 정치 양극화는 기성 정치에 대한 불신과 혐오를 낳았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극단적 이념 대결의 고착, 법에 의한 정치의 대체, 선동을 야기하는 가짜 뉴스 범람과 탈진실 도래 등이 우려된다"며 "상호 관용과 제도적 자제가 약화하면 민주주의가 무너질 수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우리 자신의 운명을 스스로 결정하는 민주주의를 대체할 정치제도는 이 세상에 없다"며 "2020년대를 맞이해 민주주의를 어떻게 지속시킬 것인지 다시 진지하게 물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신기욱 교수도 "윤석열 정부가 문재인 정부의 실패를 답습하지 않으려면 '법과 원칙'을 강조하는 것만으로는 충분치 않다"며 "관용과 권력의 절제 등 민주주의 정신과 규범에 대한 깊은 성찰과 강한 실천 의지가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세미나에서는 신기욱·김호기 교수 외에도 경제학자인 정준호·이일영 교수가 '한국 경제의 두 가지 분기와 민주화 체제 위기'를 논하고, 법학자인 허성욱 교수가 '한국에서 정치의 사법화, 사법의 정치화'를 주제로 발표한다.
강원택 서울대 교수, 정세은 충남대 교수, 이철우 연세대 교수가 토론자로 나선다.
psh5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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