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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한론자 '요시다 쇼인' 통해 본 명대 이단아 '이탁오'

송고시간2022-05-17 1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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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명나라 사상가 이탁오(李卓吾, 본명 이지·1527∼1602)는 당대 주류 학문인 성리학을 조롱한 이단아였다.

일본 도쿄대 교수를 지낸 중국 사상사 연구자 미조구치 유조(溝口雄三)는 신간 '이탁오 평전'에서 이탁오를 '정통을 걸어간 이단'이자 '유교의 본류 가운데 있으면서도 사상계에서 역사적 전환을 초래한 사람'이라고 높이 평가한다.

저자는 이탁오를 조명하기 위해 정한론(征韓論)을 주장한 일본 에도시대 사상가 요시다 쇼인(吉田松陰·1830∼1859)을 끌어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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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학자 미조구치 유조가 쓴 '이탁오 평전' 출간

이탁오(왼쪽)와 요시다 쇼인 초상화
이탁오(왼쪽)와 요시다 쇼인 초상화

[글항아리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박상현 기자 = 중국 명나라 사상가 이탁오(李卓吾, 본명 이지·1527∼1602)는 당대 주류 학문인 성리학을 조롱한 이단아였다. 지천명이 지난 뒤 "쉰 살 이전의 나는 한 마리 개에 지나지 않았다"고 할 정도로 반항적인 지식인이었다.

국내에서는 2005년 전후에 이탁오 평전과 저작 번역본이 잇따라 출간되면서 그의 학문 세계가 관심을 받았다.

일본 도쿄대 교수를 지낸 중국 사상사 연구자 미조구치 유조(溝口雄三)는 신간 '이탁오 평전'에서 이탁오를 '정통을 걸어간 이단'이자 '유교의 본류 가운데 있으면서도 사상계에서 역사적 전환을 초래한 사람'이라고 높이 평가한다.

저자는 이탁오를 조명하기 위해 정한론(征韓論)을 주장한 일본 에도시대 사상가 요시다 쇼인(吉田松陰·1830∼1859)을 끌어온다.

요시다 쇼인은 일본 근대사를 논할 때 빠지지 않는 인물이다. 일본에서 가장 큰 섬인 혼슈(本州) 서쪽 야마구치(山口)현 출신으로, 어린 시절부터 공부에 두각을 나타냈다. 성인이 된 뒤에는 각지를 여행하며 경험을 쌓았고, 세상을 떠나기 전 고향에서 강의하며 후학을 길렀다.

저자는 요시다 쇼인이 1858년 12월 투옥 이후 처형될 때까지 감옥에서 이탁오가 집필한 '분서'(焚書)와 '속장서'(續藏書)를 읽고 일부를 베껴 썼다고 소개한다.

그러면서 "쇼인은 이탁오를 읽은 것이 아니라 이탁오에게 자신의 심정을 의탁했다"며 "이탁오의 문장을 통해 자신을 읽고, 또 하나의 자기 자신을 발견했다"고 말한다.

저자는 이탁오가 "동심은 진심"이라고 한 '동심설'을 언급하면서 "이탁오가 거짓이라고 대항한 것은 사회의 기성관념이다. 구체적으로는 당시 유행한 주자학적인 도통 관념"이라고 분석한다.

이어 요시다 쇼인도 기존 정치체제와 사회관계를 거짓으로 보고, 일왕제 통일국가 체제에서 나오는 새로운 사회관계를 참다운 것으로 간주했다는 점에서 이탁오와 닮았다고 짚는다.

저자는 "두 사람은 참다움에 대한 갈망을 현실로 만들기 위해 실천했다"며 "실천이 어쩔 수 없이 미치광이 같거나 우둔한 모습을 보여준 점도 같다"고 설명한다.

하지만 이탁오와 요시다 쇼인 사이에는 다른 점도 있었다. 이탁오는 강학(講學)을 통해 다른 사람과 깊은 교류를 하지 않았으나, 요시다 쇼인은 번주와 강한 유대를 유지했다. 이탁오가 '관념'에 머물렀다면, 요시다 쇼인은 '행동'에 나서려 했다고도 할 수 있다.

정한론자 '요시다 쇼인' 통해 본 명대 이단아 '이탁오' - 2

요시다 쇼인의 시선으로 이탁오를 고찰한 저자는 후반부에서 이탁오 생애를 정리하고 그의 사상을 논한다.

저자는 이탁오가 불교에 귀의했지만, 개인의 깨달음을 구하는 데 머물지 않고 사회적 본질을 추구하고자 했다고 강조한다. 그는 "이탁오는 정통을 걸어간 이단이었기 때문에 역사 속에서 계속 살아 있을 수 있었다"고 결론짓는다.

글항아리. 임태홍 옮김. 344쪽. 1만9천800원.

psh5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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