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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오범죄 씨뿌린 프랑스발 음모론…뉴욕 총기 참사에도 영향

송고시간2022-05-16 04:41

'백인 문화 소멸 위기' 대전환론…뉴질랜드 총격 때도 배후 지목

(뉴욕=연합뉴스) 고일환 특파원 = 유색인종을 대상으로 한 증오범죄가 발생할 때마다 거론됐던 프랑스 작가의 '음모론'이 미국 뉴욕의 슈퍼마켓 총기사건에도 배후로 지목됐다.

뉴욕타임스(NY)는 15일(현지시간) 뉴욕주 버펄로 총격 현장에서 체포돼 1급 살인 혐의로 기소된 페이튼 젠드런(18)이 인터넷에 발표한 성명은 '대전환론'(The Great Replacement)의 영향이 뚜렷하다고 보도했다.

대전환론은 프랑스 소설가 르노 카뮈(75)가 주장한 일종의 음모론이다.

세계를 좌지우지하는 극소수의 권력 집단이 더 많은 자녀를 낳는 아프리카와 중동의 이민자들을 유럽에 유입시켜 백인들을 몰아낼 것이라는 내용이다.

이민자가 토착 백인의 수를 뛰어넘을 수 있다는 주장은 100년 전에도 존재했지만, 카뮈가 지난 2012년 '대전환론'이라는 이름을 붙인 뒤 백인 우월론자 사이에서 더 큰 영향력을 발휘하기 시작했다는 평가다.

대전환론을 주장한 프랑스 소설가 르노 카뮈
대전환론을 주장한 프랑스 소설가 르노 카뮈

[AP 연합뉴스 자료사진.재판매 및 DB 금지]

2019년 뉴질랜드 크라이스처치의 이슬람 사원 총기 난사 사건이 대표적이다.

범인 브렌턴 태런트는 범행 전 인터넷에 올린 글에서 "상대적으로 출산율이 높은 이민자들이 백인을 대체할 것"이라면서 카뮈의 주장을 되풀이했다.

같은 해 미국 텍사스 엘패소의 월마트 매장에서 발생한 총격 사건에서도 대전환론이 등장했다.

범인 패트릭 크루시어스는 자신의 범행이 텍사스를 침범하는 히스패닉계에 대한 대응이라는 논리를 펼쳤다.

버펄로 총격 사건 피의자 젠드런도 성명에서 미국의 백인 문화가 절멸 위기에 빠졌다는 불안감을 드러냈다.

그는 미국의 인종적 다양성에 대해 불만을 표시했고, 유색인종은 미국을 떠나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그는 미국의 진보세력이 교육을 통해 백인 어린이들에게 자신을 스스로 미워하게 만든다고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대전환론의 위험성은 백인의 불안감을 자극하기 때문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대전환론은 단순히 다른 인종에 대한 우월성을 주장하는 과거 백인 보수주의자들과는 달리 백인 문화의 소멸 가능성을 부각해 극단적인 폭력을 부채질할 수 있다는 것이다.

'증오와 극단주의에 대항하는 글로벌 프로젝트'(GPAHE) 설립자인 하이디 바이리크는 "대전환론은 현재 백인 우월론자 사이에서 가장 폭력적인 이념"이라고 말했다.

총기 난사 사건 피의자 페이튼 젠드런
총기 난사 사건 피의자 페이튼 젠드런

(버펄로[미 뉴욕주] AP=연합뉴스) 버펄로 슈퍼마켓 총기 난사 사건 피의자 페이튼 젠드런이 법원에 출석한 모습. 2022.5.14 photo@yna.co.kr [The Buffalo News 제공]

kom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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