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볼트' 분손 "2년 안에 200m 19초대까지 뛰고 싶다"
송고시간2022-06-03 14:51

(예천=연합뉴스) 박세진 기자 = 3일 오후 경북 예천스타디움에서 열린 제50회 KBS배전국육상경기대회 남자 대학·일반부 400m 계주 한국 대표팀과 태국의 번외경기에 나선 선수들이 전력으로 뛰고 있다. 왼쪽이 태국 에이스 분손. 2022.6.3 psjpsj@yna.co.kr
(예천=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태국 볼트'라는 애칭에 어울리는 레이스였다.
태국 남자 400m 계주 대표팀 앵커(마지막 주자) 프리폴 분손(16·태국)이 결승선을 통과하는 순간, 태국 400m 계주 신기록이 탄생했다.
분손을 앵커로 내세운 태국 대표팀은 3일 경상북도 예천스타디움에서 열린 남자 400m 계주 기록경기에서 38초56으로 가장 먼저 레이스를 마쳤다.
5월 16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동남아시안(SEA)게임 남자 400m 결선에서 분손이 마지막 주자로 뛰며 우승했을 때 세운 38초58을 0.02초 경신한 태국 신기록이었다.
김국영(광주광역시청), 이규형(경산시청), 고승환(국군체육부대), 이준혁(한국체대)이 순서대로 달린 한국 대표팀의 기록은 39초03이었다.
관중과 취재진은 물론이고 선수들의 시선도 2006년생 스프린터 분손을 향했다.
분손은 이미 태국을 포함한 동남아시아를 뒤흔든 스타 플레이어가 됐다.

(예천=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태국 남자 400m 계주 대표팀이 3일 경상북도 예천스타디움에서 열린 남자 400m 계주 기록 경기에서 1위를 차지한 뒤,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이 태국 에이스 분손. 2022.6.3 jiks79@yna.co.kr
세계육상연맹도 분손을 주목했다.
분손은 동남아시안게임 남자 200m에서 20초37로 우승했다.
세계육상연맹은 "만 16세 이하의 나이에 분손보다 빠른 기록을 낸 선수는 우사인 볼트(자메이카)와 이리언 나이턴(미국) 뿐"이라며 "분손의 이름을 기억하라"고 소개했다.
세계육상연맹에 따르면 만 16세 이하 남자 200m 세계 최고 기록은 1986년 8월생인 볼트가 2003년 7월에 작성한 20초13, 2위 기록은 2004년 1월생 나이턴이 2020년 3월에 세운 20초33이다.

(예천=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태국 남자 400m 계주 대표팀이 3일 경상북도 예천스타디움에서 열린 남자 400m 계주 기록 경기에서 1위를 차지한 뒤, 도핑 테스트를 기다리고 있다. 2022.6.3 jiks79@yna.co.kr
분손은 5월 SEA에서 처음 국제무대에 등장했고, 비공식 경기이긴 하지만 6월 한국에서 생애 두 번째 '타국 레이스'를 펼쳤다.
400m 계주 태국 신기록을 세우며 밝은 표정으로 동료들과 기념 촬영을 한 분손은 "한국에서 즐겁게 생활했고, 좋은 레이스를 했다"고 말했다.
그의 꿈은 '태국 볼트'에 머물지 않는다.
분손은 "2년 안에 200m 19초대 기록을 만들겠다. 이후에는 더 좋은 기록을 내겠다"고 의욕을 드러냈다.
아시아 200m 기록은 셰전예(중국)가 작성한 19초88이다. 아시아 국적 선수 중 200m에서 19초대 기록을 세운 선수는 셰전예와 페미 오구노데(19초97·카타르), 단 두 명뿐이다.
만 20세가 되기 전에 19초대에 진입한 스프린터는 전 세계에서도 볼트(19초93)와 나이턴(19초49), 두 명이 전부다.
육상 불모지였던 태국에서 '아시아를 넘어 세계 중심부 도약'을 꿈꾸는 스프린터가 탄생했다.
jiks79@yna.co.kr
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022/06/03 14:51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