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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툰 픽!] 불교와 여성서사로 빚은 독특하고 따뜻한 이야기 '극락왕생'

송고시간2022-05-20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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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악을 가려 심판을 내리는 지옥과 보살의 자비·연민이라는 대조적인 이미지가 탱화를 벗어나 웹툰에도 등장했다.

고사리박사 작가의 웹툰 '극락왕생'은 불교 신화를 바탕으로 여성 캐릭터들이 이야기를 이끌어가면서 깨달음과 감동을 선사하는 독특한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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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민 갖고 귀신 돕는 여고생 자언-원칙주의자 도명존자의 이해와 성장

(서울=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지장보살 한가하다고 말하지 말라 / 지옥문 앞에서 눈물을 거두지 못하시네 / 악인은 많고 선한 일을 하는 이는 적으니 / 남방교화를 언제야 쉬실 수 있을까'

사찰 기둥이나 벽에 써붙이는 주련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내용이다. 지옥에 떨어진 악인을 단 한 명도 포기하지 않고 모두 구제될 때까지 기다리는 지장보살의 자비와 희생을 보여준다.

선악을 가려 심판을 내리는 지옥과 보살의 자비·연민이라는 대조적인 이미지가 탱화를 벗어나 웹툰에도 등장했다.

웹툰 '극락왕생'
웹툰 '극락왕생'

[스튜디오 스카이 홈페이지 캡처]

고사리박사 작가의 웹툰 '극락왕생'은 불교 신화를 바탕으로 여성 캐릭터들이 이야기를 이끌어가면서 깨달음과 감동을 선사하는 독특한 작품이다.

지옥도에서 일하는 도명존자는 인정 욕구에 시달리는 지장보살의 협시(부처·보살을 가장 가까이 모시는 자리)다. 당산역에서 사람을 만나면 '낭만 고양이'를 불러달라는 귀신을 악귀로 몰아 지옥도에 잡아 오려다가 관음보살에게 발각된다.

이 때문에 관음보살로부터 '당산역 귀신'인 박자언이 극락왕생할 수 있도록 도우라는 명을 받고 자언의 고3 시절로 함께 돌아간다.

자언은 연민이 많은 따뜻한 인물로, 귀신들이 눈에 보이기 시작하자 이들을 지나치지 못하고 고민을 해결해주려고 노력한다. 함께하는 과정에서 도명도 차츰 변화하고, 귀신에게 '네 잘못이 아니다'라며 먼저 손을 내밀기도 한다.

다만, 단순히 자언과 도명이 서로 구원하는 이야기라고 볼 수는 없다. 에피소드를 반복해 가면서 개개인은 타인이 이해할 수 없는 고유한 별이자 우주이며, 스스로 내면의 문제를 마주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웹툰 '극락왕생'
웹툰 '극락왕생'

[딜리헙 캡처]

불교 신화를 자유자재로 끌어오고 이해하기 어려울 수 있는 심오한 불교 교리를 에피소드에 맞춰 설명하는 전개가 탁월하다.

스토리를 따라가다 보면 지혜의 상징인 문수보살과 자비의 화신인 관음보살, 우주이자 진리인 비로자나, 보살들에 의해 봉인됐던 마라 파순 등 불교 세계관을 자연스레 이해할 수 있게 된다.

작품 속 등장인물이 극소수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여성이라는 점도 눈에 띈다.

그렇다고 여성임을 강조해 그림을 그리지는 않았다. 문수보살은 큰 키에 골초인 모습을 하고 있고, 도명존자는 감자처럼 동글동글한 외형에 무뚝뚝한 표정이 특징이다.

작가가 여성이 조력 없이 극을 이끌어가는 이른바 '여성 서사'를 택한 이유는 작중 한 인물의 대사에서 짐작할 수 있다.

자언의 교수는 여자 산신령이 나오는 책을 쓰려고 한다며 "세상이 얼마나 멋지게 뒤집어지겠어요. 여자애들이 좋은 걸 믿고 자라면!"이라고 외친다. 작가가 독자에게 건네는 말처럼 들린다.

'극락왕생'은 아이돌로 치면 가히 '중소의 기적'이라고 부를 수 있는 작품이기도 하다.

2019년 서비스를 시작한 신생 오픈 플랫폼인 딜리헙에서 처음 연재를 시작했는데, 당시 편당 3천300원이라는 상대적으로 높은 가격과 긴 연재 주기에도 큰 인기를 끌어 연간 매출 3억원을 달성했다.

2019년 대한민국 콘텐츠 대상에서 문화체육부장관상 수상으로 작품성도 인정받았다.

현재는 카카오 웹툰으로 옮겨가 채색한 버전으로 이야기를 이어가고 있다.

heev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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