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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빙톡] 밤에 한 치 앞도 안 보인다면…'이 병'일 수도

송고시간2022/05/24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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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youtu.be/yQnt2jQ6eVw

(서울=연합뉴스) 어두운 밤이 되면 한 치 앞도 보이지 않는다고요?

건강한 눈이라면 깜깜한 곳이라도 시간이 흐르면서 조금씩 앞이 보이게 되는데요. 눈이 어둠에 잘 적응하지 못하는 분들이라면 가볍게 넘길 것이 아니라 '이 질환'을 의심해 볼 수 있습니다.

SBS 드라마 '그 겨울, 바람이 분다' 여주인공 오영(송혜교)의 실명 원인이 된 이 병은 바로 '망막색소변성증'(Retinitis Pigmentosa)입니다.

망막은 카메라 필름처럼 눈으로 들어온 빛을 전기 신호로 바꿔 뇌로 전달하는 기능을 합니다. 망막색소변성증은 망막에 색소가 쌓이면서 망막 기능을 하지 못하는 유전성 희소 난치성 질환이죠.

시각 세포가 손상되면서 점차 시야가 좁아지고 끝내 시력을 잃게 되는 무서운 병으로 전 세계적으로 5천 명당 1명꼴로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정확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시각세포 내에서 빛을 전기 신호로 전환하는 메커니즘에 관여하는 유전자의 결함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가족력이 없더라도 특정한 이유 없이 돌발적으로 발병하기도 합니다.

대표적인 증상은 야맹증입니다. 빛을 받아들이는 망막의 막대세포 기능이 떨어져 나타나는 증상이죠.

어두운 곳에 들어갔을 때 적응을 잘 못 하거나, 어두운 환경에서 생활이 어려워진다면 망막색소변성증을 의심할 수 있습니다.

또 병이 진행되면서 점차 시야가 좁아지는데요. 망원경을 통해 보는 것처럼 느끼고(터널시야), 시야가 희미해지며 글을 읽지 못하거나 얼굴을 알아보지 못하게 됩니다.

질병의 진행 속도는 천차만별입니다. 어린 나이에 실명할 수도 있지만 시력이 나빠졌다가 늙어서까지 유지되기도 합니다.

망막색소변성증은 시력 검사, 색맹 검사, 전기 생리검사, 유전자 확인 등을 종합해 진단하는데요. 초기에는 진단이 어렵고 망막에 변화가 생긴 뒤에 진단될 때가 많습니다.

이승현 노원을지대병원 안과 교수는 "보통 어린 시절에는 잘 못 느끼다가 20∼30대에 조금씩 증상을 느끼기도 하는데, 초반엔 야맹증으로 시작해 30∼40대를 거치며 시각세포가 더욱 손상되면 그때 증상을 확실히 느끼게 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습니다.

원인이 불분명한 만큼 근본적인 치료법이나 예방법은 없습니다. 이상 유전자를 대체하는 유전자 치료를 비롯해 건강한 망막세포로 바꾸는 망막 이식, 망막에 전기 자극을 유발하는 인공 망막 등이 연구되고 있습니다.

이지영 인천성모병원 안과 교수는 "몇 가지 유전자 치료 방법들이 연구단계에 있지만 실제로 적용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면서 "진행 속도를 늦추기 위한 치료를 하고, 자외선 차단을 위해 선글라스를 착용하거나 비타민 A, 루테인 같은 항산화제를 복용하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조언했습니다.

이승현 교수는 가족의 병력을 확인하고 유전질환에 대한 검사를 진행한 후 유전자 검사에서 결함이 발견되면 주기적으로 검진을 받아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리빙톡] 밤에 한 치 앞도 안 보인다면…'이 병'일 수도 - 2

임동근 기자 이희원 인턴기자

dkl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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