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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다음 소희' 정주리 감독 "분노하는 데 그쳐선 안 돼"

송고시간2022-05-26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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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5회 칸국제영화제 비평가주간 폐막작으로 선정된 '다음 소희'의 정주리 감독은 25일(현지시간) 프랑스 칸에서 한국 취재진과 만나 이렇게 말했다.

'다음 소희'는 특성화고 학생인 소희(김시은 분)가 콜센터에서 실습생으로 일하게 되면서 겪는 일을 그린 작품이다.

이날 상영한 '다음 소희'에서는 정 감독의 분노 섞인 질문이 고스란히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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칸 비평가주간 폐막작…10대 콜센터 실습생 죽음 다뤄

"배두나, 독보적 아우라 지닌 배우이자 굳건한 동지"

영화 '다음 소희' 정주리 감독
영화 '다음 소희' 정주리 감독

[트윈플러스파트너스, 키이스트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칸[프랑스]=연합뉴스) 오보람 기자 = "분노에서 끝나는 게 아니라 계속해서 이 이야기가 사람들의 마음에 남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야 좀 더 희망을 볼 수 있지 않을까요."

제75회 칸국제영화제 비평가주간 폐막작으로 선정된 '다음 소희'의 정주리 감독은 25일(현지시간) 프랑스 칸에서 한국 취재진과 만나 이렇게 말했다.

그는 영화가 스크린 바깥까지 이어지길 바랐느냐는 질문에 "그래서 이 사건을 영화로 만들고 싶었던 것 같기도 하다"고 했다.

'다음 소희'는 특성화고 학생인 소희(김시은 분)가 콜센터에서 실습생으로 일하게 되면서 겪는 일을 그린 작품이다. 2016년 전주에서 실제로 일어난 콜센터 현장 실습생 사망 사건을 모티프로 했다.

정 감독은 한 시사교양 프로그램을 통해 뒤늦게 사건을 접한 뒤 지난해 1월부터 시나리오를 쓰기 시작했다고 한다.

그는 "아직 성년도 되지 않은 아이들이 도대체 왜 이런 일을 겪는지 기가 막혔다"며 "영화를 준비하면서도 비슷한 일이 반복돼 억장이 무너졌다"고 회상했다.

"너무나 한국적인 이야기고, 심지어 저도 잘 몰랐던 사건에서 시작한 영화여서 과연 외국 관객들의 공감을 받을 수 있을지 궁금했습니다. 그런데 오늘 상영회 때 사람들이 눈물을 흘리는 걸 보고 깜짝 놀랐어요. 보편성의 힘이랄까요. 한 아이가 겪는 고통스러운 일을 바라보며 '어떤 시스템 때문에 일이 이렇게 됐을까' 하고 생각해주셨으면 좋겠어요."

영화 '다음 소희' 속 한 장면
영화 '다음 소희' 속 한 장면

[트윈플러스파트너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이날 상영한 '다음 소희'에서는 정 감독의 분노 섞인 질문이 고스란히 전해졌다. 사회적 약자 위치에 놓인 두 여성의 연대와 회복을 그린 전작 '도희야'(2014)보다 직설적으로 메시지를 던지기도 한다.

정 감독은 "시나리오를 완성하는 마지막까지도 직접적이고 설명적인 부분을 최대한 덜어보려고 했다"며 "그러나 반드시 해야만 하는 말들이었다"고 했다.

그가 하고 싶은 말을 영화에서 대신해주는 인물이 바로 형사 유진(배두나)이다.

소희가 죽음을 맞으면서 1부 격의 이야기가 끝나고, 유진이 그의 죽음을 수사하게 되면서 2부가 시작된다. 그는 사건을 파헤칠수록 고구마 줄기처럼 줄줄이 나오는 진실에 분노하고 사건 관련자들을 호통친다.

정 감독은 '도희야'에서 호흡을 맞췄던 배두나를 유진 역으로 상상하면서 시나리오를 썼다고 한다.

그는 "유진이라는 인물을 떠올린 것도 배두나의 영향이 컸다"며 "끝까지 관객을 사로잡는 독보적인 아우라를 가졌고, 이 캐릭터를 충분히 구현해낼 수 있는 유일한 배우라 생각했다"고 강조했다.

"본격적으로 제작이 시작되는 단계에서 배두나씨에게 시나리오를 보냈어요. 밤에 메일로 보냈더니 그다음 날 아침에 '빨리 만나자'고 하더라고요. 와서 하는 말이 '얼굴 보고 캐스팅 제안을 수락하고 싶었다'였어요. 하하."

배두나는 일정상 이번 칸영화제에 참석하지는 못했다.

정 감독은 "지금 같이 없는 게 너무 한스럽다"며 "영화 구상 때부터 영화제에 온 지금까지, 배두나씨는 내내 제 굳건한 동지"라고 말했다.

영화 '다음 소희' 속 한 장면
영화 '다음 소희' 속 한 장면

[트윈플러스파트너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정 감독이 칸영화제 초청을 받는 것은 주목할 만한 시선을 통해 소개된 '도희야' 이후 두 번째다. 이번에 '다음 소희'까지 비평가주간에 진출하면서 자신이 만든 두 장편 영화 모두가 칸의 선택을 받게 됐다.

"제가 첫 번째 영화를 만들고 관객 여러분 말을 들으면서 다짐을 한 게 있어요. 아무리 작은 이야기, 소수자의 이야기라도 내가 열심히 하면 어디선가 누군가는 귀를 기울여준다는 믿음을 갖자는 거예요. 그러면 또 다음 영화를 만들 수 있을 테니까요. 빨리 관객 여러분들을 또 만나고 싶습니다."

ramb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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