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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분황사 총감독 "유서쓰고 공사…한국 사람 독하다 했을 것"

송고시간2022-05-20 1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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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첫 한국 전통사찰인 분황사 공사를 총감독한 도편수 박철수(67) 씨 얼굴에 만감이 교차하는 듯했다.

20일 인도 부다가야의 분황사에서 만난 그는 사찰 준공식을 하루 앞둔 소감을 묻자 "다시 지으라고 하면 못 짓는다"며 고개를 절래절래 지었다.

조계종이 인도에 분황사를 짓기로 하고, 공사에 들어갔을 때는 전 세계적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맹위를 떨치던 2020년 하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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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 첫 한국 전통사찰 도편수 박철수 씨 인터뷰

인도 첫 한국 전통사찰 분황사 공사 총감독 박철수씨
인도 첫 한국 전통사찰 분황사 공사 총감독 박철수씨

(부다가야<인도>=연합뉴스) 양정우 기자 = 인도 첫 한국 전통사찰인 분황사 공사를 총감독한 도편수 박철수(67)씨가 20일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대웅보전 처마를 가리키며 환하게 웃고 있다. 2022.5.20 eddie@yna.co.kr

(부다가야<인도>=연합뉴스) 양정우 기자 = 인도 첫 한국 전통사찰인 분황사 공사를 총감독한 도편수 박철수(67) 씨 얼굴에 만감이 교차하는 듯했다.

20일 인도 부다가야의 분황사에서 만난 그는 사찰 준공식을 하루 앞둔 소감을 묻자 "다시 지으라고 하면 못 짓는다"며 고개를 절래절래 지었다.

조계종이 인도에 분황사를 짓기로 하고, 공사에 들어갔을 때는 전 세계적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맹위를 떨치던 2020년 하반기다.

인도에서 확진자가 폭증했고, 이듬해 분황사 공사 현장에도 코로나가 덮쳤다. 인부 25명이 한꺼번에 양성판정을 받았다.

"제가 열나고 설사를 해서 코로나에 걸린 줄 알고 가족에게 남기는 유서를 써뒀어요. 다행히 아니었지만, 인도 사람들이 한국 사람 정말 독하다고 했을 겁니다."

박씨는 젊은 시절 건설업을 하며 빌딩을 많이 지었고, 최근 20년 동안에는 한옥 건축 경험을 쌓았다. 그 인연으로 분황사 공사를 맡게 됐다.

풍부한 경험에도 인도에 한국 전통양식의 사찰을 짓는 것은 만만한 일이 아니었다고 한다. 기온이 50도에 육박하는 경우가 많고, 우기인 6∼8월에는 습한 기후가 밀려와 보통의 목재로는 사찰을 지을 수 없었다.

게다가 분황사 예정 부지와 그 주변이 비가 오면 물이 차오르는 곳이어서 터 공사도 새롭게 해야 했다.

그는 분황사 기단을 3.5m로 높이는 대신 터 아래는 깊게 파 물이 지나다닐 수 있도록 했다.

목재를 대신해 습한 기후에 잘 견디는 철근과 콘크리트를 썼다. 분황사 대웅보전의 모든 기둥과 벽면은 콘크리트다. 지붕 하중을 받치는 구조물인 공포(貢包)도 콘크리트로 제작해 들어 올렸다. 문도 비틀어지는 것을 막고자 철재를 활용했다.

공포에 단청을 아름답게 수놓으니 목재 건축물과 큰 차이가 없었다.

"분황사 공포는 오포(五包)입니다. 공포가 다섯 개의 촛가지로 돼 있어요. 공포를 들어 올리는데 어려웠지만, 부처님 모신다는 사명감으로 했습니다. 마지막 공포를 들어 올릴 때는 정말 감명해서 눈물이 나오더군요."

박씨는 처마 모양새를 보면 그 사찰을 지은 사람의 성향을 알 수 있다고 했다. 처마가 많이 올라가면 중국 사찰 같고, 처마가 너무 내려가면 기가 빠지는 느낌이 든다고 지적했다.

그는 양팔을 벌려 천천히 위아래로 저으면서 학이 날갯짓을 하듯 분황사의 처마가 "비상을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학이 날개를 들어 가장 아름다운 모습"이라고 자신했다.

박씨는 "막상 이렇게 한다(짓는다)고 했는데, 부족한 것은 없나 싶다"면서 "사부대중이 이곳에 와 수행한다고 하니 성취감이 다시 느껴진다. 많은 사람이 분황사에 와 수행에 참여했으면 한다"고 바랐다.

eddi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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