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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동행 취재기] 부활한 '오프 더 레코드' 리셉션

송고시간2022-05-23 18:49

순방 중 백악관-기자단 '비공식 저녁' 트럼프 정부 땐 없애

방한 일정 끝내고 일본 방문 전 언론과 문답하는 바이든 대통령
방한 일정 끝내고 일본 방문 전 언론과 문답하는 바이든 대통령

[로이터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도쿄=연합뉴스) 류지복 특파원 =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일본 방문 첫날인 22일 저녁 도쿄 시내 한 호텔에서 동행 기자단을 위한 단출한 리셉션이 열렸다.

바이든 대통령의 아시아 순방을 수행 중인 장관 등 고위 인사들이 언론과 직접 접촉하는 시간을 마련한 것이다.

바이든 대통령이 2박 3일의 한국 방문을 마치고 오후 늦게 일본에 도착한 뒤 공식 일정이 없어 순방단과 기자단 모두 잠시 숨을 돌릴 여유가 생겼다.

리셉션에는 지나 러몬도 상무장관과 캐서린 타이 미무역대표부(USTR) 대표, 카린 장-피에르 백악관 대변인 등이 기자들과 섞여 간단한 다과에 가벼운 술잔을 나누며 대화를 나눴다.

대화 주제는 다양했다. 신변잡기부터 시작해 일반인이 접하기 힘든 바이든 대통령의 백악관 생활이나 성격, 업무와 관련된 전문적 주제까지 편안한 분위기 속에서 담소가 오갔다.

언론과 소통을 늘리기 위한 이 리셉션은 기자들에게는 고위 당국자와 안면을 트고 인사를 나눌 기회이기도 하다.

다만 한 가지 룰, '오프 더 레코드'를 지켜야 한다. 리셉션에서 나온 얘기는 절대 기사로 써서는 안 된다.

기자들이 좀 더 속 깊은 얘기를 듣고, 백악관 당국자들도 언론에 보도될 부담 없이 편안하게 대화를 나눌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특히 이 리셉션은 미국 언론사가 아닌 외신 소속 기자들에게 흔치 않은 기회다. 바이든 대통령이 3월 폴란드를 방문했을 때 열린 리셉션에는 핵심 당국자인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과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나왔다고 한다.

한 중국계 언론사 기자는 "미국 유력 언론은 미국 정부의 고위 당국자들을 만날 기회가 많을 것"이라며 "외신 특파원의 입장에선 고위급과 접근성이 제약되다 보니 이 자리가 얼굴을 익힐 창구가 된다"고 말했다.

연설 후 언론 질문이 속출하는 와중에 퇴장하는 바이든 미 대통령
연설 후 언론 질문이 속출하는 와중에 퇴장하는 바이든 미 대통령

[AP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미국은 과거에도 대통령의 해외 순방 시 당국자와 동행 기자 간 소통할 리셉션을 종종 마련했다.

이날 리셉션에서 만난 국무부의 한 직원은 "해외 순방 때마다인지는 모르겠지만 이런 행사를 자주 하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리셉션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시절엔 거의 중단됐다.

그가 미국의 주류 언론에 적개심을 보였고, 다수 언론 역시 비판적인 기사를 쏟아내다 보니 만남 자체가 부담스러워진 결과 아니겠냐고 한 기자는 풀이했다.

실제로 트럼프 행정부는 언론과 소통이 매우 부족하다는 비판을 많이 받았다.

일례로 바이든 행정부가 출범한 지난해 1월부터 이달 중순까지 16개월간 젠 사키 전 백악관 대변인이 16개월간 한 브리핑 횟수는 224회다.

이는 트럼프 행정부 4년간 4명의 백악관 대변인이 한 브리핑 총횟수 205회보다 많다. 심지어 스테퍼니 그리셤 전 대변인은 단 한 번의 브리핑도 하지 않았다.

미국의 정책과 입장에 세계의 이목이 쏠린 부처인 국무부와 국방부 역시 트럼프 행정부 중후반부터는 대변인 브리핑이 거의 없다시피 했다

하지만 바이든 대통령 취임 후 분위기가 확연히 바뀌었다. 언론과 적극적 소통을 강조하며 백악관을 시작으로 국무부와 국방부의 정례 브리핑이 되살아났다.

사키 대변인의 브리핑 횟수는 주말과 공휴일을 제외한 근무일의 91%에 해당한다고 하니 거의 매일 브리핑이 열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재임시절 백악관 브리핑룸에서 회견하는 트럼프
재임시절 백악관 브리핑룸에서 회견하는 트럼프

[EPA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그러나 역설적인 측면도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본인이 직접 언론에 나서는 빈도가 매우 높았다.

외부 행사 이동 시 백악관 내 헬기장 앞에서 기자들과 주고받는 문답은 수십 분을 훌쩍 넘기기 일쑤였다.

또 정상회담 자리에서 모두발언을 한 뒤 타국 정상을 옆에 둔 채 회담과 관련 없는 미국 내 문제로 장시간 기자들과 문답을 했을 때도 종종 있어 결례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다.

2020년 3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으로 미국의 국가비상사태가 선포됐을 때는 몇 달간 거의 매일 백악관 브리핑룸에 섰다.

준비되지 못한 발언이나 즉흥적이고 돌출적인 입장 표명은 종종 비판적 언론의 '먹잇감'이 돼 큰 논란을 불렀고 당국자들은 이를 진화하려고 동분서주하는 일도 많았다.

하지만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잦은 언론 접촉은 외신이나 군소 언론사엔 '기회'가 되기도 했다.

한 외신 기자는 "트럼프 전 대통령은 무작위로 질문할 기자들을 지정하는 방식이었다"며 "그 덕분에 20번 정도 직접 질문할 기회가 있었다"고 말했다.

이에 비해 바이든 대통령은 언론과 소통이 부족하다는 지적을 받는다.

1989년 취임한 조지 H. W. 부시 이후 대통령을 조사한 결과 취임 첫해의 연말까지 기자회견과 인터뷰 횟수는 바이든 대통령이 각각 9회, 22회로 가장 적었다.

jbry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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