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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숭이두창 각국 확산…정부 "천연두백신 3천500만명분 보유"(종합)

송고시간2022-05-23 17:30

"생물테러 등 비상상황 대비용"…전문가 "실제 사용은 검토 필요"

팬데믹 우려에 전문가들 "전파력·변이 적어…국지적 유행 가능성"

(서울=연합뉴스) 조민정 기자 = 희소감염병인 원숭이두창 감염 사례가 유럽, 북미, 중동 등 여러 나라에서 잇따르는 가운데 정부는 원숭이두창에 예방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진 사람두창(천연두) 백신을 대량 보유하고 있다고 밝혔다.

질병관리청은 23일 "정부가 두창백신 3천502만명분을 비축하고 있다"며 "생물테러 대응 등 비상상황에 대비하기 위한 것으로, 세부 사항은 비공개"라고 말했다.

천연두 백신은 원숭이두창에 약 85%의 예방효과를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BBC 등 외신에 따르면 영국과 스페인, 호주 등에서는 천연두 백신 확보에 나선 상태다.

원숭이두창 바이러스 시험관 [로이터=연합뉴스, 일러스트레이션]

원숭이두창 바이러스 시험관 [로이터=연합뉴스, 일러스트레이션]

원숭이두창은 중앙아프리카와 서아프리카 일부 지역의 풍토병으로 알려져 왔지만, 최근 유럽과 북미를 비롯한 세계 각지에서 감염 보고가 이어지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지금까지 영국 내 20건을 포함해 유럽과 미국, 호주, 이스라엘 등 12개국에서 92건의 감염과 28건의 감염 의심 사례가 보고됐다고 밝혔다.

다만 정부가 '테러 등 비상용'으로 비축 중인 백신을 사용할 수 있을지, 이번에 감염사례가 나온 원숭이두창에 실제 효과가 있을지는 신중히 따져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테러 대비용으로 비축한 백신을 전용(轉用)할 수 있을지, 또 그렇게 하는 것이 이득인지를 따져봐야 한다"며 "천연두 백신을 사용했을 때 부작용이 나타날 가능성도 면밀히 검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천연두가 1977년 이후 종식되면서 인구 대부분이 이 바이러스에 대한 면역력이 전혀 없는 상황인 만큼 실제 천연두 바이러스를 활용한 테러가 일어나면 그 피해는 치명적이며, 이를 막기 위해 비축한 물량을 쉽게 사용할 수 없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질병청이 WHO를 인용해 밝힌 최근 원숭이두창의 치명률은 3∼6%다. 현재 코로나19의 국내 치명률 0.13%와 비교해도 매우 높다.

손영래 중대본 사회전략반장은 23일 백브리핑에서 원숭이두창과 관련한 질문에 "치명률이 상당히 높은 편으로 보인다. 감염병에서 치명률이 1%만 넘어도 높은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전파력은 높지 않은 것으로 분석된다.

이재갑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이날 CBS 라디오에 출연해 "호흡기 전파도 가능하다고는 하지만, 코로나19처럼 마스크를 안 쓰면 전파되는 것은 아니고 집안에서 같이 생활하는 가족 수준의 밀접한 접촉일 때 큰 비말을 통해 전파되는 걸로 알려졌다"고 말했다.

대부분 호흡기보다는 감염된 사람의 피부, 수포와 접촉했을 때 몸에 있는 상처를 통해 바이러스가 침범한다는 설명이다.

원숭이두창으로 인해 코로나19에 이은 새로운 팬데믹(전염병의 세계적 대유행)이 발생할 가능성에 대해 김 교수는 "코로나19 바이러스가 리보핵산(RNA) 바이러스로 변이를 쉽게 일으키는 것과 달리 두창 바이러스는 디옥시리보핵산(DNA) 바이러스여서 변이가 잘 일어나지 않기 때문에 전파력이 크게 올라가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 교수도 "국지적인 유행이 되는 상황 정도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교수는 아프리카에서 주로 발생하던 원숭이두창이 짧은 기간에 세계 각국에서 확산한 것과 관련해 "처음 시작은 서아프리카 쪽에 다녀온 사람이나 수입된 동물이었고 이후 사람간 전파 사례가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좀 이상한 것은 여러 국가에서 동시에 발생했다는 것이다. 역학조사 결과가 나와야 유입경로가 확인될 것 같다"고 덧붙였다.

chomj@yna.co.kr

유튜브로 보기

https://youtu.be/S3Nq2DxqyH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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